大台ヶ原Odaigahara
6월 연휴 和歌山Wakayama 가족 여행을 준비하면서 산책이나 가벼운 트레킹 할 만한 곳을 찾던 중, 大台ヶ原Odaigahara가 눈에 들어왔다. 우선 이름이 맘에 든다 - 큰(大) 탁자 모양의(台) 언덕(原). 奈良県Nara-ken에 위치하고 있어 Wakayama에서 가 볼만한 거리이다. 약 1,600M 높이라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멋진 풍경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吉野熊野国立公園[Yoshino Kumano National Park] 안에 있고, 일본 백대 명산에 뽑힌 적이 있는 산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이미지 검색에서는 주로 大蛇嵓Daijagura의 모습이 나오지만 다양한 모습을 가진 곳이었다. 이 곳에 대한 정보는 아래 Web Site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일본 환경성 YoshinoKumano국립공원 http://kinki.env.go.jp/nature/odaigahara/odai_top.htm
上北山村 공식 홈페이지 http://vill.kamikitayama.nara.jp/
Odaigahara는 크게 東大台와 西大台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東大台를 둘러본다. 西大台는 사전 신청을 통해 허가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東大台는 大台ヶ原ビジターセンター[Odaigahara Visitor Center]에서 출발하여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코스가 보통이며 4시간 정도의 산행을 계획했다.
Odaigahara Visitor Center는 1,570M 고도에 있고, 꽤 넓은 주차장이 있어 자동차로 접근하기 좋다. 이 곳에는 숙소 시설도 있어 멋진 일출을 볼 수도 있다. 국도 169번에서 大台ヶ原ドライブウェイ[Odaigahara Driveway]를 통해 올라오는데, 이 길은 2차로가 확보되지 않은 좁은 산길이다. 19km나 되기 때문에 조심해서 올라가야 하고 성수기에 차량이 많으면 복잡할 듯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大和上市駅에서 버스를 이용해 오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11월 하순에서 4월 하순은 이 길 자체가 폐쇄된다.
2019년 6월 6일 Wakayama 시내 숙소에서 출발하여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 점심을 준비하고 Odaigahara 주차장에 도착했다. 출발하기 앞서 大台ヶ原ビジターセンター를 둘러본다. 일본의 국립공원이나 기관에서 관리하는 자연 유산에 가면 Visitor Center나 자연Center 등을 볼 수 있다. 무척 부러운 시설이다. 공원의 자연을 자세히 안내하는 것은 물론 간단한 체험도 해 볼 수 있다. 가령 동식물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거나, 화산 폭발 같을 것을 시뮬레이션 해 본다거나, 망원경으로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초등학생인 우리 두 아이들이 여러 시설에서 간단한 체험을 해보며 자연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었다.
“大台ヶ原駐車場 - 日出ヶ岳 - 正木ヶ原 - 尾鷲辻 - 牛石ヶ原 - 大蛇嵓 - シオカラ谷 - 大台ヶ原駐車場”의 중급자 東大台 순환 코스를 약 4시간 계획으로 출발한다. Visitor Center 왼쪽의 입구를 들어서면 평범한 모습의 산길이다. 유월 초의 약간은 뜨거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상쾌하다. 벌레 소리가 유난히 크다. 우거진 숲 속 그늘진 흙 길은 시작하는 마음을 가볍게 한다. 조금 지나면 조릿대가 나타나면서 돌계단 길이다.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계단길을 오르면 전당대가 하나 나온다. 여기서 왼쪽으로 더 오르면 Odaigahara의 최고봉 日出ヶ岳Hidegatake (1,695M)이다. 봉우리 정상에도 전망대가 있다. 우리는 굳이 정상에 오르지 않고 순환로인 오른쪽으로 향한다.
正木峠Masakitoge로 올라 正木ヶ原Masakigahara을 향해 가는 길이다. 올라가는 길은 나무 계단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고, シロヤシオのトンネル[Shiroyashio터널]이라고 불리기도 하나 보다. 키가 크지 않은 꽃나무(시로야시오라는 봄에 하얀 꽃이 피는 나무)가 터널처럼 나무 계단 양쪽으로 있다. 正木峠에 가까워 지면 나무가 점점 없어지고 양쪽으로 조릿대 밭이다. 고목들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한다. 목도와 나무 계단이 잘 마련되어 있고 경사도 급하지 않아 훌륭한 산행을 즐기면서 조금 올라가면 Masakitoge이다. 올라온 길을 돌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正木峠Masakitoge에는 나무 데크와 벤치가 준비되어 있어 휴식하기 좋다. 나무 그늘이 없어 유월 초의 햇살은 따갑지만 시원한 바람에 가슴이 상쾌하다. 여기서부터는 내리막이고 正木ヶ原Masakigahara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멀쩡한 나무는 거의 없고 조릿대와 듬성듬성 고목 뿐이다. 정말 멋진 풍경이 잘 갖춰진 나무 계단과 함께 어우러진다. 이 나무들은 가문비나무라고 한다. 다녀오고 나니 Odaigahara 최고의 절경은 正木ヶ原가 아닌가 싶다.
