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일본알프스로 여행 간다고 하면 일본에 웬 알프스? 하는 사람들이 많다. 中部山岳(중부산악)이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은 本州_Honshyu의 가운데 부분에 위치한 세 개의 산맥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Japanese Alps ”라는 표현은 1800년대 후반 서양인들이 부르기 시작한 말인데, Walter Weston이라는 영국인 선교사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Walter Weston은 1888년(메이지 21년) 일본에 처음 건너온 후 일본 각지의 산에 올라 “日本アルプスの登山と探検”(일본알프스 등산과 체험)이라는 책을 통해 일본의 산과 당시 풍습을 전 세계에 소개했다. 이후 일본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여러 지역에 기념비를 세우고 축제를 열고 있다. 가미코치에서도 기념비를 볼 수 있다.
세 개의 산맥을 북, 중앙, 남 이렇게 나누어 北アルプス(키타아루프스), 中央アルプス(추오아루프스), 南アルプス(미나미아루프스) 이렇게 부른다. 세 알프스는 각각 飛驒山脈(히다산맥), 木曽山脈(키소산맥), 赤石山脈(오카이시산맥)이다. 행정구역으로 보면 북쪽의新潟県(니카타현), 富山県(토야마현)부터, 長野県(나가노현), 岐阜県(기후현), 山梨県(이시카와현), 그리고 남쪽의 静岡県(시즈오카현)까지이다.
Google 지도에서 지형을 더해 보면 짙은 녹색의 산맥을 볼 수 있다. 아래 Google 지도에서 富山_Toyama 오른쪽이 北アルプス 飛驒山脈(히다산맥)이고, 富士山_Fujisan 왼쪽静岡_Shizuoka 위 쪽이 南アルプス 赤石山脈(오카이시산맥)이다, 지도에서 뚜렷이 구분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중간의 伊那_Ina 왼쪽이 中央アルプス 木曽山脈(키소산맥)이다.
위 사진에서 주요 봉우리들을 볼 수 있는데 3,000M가 넘는 고봉이 즐비하다. 중앙알프스에서는 지난 번 “센조지키카르” 글에서 말했듯이 우리 가족이 오르려다 막판에 포기했던 2,956M 木曽駒ヶ岳_Kisokomagatake 도 확인할 수 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일본 최고 높이의 산은 3,776M 富士山_Fujisan이다. 3,000M를 넘는 산이 20개가 더 있어 총 21개의 3,000M 산들이 있는데 이 중에서 富士山_Fujisan과 御嶽山_Ontakesan 둘을 제외한 19개의 산이 일본알프스에 있다. 주봉우리에 딸린 봉우리 중에서도 3,000M가 넘는 봉우리 9개가 더 있다고 하니 봉우리로 셈하면 총 30개의 3,000M 이상 봉우리가 있다. 2,500M 이상 높이의 산과 봉우리를 범위를 넓혀 봐도 대부분의 산과 봉우리들이 일본알프스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도 많다. 立山黒部アルペンルート[Tateyama Kurobe Alpine Route]와 上高地_Kamikochi는 北アルプス의 대표적 관광지이고, 千畳敷カール[Senjojiki Cirque]는 中央アルプス의 대표 관광지이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편으로 찾을 때는 북알프스는 富山_ Toyama, 중앙알프스는 名古屋_ Nagoya, 남알프스는 静岡_Shizuoka로 들어가 여정을 짜는 것이 편하다.
이렇게 높은 산과 봉우리들이 많다 보니 등산인들의 성지처럼 되어 있고, 비교적 낮은 위도임에도 고산 식생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등산 애호가들이 예전부터 많은 산들을 찾고 있으니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잘 준비하여 찾아볼만하다.
경치 좋은 곳은 많다. 하지만 웅장하면서 아름답고, 신비하면서도 편안하고, 산과 물뿐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수 시간의 산책이 즐겁도록 한 여름에도 무덥지 않은 곳이 있다면 누구나 가보고 싶어할 것이다.
입시 준비로 여름 휴가를 놓친 큰 아이가 산속을 거닐며 바람 쐬고 싶다고 하여 이번 2024년 10월 개천절 연휴에 여행을 준비했다. 2007년 아내와 둘이, 2016년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던 上高地_Kamikochi를 다녀왔다. 일본에서도 매우 드물게 문화재보호법으로 지정된 ‘특별 명승’ 그리고 ‘특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인 만큼 손상되지 않은 자연이 환상적인 곳이다. 이전에는 여름에 왔었다. 1,500M 고지대에 있기 때문에 여름에도 그리 덥지 않은 곳이지만 이번 10월 초는 더 좋은 날씨에 다녀왔다.
