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멋진 삼나무 길과 소바의 동네, 戸隠Togakushi - 토가쿠시

 아름드리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선 길은 사진으로만 봐도 매우 멋지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은 붉은 삼나무는 그 굵기가 어마어마하여 둘레를 감싸려면 10명은 필요할 듯하다. 더위를 피해 그 삼나무길을 가족과 함께 걷다 보면 아이들의 웃음이 끊기지 않는다. 나이가 400년이 넘은 삼나무는 위압감을 넘어 신령이 깃들어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물론 이 길이 신사 올라가는 길이기도 하다.

<  奥社Okusya  올라가는 삼나무 길, 2018년 >

 戸隠Togakushi는 長野県長野市(나가노현 나가노시)에 있는 해발 1,200M에 위치한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신사와 소바집만 있어 보이는 그런 동네이다. 높은 지역이라 한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는 더위를 피하기 좋은 곳이다. 妙高戸隠連山国立公園[Myoko-Togakushi Renzan National Park]의 일부이다. 長野Nagano 북서쪽에 위치하여 차로 나가노 시내에서 차로 35분 정도면 올 수 있으니 한여름 더위를 피해 잠시 와 볼만 하다.

 戸隠 집 호, 숨을 은. 이 동네의 뜻을 담은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깊은 산속 숨어 있는 동네라는 느낌이었다.

 戸隠Togakushi는 작은 동네라 아래 Site에서 간단한 정보를 얻고 가면 충분하다고 본다. 그리고 마을 전체에 지도는 아래 site에서 확인하면 된다.

  * 戸隠観光協https://togakushi-21.jp/

  * 戸隠神社 홈페이지 https://www.togakushi-jinja.jp/

  * 토가쿠시 지도 : https://www.togakushi-jinja.jp/access/img/mapAll.pdf

 마을 전체가 戸隠神社Togakushi-Jinja라고 보면 되고, 아래 5개의 신사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 신사에 크게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中社와 社 정도만 둘러보면 된다고 본다.

  • Okusya - Upper Togakushi Shrine
  • 中社 - Chusha
  • 光社 Houkosya - Lower Togakushi Shrine
  • 頭龍社 - Kuzuryusya
  • 火之御子社 - Hinomikosya

 위 처음 사진의 삼나무길은 Okusya 가는 길이다. 社는 본사(本社 여기서는 中社)보다 더 안 쪽에 있는 작은 신사를 의미한다. 奥社入口駐車場[Okushairiguchi Parking Lot – 500엔]에 차를 세우고, 옆 쪽으로 가면 곧 신사의 대문인 鳥居Torii가 나온다. 大鳥居를 지나면 숲길이 시작된다. 삼나무가 많긴 하지만 아직 진짜는 아니다. 1KM 정도 걸으면 붉은색 입구인 神門Zuizinmon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약 500M戸隠神社 道並木라 불리는 삼나무 숲길이다. 주위의 숲 안은 다른 나무들도 있지만 삼나무()가 주종이다. 420년 전에 조림하였다 하며 계속 관리되고 있다. 양 옆의 삼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예사롭지 않다. 안쪽 삼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기운을 맞으며 천천히 걷다 보면 더위를 피해 신선계에 올라온 느낌이 든다. 앞 쪽에서 같이 걸어가는 두 딸아이를 보며 산책의 행복을 느낀다.

 삼나무의 기운을 받으며 천천히 걷다 보면 오르막길이 나온다. 社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신사는 매우 작다. 어느 신사처럼 복전함[일본어로 賽Saisen-bako, 새전상]과 종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빈다. 올라오는데 약 40분이니 한 시간 남짓이면 된다.

 일본 신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약수터처럼 생긴 御手洗Mitarashi를 오해해서 물을 마시는 일이다. 그렇다 해서 큰 잘못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는 글자 그대로 손과 입을 씻는 곳이다. 일본인들을 보면 국자 모양의 그릇으로 물을 떠서 왼손, 오른손, 입의 순서로 씻는 것을 볼 수 있다.

<  随神門Zuizinmon, 2016년 >
<  奥社Okusya  올라가는 삼나무 길, 2016년 >

 위 사진은 2016년 갔을 때 사진이다. 2년 동안 아이들도 컸다. 이 두 사진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일본 신도 문화에 대해 많은 이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2016년 사진에서는 우리가 길 가운데로 걷고 있다. 그런데 다녀오고 나서 사진을 보니 일본인들은 길 가로 걷고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알아보니 신사 가는 길의 가운데는 신이 다니는 길이라 가장자리로 다닌다 한다. 그래서 2018년에는 길가로 걸어갔다. 일본 신도의 법칙을 우리가 알고 따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가 절이나 성당에 가면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듯 일본인들은 신사에서 예절을 지킨다. 외국에서 현지의 기본적인 예절과 법도를 조금씩 알아가며 따라 보는 것도 외국 여행의 맛이라 생각한다.

 

 戸隠 한가운데 있는 中社Chusha는 그냥 평범한 신사처럼 보여 대충 둘러보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 바로 앞에 매우 유명한 소바집이 있다. 戸隠에는 매우 많은 소바집이 있는데 그중에서 うずら家Uzuraya가 인터넷 검색 결과가 가장 많았다. 실제로 2016년 여름에 찾아갔을 때, 점심 무렵이었는데 대기 번호를 받고 약 2시간 걸릴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 주위에는 관광 온 수많은 일본인들과 간간히 보이는 외국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실제로 2시간을 기다려 소바와 튀김(텐푸라) 등으로 점심 식사를 했는데 맛은 괜찮았다. 와사비를 갈아 내지 않고 강판과 함께 내와 직접 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소바는 소바일 뿐이다. 맛도 괜찮지만 2층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에어컨이 없는데도 창 밖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좋았다. 다음에 간다면 1030분 개점 시간에 맞춰 가는 게 좋겠다. 매주 수요일은 정기 휴일이고 가끔 쉬는 날이 있으니 아래 사이트에서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https://uzuraya.nagano.jp/

< 中社Chusha 입구, 2016년 >
< 中社Chusha 본당, 2016년 >
<  소바집,  うずら家Uzuraya, 2016년 >

 

<  うずら家Uzuraya의 음식 – 소바를 담는 방식이 다른 지역과 조금 다르다, 2016년 >

 そばSoba는 일본의 대표적 면으로 한자로 蕎, 메밀 교, 보리 맥을 쓴다. 메밀 또는 메밀국수를 말한다. 특히 이 곳 나가노 지역의 소바를 信州そば라 하는데, 信州Shinshu는 나가노 지역의 옛 이름이라 한다. 우리나라 강원도에 메밀 막국수가 유명한 것과 같다. 자료에는 토질이 화산토여서 메밀 농사에 적합하다 하는데, 달리 말하면 다른 농사가 힘들어 메밀을 주로 키우고 이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을 수밖에 없는 깊은 산속인 것이다.

 

 주위 가까운 곳에 특별한 것은 없다. 鏡池Kagami-ike가 있어 가보았지만, 크지 않고 한쪽에 제방이 있는 것을 보니 인공호수이다. 여름 풍경은 평범하지만 가을에는 호수에 비친 단풍이 예쁠 것이다. 거울호수라는 이름은 곳곳에 있고 평범하다.

<  鏡池Kagami-ike, 2016년 여름 >

 

 무더운 여름에 일본을 오게 되면 일본의 대표 산악지대인 북알프스 주위를 많이 찾게 된다. 나가노 주위에서 좀 가벼운 일정을 넣는다면 戸隠Togakushi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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