자료에 의하면 이 모습이 나타난 것은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다. 1959년에 큰 태풍에 숲이 파괴되어 이끼류가 쇠퇴하고 조릿대가 번성하게 되면서라고 한다. 조릿대를 좋아하는 사슴이 늘어 숲의 파괴가 가속화되자 사슴이 어린 나무와 나무 껍질을 먹는 것을 막기 위한 철조망을 볼 수 있다. 본래 모습에서 파괴되어 더 멋진 풍경이 되었다는 것이 자연의 위대함이라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자연이라는 글자 그대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게 그대로 둬야만 자연을 지켜주는 것일까?
正木ヶ原을 지나면 거의 평지와 같은 길을 지나게 되는데 神武天皇像[Emperor Jimmu Statue]이 나타나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본인들에게는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겠지만. 牛石ヶ原Ushiishigahara을 지나면서 조릿대 밭은 계속되지만 나무는 점점 울창해져 숲의 모습을 갖춰 간다. 牛石ヶ原을 지나 조금 더 가면 大蛇嵓Daijagura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大蛇嵓Daijagura, 큰 뱀 바위라는 이름인데, 내 생각에는 능선에서 바깥쪽으로 큰 뱀이 머리를 내민 모습에서 유래한 듯하다. 순환길에서 Daijagura를 향해 조금은 험한 길을 가다 보면 바위 무더기들이 나오고 마지막에 깊은 계곡을 향해 쑥 머리를 내민 Daijagura가 있다. 양 쪽에도 깊은 계곡이고 특히 앞쪽은 밑을 보기 어려운 깊은 계곡이다. 앞에 펼쳐진 깊은 산세는 매우 수려하여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검색에서 본 가을철 사진처럼 단풍이 든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황홀한 풍경이 펼쳐질 듯 하다-특히 가을 풍경이 멋지다고 소개되고 있다. 미끄러지면 낭떠러지이기 때문에 쇠사슬로 울타리가 쳐져 있다. 사실 좁고 평탄하지 않은 바위 위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오금이 저릴 수도 있다. 여기서 본 산세와 산행을 마친 후 新宮市Shingu를 향해 가는 주변의 산세가 매우 깊다. 예전 四國Shikoku에서 본 V자형 계곡의 깊은 산세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직접 봐야만 그 위엄을 느낄 수 있지만 이미지 검색으로 다양한 모습을 먼저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이제 東大台의 반 이상을 돌았다. シオカラ谷[Shiokara valley]를 지나 출발지 주차장으로 가면 된다. 계곡까지 내려가는 길은 제법 가파른 내리막에 돌길이라 조심해야 한다. 중간에 シャクナゲ[石南花]군락이 있다. 5월 중순에서 6월 상순이 꽃을 보는 시기로 되어 있는데, 6월 6일인 그 날에 이미 땅에 떨어진 꽃봉오리들만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올 봄의 이상 고온때문에 꽃이 일찍 진 것이 아닌가 싶다. シオカラ吊橋[Shiokara적교]를 지나면 가파른 오르막이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게 산이니까. 제법 힘든 오르막을 지나 주차장에 가까워지면 다시 조릿대 밭이 나타나고 숙박 시설인 大台山の家가 보인다. 그러고 나면 주차장이고 순환코스 산행을 마쳤다.
아래 코스맵에서 B코스로 이번에 한 바퀴 돌았다. Shiokara계곡을 내려갔다 올라오는 부분이 좀 힘들기 때문에 大蛇嵓에서 계곡 쪽으로 가지 않고, 중간의 中道를 이용하거나 다시 正木ヶ原으로 되돌아 오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아래 고도 변화 그래프를 보면 계곡을 내려 갔다 올라오는 부분이 제법 가파르고 길이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번 大台ヶ原는 예상 밖으로 매우 훌륭한 곳이었다. 멋지고도 다양한 경치, 어렵지 않고 적당한 시간에 마칠 수 있는 코스, 뛰어난 접근성까지. 특히 正木ヶ原은 흔히 접하기 어려운 절경을 보여 준다. 이번엔 날씨가 좋았지만,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그 자태를 뽐낼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을에 다시 한 번 와보고 싶다. 가을에는 훨씬 많은 사람이 붐빌 것이다. 그런데 가을에는 어딜 가도 좋아서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 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