매우 정말 유명한 곳이다. 이번 방문에서도 수많은 일본인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고, 상당수의 서양인, 비교적 적은 한국인 그리고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중국인을 볼 수 있었다. 가미코치가 왜 유명할까?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1,500M 높이의 산 속을 생각해 보라 하면 험준한 산과 깊은 골짜기 거기까지 올라가기 위해 겪어야 할 고된 등반 등을 떠올리겠지만, 가미코치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고지대 퇴적평야이다. 가미코치를 가로지르는 시내의 이름이 梓川_Azusagawa이다. 이 시내를 따라 大正池_Taisho-Ike에서 横尾_Yokoo 까지의 길이 10km, 폭 1km의 구역을 보통 가미코치라고 본다. 예전에 주위 화산이 터져 시내를 막고 연못이 생기고 흘러내려온 토사가 쌓이고 이렇게 해서 평탄한 지역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가미코치 안에는 시내 양쪽으로 몇 곳의 습지를 볼 수 있다. 가미코치가 있는 곳의 식생을 보면 낮은 곳의 활엽수가 자라는 구역과 높은 곳의 침엽수가 자라는 구역의 경계이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나무를 볼 수 있다.
주위의 높은 산과 비교적 잔잔히 흐르는 넓은 시내, 주위의 하천림, 연못과 습지 등 보통의 산에서는 볼 수 없는 경치를 보여주는 정말 멋진 곳이다.
가미코치의 맨 위라고 할 수 있는 横尾_Yokoo 까지는 明神_Myojin에서 왕복 4시간을 더 써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明神_Myojin과 明神池_Myojin-Ike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코스를 잡는다. 우리 가족도 세 번 모두 묘진연못에서 되돌아 왔다. 가미코치에서 둘러봐야 할 유명한 Spot들은 아래와 같다.
[ 大正池_Taisho-Ike ]
연못으로 이름 붙어 있고 연못처럼 보이지만 연못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연못은 1915년 옆에 있는 활화산이 분화해 가미코치를 가로지르는 아즈사가와(梓川)가 막혀 생겼으니 이제 110년 정도 되었다. 그래서 옆의 높은 산들과 잔잔한 물줄기 그리고 화산 분화 때 죽은 키 큰 고사목이 어우러져 멋진 경치를 보여준다. 그런데 위쪽에서 토사 유입이 워낙 많아 빠르게 연못이 메꿔지고 있다. 맨 처음 찾았던 2007년에는 여러 그루의 고사목을 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한 그루만 남아 있었다. 이 고사목마저 없어진다면 이 연못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이다.
[ 田代池_Tashiro-Ike ]
타이소이케에서조금올라가면풍경이슾지로변한다. 안내표지를따라도착한타시로이케는연못이라기보다는습지에가깝다. 이곳도역시연못이얕아지며습지로변하고있는중이다. 이연못의물은매우맑다. 겨울에도얼지않는다고하는데이는주위높은산의물이땅속으로들어가지하수가되었다가다시솟아오르기때문이다. 아래공식 Web site의겨울사진을보면환상적이다. 한겨울에는올수없지만폐쇄되는 11월전에와도아래풍경을볼수있을듯하다.
타시로이케의안내판의설명은예전(설명에는 2차세계대전 이전)에는배를띄울수있을만큼의깊이가있는연못이었지만지금은습지화가되고있다고한다. 그래서이연못주위를田代湿原_Tashiro습지라고 한다. 가미코치에서 穂高連峰_Hotaka연봉과 함께 가장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 이 타시로이케라고 한다. 맑은 날이었지만 구름에 Hotaka연봉이 잘 보이지 않아 공식 Web site의 사진을 덧붙인다.
[ ウェストン碑_Weston비 ]
일본 근대 등산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Walter Weston(1861 – 1940)을 기리는 금속 원형 부조이다. 영어 Relief를 그대로 불러 ウェストンのレリーフ라고도 한다. 월터 웨스턴은 1888년에 선교사로 일본에 처음 온 후 원래 취미였던 등산을 활발히 하였고 총 세 차례 방문 중에 일본 각지의 산을 등반했다. 일본 산의 사진을 영국 저널에 올려 알렸고 특히 “Japanese Alps ”라는 표현을 세계에 널리 알린 장본인이다. 일본 각지에서 웨스턴의 기념비, 동상 공원 등으로 기념하고 있으며 웨스턴 축제가 열리는 곳도 여러 곳이 있다고 한다. 이 곳 가미코치에서도 매 해 6월에 ‘가미코치 웨스턴 축제’를 연다고 한다.
田代池_Tashiro-Ike에서올라와田代橋_Tashirobashi・穂高橋_Hotakabashi 두 개의 다리를 건너면 上高地温泉ホテル(가미코치온천호텔), 上高地ルミエスタホテル(가미코치루미에스타호텔)이 나오고 그 옆에 바위벽에 붙어 있는 웨스턴비를 볼 수 있다.
가미코치 안에 호텔이 있다. 해발 1,500M의 높은 산속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지만, 가미코치 안에는 많은 숙박 시설이 있다. 호텔도 여섯 곳 정도 있고, 랏지(Lodge)도 있으며, 캠핑장도 있다. 한 여름 절경 속에 밤을 보내며 시원한 산바람 강바람을 쐰다면 훌륭한 피서와 휴가가 될 듯하다. 호텔들은 아주 훌륭한 시설은 아니라고 하며 성수기에는 하루 밤에 백만원은 각오해야 할 정도로 가격이 올라간다고 한다.
[ 河童橋_Kappa-Bashi ]
가미코치의 상징처럼 되어있는 다리. 이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주위 사진을 많이 찍기 때문이다. 주위의 높은 산봉우리들, 맑게 흐르는 아즈사가와,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과 나뭇잎들이 어우러진 멋진 사진을 찍을수 있는 좋은 뷰포인트이다. 이 다리 주위에 호텔, 레스토랑, 캠핑장, 화장실 등이 모여 있어 트래킹 중간의 휴식과 함께 경치를 즐기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갓파바시라고 부른다.
[ 岳沢湿原_Dakesawa습지 ]
갓파바시를 지나 明神池_Myojin-Ike를 가는 길에 나오는 습지. 넓은 습지가 펼쳐 있지는 않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면 습지인줄 모르고 가게 된다. 습지와 함께 흐르는 맑은 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 明神池_Myojin-Ike ]
가미코치를 간다면 여기까지는 가야한다.
그냥 예쁜 연못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신사 안에 있는 연못으로 경치만 구경하지 않고 참배를 한다. 穂高神社奥宮의 경내라고 한다. 穂高神社(하타카신사)는 安曇野市(나가노현 아즈미노시)에 본궁이 있는 신사로 가미코치에 奥宮이 있고 또 다른 산 정상에도 별궁이 있어 ‘일본알프스의 총진수‘라고 불린다고 한다. 여기를 와서 연못에 들어가려면 신사 참배를 위한 입장료를 내야 한다.
明神池_Myojin-Ike는 2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一の池와 二の池가 붙어 있다.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 것은 1번 연못(一の池) 안쪽으로 목도가 있고, 그 끝에 작은 鳥居(도리이)가 있다. 그 날은 토요일이어서 참배하는 일본인들의 줄이 매우 길었다. 여기에는 항상 작은 배가 있는데 이 또한 신과 관련된 의미가 있으며 매년 10월 8일에 축제가 열리고 이 배를 타고 연못을 도는 의식이 거행된다고 한다.
1번 연못은 조용하고 평안한 느낌이라면 2번 연못은 좀 더 신비한 느낌을 많이 준다. 영화에 나오는 신선의 연못과 같은 느낌이다. 일본에는 수 많은 멋진 호수와 연못 들이 있다. 하지만 이 가미코치의 묘진이케는 좀 더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신사의 경내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오래 머물며 1,2번 연못의 경치와 분위기를 온 몸에 담아 보았다.
위 사진처럼 묘진바시 주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일본인들이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해결한다. 주먹밥을 먹는 일본인도 있지만, 버너로 물을 끓여 컵라면을 먹는 일본인도 있었다. 우리도 미리 준비해 간 데운 즉석밥과 간단한 반찬으로 점심을 했다. 묘진이케의 신사 경내에 작은 음식점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하고 일식이 입에 안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요기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가미코치의 주요 Spot들을 살펴 보았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가미코치는 보통 묘진이케를 보고 돌아오는 코스로 한다. 아래 안내도처럼 河童橋_Kappa-Bashi를 중심으로 아래쪽의 大正池_Taisho-Ike, 위쪽으로는 明神池_Myojin-Ike를 둘러본다.
위 공식 안내도에서도 위에서 얘기한 Spot 들을 알려주고 있다. 위 안내도에서 왼쪽의 살구색은 スニーカー 可, 즉 스티커즈 가능, 가벼운 신발도 괜찮다는 얘기이고, 오른쪽의 연두색 구간은 トラッキングシューズ 推薦(트래킹슈즈 추천)으로 좀 더 험해진다는 걸 알수 있다. 실제로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 정도도 괜찮다.
보통 上高地バスターミナル_Kamikochi Bus Terminal을 기점으로 하는데, 오른쪽으로 묘진이케까지 왕복 2시간, 왼쪽 大正池_Taisho-Ike까지 왕복 2시간을 잡으면 된다. 우리는 시간을 좀 아끼고자 버스를 타고 大正池_Taisho-Ike에서 내려 버스터미날을 거쳐 묘진이케를 다녀오는 루트로 잡았다. 사전 계획에서도, 다녀오고 나서도 나의 추천코스는 아래와 같다. 세 시간 정도의 걷기면 충분하니 휴식과 식사 등을 고려하면 네다섯 시간이다.
" 버스 타고 大正池_Taisho-Ike 정류장 하차 - 大正池_Taisho-Ike - 田代池_Tashiro-Ike - 田代橋_Tashiro-Bashi - ウエストン碑_웨스턴비 - 河童橋_Kappa-Bashi - 梓川左岸 - 明神池_Myojin-Ike - 梓川右岸 - 河童橋 - バスターミナル – 버스 타고 주차장 복귀 "
河童橋_Kappa-Bashi에서 明神池_Myojin-Ike까지 가는 길은 아즈사가와의 아래쪽을 걷는 左岸이 있고 위쪽을 걷는 右岸이 있다. 보통은 갈 때와 올 때 다른 길을 택하게 되는데.... 이번에 左岸으로 올라가려다 아래 사진처럼 길이 막혀 어쩔 수 없이 右岸으로 올라가고 내려왔다.
上高地_Kamikochi는 행정구역으로는 長野県_Nagano현 松本市_Matsumoto시에 속해 있다. 가는 방법은 松本市_Matsumoto시에서 또는 岐阜県_Gifu현 高山市_Takayama시 쪽에서 갈 수 있다. 우리는 高山市_Takayama시에 숙소를 잡고 하루 일정으로 다녀왔다. 전 구역이 일반 차량의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버스나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高山市 방면에서 오면 あかんだな駐車場_Akandana주차장에, 松本市 방면에서 오면沢渡駐車場_Sawando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한다. 택시가 편하겠지만 비용을 생각하면 4인이라도 버스가 낫다. 버스는 30분에 한 대씩 있다. 아래 안내에서 자세하게 알아보고 가는 게 좋다.
이전에는 나가노 쪽에서 와서 沢渡駐車場_Sawando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버스를 탔었다. 이 쪽 방문객이 훨씬 많은지 沢渡駐車場_Sawando주차장은 1,2,3,4 주차장이 있다. 버스는 각 주차장을 들러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 간 あかんだな駐車場_Akandana주차장은 조금 더 작고 버스 타는 곳은 한 군데이다.
あかんだな駐車場_Akandana주차장은 平湯温泉_Hirayu온천 마을 바로 위에 있다. 일본에서 트래킹의 마무리는 온천욕이다. 규모가 매우 큰 온천 시설인 ひらゆの森_HirayunoMori에서 온천욕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일본 도시 여행이 아닌, 경치 좋은 명승을 추천하라면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이 가미코치이다. 다양한 경치를 즐기며 어렵지 않은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명소. 아마 네 번째 방문의 기회를 노년에 만들 것이 분명하다.
판데믹이 지나고 일본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소도시 항공편이 생기면서 静岡_Shizuoka 로 들어가는 여름휴가를 계획했다. 후지산 주위는 전에 둘러봤기 때문에 후지산 북쪽의 山梨県_Yamanashi현 주위 그리고 秩父多摩甲斐国立公園[Chichibu-Tama-Kai National Park]를 가보기로 하고 올라갈만한 산을 찾던 중 발견한 2,601M의 봉우리 北奥千丈岳_키타오쿠센조다케. 그리고 꿈의 정원이라는 예쁜 이름이 붙은 산속에 가보았다.
2,600M를 한 시간 만에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등산은 한 시간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높이 올라가야 하는 만큼 뭔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가는 방법은 아래 야마나시시 관광협회 사이트에 잘 나와 있다.
우선 大弛峠_OodarumiTouge까지 차로 가야 한다..위 안내지도에 오오다루미토게는 2,365M 높이로 일본에서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라고 한다. 그만큼 가는 길이 험난하다. 야마나시 시내에서 219번 도로를 타고 올라가다보면 매우 구불구불한 길로 바뀌는데 위 지도에 クリスタルライン [크리스탈라인]이라고 이름되어 있다. 시내를 벗어나 1시간 20분 정도를 구불구불한 산길로 올라가는 것이다. 중간에 琴川ダム[Kotogawa Dam]이 나온다. 이 인공호수의 이름은 乙女湖라 한다. 잠깐 들러 댐과 호수를 둘러봤지만 평범하다. 사무실 건물에 깨끗한 공중화장실이 있으니 산에 올라가기 전 들러 쉬어가는 것이 좋다.
여기서부터는 일반도로가 아니라 林道이다. 지도에도 11인승 이상은 갈수 없고, 포장도로이지만 길이 좁아 마주 오는 차를 주의하며 가라고 안내하고 있다. 실제로 마주오는 차를 피해 멈춰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평일이라면 차량이 많지 않아 괜찮겠지만, 주말에는 꽤 많은 차가 다녀 조심해야 한다. 고개에 올라가면 30대 정도의 주차장이 있다. 하지만 주말에는 차가 많아 길 가에 주차되어 있는 차도 많다고 들었다. 실제 올라간 7월 29일이 토요일이어서 우리도 길가에 주차했었다. 아래 시내는 최고 35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운 날이었지만 이 고개가 이미 2,365M이니 공기가 매우 시원하고 상쾌하다. 오전 11시 경이었는데 상당수의 일본인들이 이미 산에서 내려와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이 고개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꿈의정원 쪽이고 왼쪽으로 가면 金峰山_KinpuSan (2,599M)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이다. 지도에 2시간 반으로 되어 있으니 보통의 성인 남자라면 2시간 정도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오른쪽 꿈의정원 쪽으로 출발한다.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바로 大弛小屋이 나온다. 작고 허름한 집이지만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판다. 바로 계단길이 나온다. 올라가다 보면 계단길과 돌길이 계속되는데 등산로가 깊이 파인 걸 보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등산로라는 것을 알수 있다. 조금 가다보면 꿈의정원으로 가는 길과 정상 쪽으로 가는 길의 분기점이 나오는데 우리는 내려오면서 꿈의정원을 들리기로 하고 바로 정상 쪽으로 향한다. 등산로 주위에 예쁜 꽃들이 져 꽃봉우리들이 떨어지고 있다.자료에 나오는 ハクサンシャクナゲ [白山石楠花]다. 7월 중순까지 한창이라고 했으니 7월 말인 지금은 그 아름다움을 찾아보기 어렵다. 낯설지 않다. 전에 大台ヶ原_Odaigahara 글에서 소개했던 シャクナゲ [石楠花] 중에서 흰색으로 피는 종이다.
한참 동안은 제법 심한 경사로 올라가고 탁 트인 능선이 나오면서 한숨 돌려본다. 바람은 매우 시원하고 주위 경치는 전형적인 고산지대의 모습이다. 능선길을 조금 올라가면 두 봉우리로 올라가는 분기점이고 나무 벤치에서 잠시 쉬어간다. 오른쪽은 2,601M 北奥千丈岳_Kitaokusenjodake 이고, 왼쪽은 2,592M 国師ヶ岳_Kokushigadake 이다. 힘들어하는 둘째를 놔두고 첫째와 함께 北奥千丈岳에 오른다. 10분도 안 걸려 정상에 도착한다. 역시 높은 정상에 오르는 기분은 뿌듯하다. 누구나 그렇듯 정상에서 주위를 바라보며 머릿속을 비워본다. 정상 표지목에 최고봉이라 써있다. 사실 등산로 경로에 위치한 国師ヶ岳과 金峰山이 주봉이고 이 봉우리는 등산로에서 살짝 옆에 있지만 이 奥秩父 지역에서의 최고봉이다. 정상에서 내려와 国師ヶ岳을 다녀올 예정이었지만, 둘째가 힘들어하여 하산하기로 하였다.
내려오면서는 갈림길에서 꿈의정원으로 향한다. 이름이 참 멋지다. 소개에 이 곳에 큰 화강암군이 있고 바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꿈처럼 아름답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앉아 쉴수 있는 벤치도 마련되어 있고, 아내와 딸들은 큰 바위 위에 올라 파노라마 전망을 즐겼다. 청명한 하늘과 발 밑으로 펼쳐진 고산의 멋진 푸르름은 언제 봐도 멋지다.
급하게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1시간 정도 걸렸다. 안내도 1시간이었는데 조금 빠른 걸음으로 온다면 40분에도 올라올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안내처럼 난이도 초급의 쉬운 등산로는 아니다. 등산화를 꼭 갖추고 올라오는 것이 좋다. 내려오는데는 30분이면 충분하다. 내려와 大弛小屋에서 음료수를 사 마시며 쉰다. 음료수는 냉장고가 아닌 물 속에서 꺼내준다. 하지만 충분히 시원하다. 이 산속에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판다. 일본말로 ソフトクリーム (소후토쿠리무). 산속에서의 아이스크림이지만 아이들은 아주 맛있다고 했다. 주위에 텐트를 치고 야영할수 있는 곳도 몇 곳 보인다.
차로 甲府_Kofu 시내에 있는 숙소까지 두 시간 이상 걸린다. 이제 예전처럼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기는 힘들어 이 날의 일정은 이것으로 마무리.
아름드리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선 길은 사진으로만 봐도 매우 멋지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은 붉은 삼나무는 그 굵기가 어마어마하여 둘레를 감싸려면 10명은 필요할 듯하다. 더위를 피해 그 삼나무길을 가족과 함께 걷다 보면 아이들의 웃음이 끊기지 않는다. 나이가 400년이 넘은 삼나무는 위압감을 넘어 신령이 깃들어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물론 이 길이 신사 올라가는 길이기도 하다.
戸隠Togakushi는 長野県長野市(나가노현 나가노시)에 있는 해발 1,200M에 위치한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신사와 소바집만 있어 보이는 그런 동네이다. 높은 지역이라 한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는 더위를 피하기 좋은 곳이다. 妙高戸隠連山国立公園[Myoko-Togakushi Renzan National Park]의 일부이다. 長野Nagano 북서쪽에 위치하여 차로 나가노 시내에서 차로 35분 정도면 올 수 있으니 한여름 더위를 피해 잠시 와 볼만 하다.
戸隠 – 집 호, 숨을 은. 이 동네의 뜻을 담은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깊은 산속 숨어 있는 동네라는 느낌이었다.
戸隠Togakushi는 작은 동네라 아래 Site에서 간단한 정보를 얻고 가면 충분하다고 본다. 그리고 마을 전체에 지도는 아래 site에서 확인하면 된다.
마을 전체가 戸隠神社Togakushi-Jinja라고 보면 되고, 아래 5개의 신사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 신사에 크게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中社와 奥社 정도만 둘러보면 된다고 본다.
奥社 – Okusya - Upper Togakushi Shrine
中社 - Chusha
宝光社 – Houkosya - Lower Togakushi Shrine
頭龍社 - Kuzuryusya
火之御子社 - Hinomikosya
위 처음 사진의 삼나무길은 奥社Okusya 가는 길이다. 奥社는 본사(本社 – 여기서는 中社)보다 더 안 쪽에 있는 작은 신사를 의미한다. 奥社入口駐車場[Okushairiguchi Parking Lot – 500엔]에 차를 세우고, 옆 쪽으로 가면 곧 신사의 대문인 鳥居Torii가 나온다. 大鳥居를 지나면 숲길이 시작된다. 삼나무가 많긴 하지만 아직 진짜는 아니다. 약 1KM 정도 걸으면 붉은색 입구인 随神門Zuizinmon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약 500M가 戸隠神社 奥社参道並木라 불리는 삼나무 숲길이다. 주위의 숲 안은 다른 나무들도 있지만 삼나무(杉)가 주종이다. 약 420년 전에 조림하였다 하며 계속 관리되고 있다. 양 옆의 삼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예사롭지 않다. 안쪽 삼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기운을 맞으며 천천히 걷다 보면 더위를 피해 신선계에 올라온 느낌이 든다. 앞 쪽에서 같이 걸어가는 두 딸아이를 보며 산책의 행복을 느낀다.
삼나무의 기운을 받으며 천천히 걷다 보면 오르막길이 나온다. 奥社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신사는 매우 작다. 어느 신사처럼 복전함[일본어로 賽銭箱Saisen-bako, 새전상]과 종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빈다. 올라오는데 약 40분이니 한 시간 남짓이면 된다.
일본 신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약수터처럼 생긴 御手洗Mitarashi를 오해해서 물을 마시는 일이다. 그렇다 해서 큰 잘못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는 글자 그대로 손과 입을 씻는 곳이다. 일본인들을 보면 국자 모양의 그릇으로 물을 떠서 왼손, 오른손, 입의 순서로 씻는 것을 볼 수 있다.
위 사진은 2016년 갔을 때 사진이다. 2년 동안 아이들도 컸다. 이 두 사진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일본 신도 문화에 대해 많은 이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2016년 사진에서는 우리가 길 가운데로 걷고 있다. 그런데 다녀오고 나서 사진을 보니 일본인들은 길 가로 걷고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알아보니 신사 가는 길의 가운데는 신이 다니는 길이라 가장자리로 다닌다 한다. 그래서 2018년에는 길가로 걸어갔다. 일본 신도의 법칙을 우리가 알고 따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가 절이나 성당에 가면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듯 일본인들은 신사에서 예절을 지킨다. 외국에서 현지의 기본적인 예절과 법도를 조금씩 알아가며 따라 보는 것도 외국 여행의 맛이라 생각한다.
戸隠 한가운데 있는 中社Chusha는 그냥 평범한 신사처럼 보여 대충 둘러보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 바로 앞에 매우 유명한 소바집이 있다. 이 戸隠에는 매우 많은 소바집이 있는데 그중에서 うずら家Uzuraya가 인터넷 검색 결과가 가장 많았다. 실제로 2016년 여름에 찾아갔을 때, 점심 무렵이었는데 대기 번호를 받고 약 2시간 걸릴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 주위에는 관광 온 수많은 일본인들과 간간히 보이는 외국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실제로 2시간을 기다려 소바와 튀김(텐푸라) 등으로 점심 식사를 했는데 맛은 괜찮았다. 와사비를 갈아 내지 않고 강판과 함께 내와 직접 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소바는 소바일 뿐이다. 맛도 괜찮지만 2층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에어컨이 없는데도 창 밖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좋았다. 다음에 간다면 10시 30분 개점 시간에 맞춰 가는 게 좋겠다. 매주 수요일은 정기 휴일이고 가끔 쉬는 날이 있으니 아래 사이트에서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https://uzuraya.nagano.jp/
そばSoba는 일본의 대표적 면으로 한자로 蕎麦, 메밀 교, 보리 맥을 쓴다. 메밀 또는 메밀국수를 말한다. 특히 이 곳 나가노 지역의 소바를 信州そば라 하는데, 信州Shinshu는 나가노 지역의 옛 이름이라 한다. 우리나라 강원도에 메밀 막국수가 유명한 것과 같다. 자료에는 토질이 화산토여서 메밀 농사에 적합하다 하는데, 달리 말하면 다른 농사가 힘들어 메밀을 주로 키우고 이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을 수밖에 없는 깊은 산속인 것이다.
주위 가까운 곳에 특별한 것은 없다. 鏡池Kagami-ike가 있어 가보았지만, 크지 않고 한쪽에 제방이 있는 것을 보니 인공호수이다. 여름 풍경은 평범하지만 가을에는 호수에 비친 단풍이 예쁠 것이다. 거울호수라는 이름은 곳곳에 있고 평범하다.
무더운 여름에 일본을 오게 되면 일본의 대표 산악지대인 북알프스 주위를 많이 찾게 된다. 나가노 주위에서 좀 가벼운 일정을 넣는다면 戸隠Togakushi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언젠가 나가노 여행 준비하며 본 한 장의 사진(아래 우리가 찍은 사진과 같은 풍경)에 매혹되어 가보고 싶었던 千畳敷カール[Senjōjiki Cirque]를 2018년 여름 나고야 여행에서 가보게 되었다. 해발 2,600M 이상에 펼쳐진 병풍 같은 풍경 그리고 그 위 2,956M의 중앙알프스 최고봉 木曽駒ヶ岳KisoKomagaTake.
당시 9살/12살 이었던 두 딸아이와 함께 하기 다소 힘들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언제나 씩씩한 우리 가족은 도전해 보기로 했다.
千畳敷カール, 이름이 생소하고 어렵다. 千畳敷는 여러 곳에서 지명으로 쓰이고 있는데 올해 찾은 和歌山Wakayama의 바위가 유명한 바닷가 이름도 千畳敷이었다. 일천 천, 거듭 첩, 펼 부. 글자 뜻대로 보면 천 조 개의 다다미가 펼쳐진 듯 넓은 곳이란 뜻이다. 위 사진의 아래 쪽에는 연못이 있고 40분 정도에 둘러볼 수 있는 넓은 평탄한 지역이 있다. 아래 맵과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カール라고 하는 이름이 매우 생소하다. 독일어 Kar에서 변형된 말이다. 빙하의 침식으로 인해 생긴 U자형의 분지를 말한다. 이 분지를 둘러싼 바위 봉우리들도 빙하 침식의 흔적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해발 2,900M 이상 오를 기회는 많지 않다. 한라산 1,947M, 백두산 2,750M이다. - 참고로 일본 최고봉 후지산富士山은 3,776M이다. 하지만 일본 높은 산의 대부분은 일본 알프스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전문적 등산이 아닌 어린 두 아이와 함께 2,900M를 오를 계획을 한다는 게 언뜻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이 곳은 2,600M까지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발 2,612M에 위치한 千畳敷駅(ホテル千畳敷와 같은 건물에 있다)까지 ロープウェイropeway(한국의 케이블카에 해당)로 올라 간다. 홈페이지 www.chuo-alps.com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 역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역이라 자랑하고 있다.
우선 차로 菅の台バスセンタ[Suganodai BC Bus Stop]까지 가서 주차하고, しらび平駅[Shirabidaira Station]까지 가는 버스표를 산다. 외국인 여권이 있으면 할인해 준다. 이 버스는 800M의 고도를 올라 가는 30분 거리이며 창밖 풍경도 괜찮다. しらび平駅에 내리면 바로 ropeway를 탄다. 이 역 주변에도 볼만한 거리가 있지만 하루 코스에 넣기는 무리이다. しらび平駅에서 千畳敷駅까지는 표고차가 950M나 되며 경사길이도 2.3KM가 넘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7분 30초 만에 올라간다. 직접 타보면 다른 케이블카와 달리 빠른 속도(초속 7M)를 체감할 수 있다. 발 아래 다양한 산과 계곡의 모습을 보다 보면 순식간에 도착한다.
千畳敷駅에 내려 밖으로 나가면 시원한 공기가 맞아 준다. 아래쪽은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운 여름이지만 여기는 18도에 습도는 59% 가장 상쾌한 날씨이다. 앞 쪽에는 전에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모습, 빙하의 침식으로 인해 빚어진 멋진 암벽과 푸르름의 조화. 그 모습을 드디어 두 눈으로 보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바위산이 많지만, 일반적인 바위산과는 다른 신비로운 모습이다. 한참을 지켜보고 난 후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경치를 즐겼다.
우선 2,956M 駒ヶ岳KomagaTake까지 오르는 등산을 시작했다. 처음 언덕은 약 250M 고도를 올라가는 길은 상당이 가파르며 돌계단 비슷한 길의 연속이다. 날씨가 좋아 가벼운 옷차림의 관광객이 많다. 어린 아이와 함께 온 부모의 모습도 가끔 보인다. 한 육중한 몸매의 서양인은 매우 힘들어하고 있었다. 이 언덕을 八丁坂이라 하고, 이 언덕을 다 올라 능선이 나오면 그 곳을 乗越浄土라 하며 약 2,860M 지점이다. 여기까지 왔으면 가장 어려운 코스를 마친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약간 무리일 수도 있는 급경사 언덕이다. 고도가 높아서 인지 작은 아이는 머리가 약간 아프다고 한다. 乗越浄土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바위 봉우리가 宝剣岳[Mount Hōken, 2,931M]이며 앞 쪽으로 몇 개의 건물이 보인다. 宝剣山荘[Hōken sansō]는간단한식사도판매하는산장이다. 캔맥주도팔고있었으며유료화장실도있다. 이근처에서준비해간도시락으로점심을한다. 고된산행뒤라아이들은밥이꿀맛이다. 주위의다른일본인들도삼각김밥이나주먹밥으로점심을하고있다. 점심후에산장에서소프트아이스크림을사먹었다. 일본의 소프트아이스크림(일본말로 ソフトクリーム라 한다.)은 원래 맛있기도 하지만 해발2,900M 지점에서먹는그맛은매우훌륭하다.
여기서부터 中岳Nakadake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여기를 지나 다음 봉우리가 애초 목표했던 최고봉 駒ヶ岳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많이 지쳤고 더 이상 힘든 코스를 같이 가기에는 무리이다. 中岳까지는 왕복 30분이면 가능하고 시야가 탁 트여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산장 주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아내와 나만 中岳까지 다녀오기로 하였다. 비록 中岳이 최고봉은 아니었지만, 가장 높이 올라온 높이이다. 2,925M 사실 일반인이 올라오기는 쉽지 않은 높이이다.
올라왔던 길을 다시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千畳敷カール를 돌며 다시 한번 위쪽 절경을 감상한다. 이 코스에는 조그만 剣ヶ池 연못이 있다. 짧은 산행이었지만, 상당히 고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고산식물에 대한 감흥이 적다. 역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이 역 건물에는 호텔이 있고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다. 이 호텔에 머물며 하룻밤 묶는다면 칠흑 같은 어둠 속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쉽다.
오랜 시간의 산행 뒤엔 시원한 맥주가 최고인 법, 카페에 가보니 생맥주는 없고 캔맥주만 있다. 일반 마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래 기린맥주였다. 해발 2,612M에서 엄청난 경치를 배경으로 수 시간의 산행 후에 마시는 맥주의 맛이란 그곳, 그 시점이 아니면 재현 불가능한 맛이다.
원래 이 곳은 7월 29일에 오기로 계획이 잡혀 있었다. 날씨가 나쁘면 Ropeway 타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날씨가 좋기 만을 바랐으나 태풍 소식이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한국에서 7월 28일 토요일에 출발하려던 비행편이 취소되어 어쩔 수 없이 여러 숙박편을 급히 조정한 후 29일에 나고야에 도착했다. 이 곳은 30일에 오는 것으로 조정되었다. 만약 비행편이 조정되지 않았다면 이처럼 좋은 날씨에 이 곳을 올 수 없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전화위복, 새옹지마였다.
사실 이 곳은 매우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아래 기사는 다녀오고 나서 찾게 되었지만, 아래 2013년 7월 30일 자 한겨레 기사를 보면 한국인 등산객이 근처에서 조난당한 적이 있는 곳이다. 이렇게 높은 곳은 날씨가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일찍 올라가 오후 세 시 전에는 역으로 무조건 내려오는 일정을 잡아야 한다. 사람이 많아 붐빌 때는 내려가는 Ropeway의 대기 시간을 길어질 때가 있다고 하니 일정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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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알프스 조난 한국인 3명 사망
등록 :2013-07-30 08:06수정 :2013-07-30 10:29
일본 혼슈 산악지역인 ‘중앙 알프스’에서 조난된 한국인 단체 등산객 5명 중 박문수(78)씨 등 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3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니가타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현재 박씨는 신원이 확인됐고, 나머지 사망자 1명은 시신 100m 옆에서 발견된 배낭에서 이모(72)씨의 여권이 나와 이씨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1명은 신원을 확인중이다.
박씨는 이날 오전 5시께 호켄타케(2931m)산 남쪽 해발 2천850m 지점에서, 이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오전 6시께 히노키오다케산과 호켄타케산 사이 해발 2천800m 지점 등산로에서 각각 발견됐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약 500m였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나가노현 고마가네시 경찰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들 2명이 “심폐 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다른 일행 18명과 함께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일본을 찾은 두 사람은 28일 나가노현 고마가네시의 이케야마에서 등반을 시작, 산장에서 1박한 후 29일 아침 몇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호켄타케(2931m)로 향하던 중 연락이 두절됐다. 이들 외에도 2명이 현재까지 연락 두절 상태이며, 경찰이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조난당할 당시 호켄타케 정상 부근에는 비바람이 강했고 기온은 10℃ 정도였다고 동행한 등산자들은 전했다. 더욱이 일본인 등반 가이드를 동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70대의 고령자들이 일행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등반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께 등산에 나선 20명은 남성 14명에 여성 6명으로, 부산 지역의 한 여행사를 통해 단체여행에 나섰다. 연령대는 48~78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에 왠 알프스?” 재팬알프스로 여행 간다고 하면 흔히 듣는 반응이다. 크게 北アルプス, 中央アルプス, 南アルプス 세 부분으로 나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北アルプス 최고의 명소가 立山黒部アルペンルート[Tateyama Kurobe Alpine Route]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근대에 서양인이 지어준 이름이라 한다. 자세한 것은 검색해 알아보면 된다. 이 지역에 국립공원도 있고, 절경도 많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 등산은 어렵고 가벼운 트래킹 정도로 하고 있다. 일본은 산이 많고 등산의 역사가 깊어 등산가들에게는 최고가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는 유명한 산들은 사람이 너무 붐벼 등산이 제한되기도 하지만, 일본은 그럴 일은 별로 없을 듯하다. 앞으로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진짜 등산이나 본격적인 트래킹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냥 한 번 알아보는 일본의 ロープウェイROPEWAY
- 일본의 산을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의 케이블카에 해당하는 ロープウェイ를 많이 볼 수 있다. 대부분 매우 오래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것들이 없다면 갈 수 없는 곳들이 상당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논쟁이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좋은 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본다. 참고로 일본에서 ケーブルカー라고 불리는 것은 레일 위로 다니는 열차를 케이블로 당겨 운행하는 차를 말하며 立山黒部アルペンルート에 가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