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일본알프스로 여행 간다고 하면 일본에 웬 알프스? 하는 사람들이 많다. 中部山岳(중부산악)이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은 本州_Honshyu의 가운데 부분에 위치한 세 개의 산맥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Japanese Alps ”라는 표현은 1800년대 후반 서양인들이 부르기 시작한 말인데, Walter Weston이라는 영국인 선교사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Walter Weston은 1888년(메이지 21년) 일본에 처음 건너온 후 일본 각지의 산에 올라 “日本アルプスの登山と探検”(일본알프스 등산과 체험)이라는 책을 통해 일본의 산과 당시 풍습을 전 세계에 소개했다. 이후 일본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여러 지역에 기념비를 세우고 축제를 열고 있다. 가미코치에서도 기념비를 볼 수 있다.
[ 설벽으로 유명한 다테야마알펜루트 - 북알프스의 대표적 관장지, 이미지 출처; 立山黒部アルペンルート公式サイト, https://www.alpen-route.com ][ 2018 년 7월 30일의 千 畳 敷カ ー ル(센조지키카르) : 중앙알프스의 대표적 절경, 맑고 푸른 하늘과 암벽의 조화가 아름답다. ]
[ 가미코치에 있는 Walter Weston 기념비 ]
세 개의 산맥을 북, 중앙, 남 이렇게 나누어 北アルプス(키타아루프스), 中央アルプス(추오아루프스), 南アルプス(미나미아루프스) 이렇게 부른다. 세 알프스는 각각 飛驒山脈(히다산맥), 木曽山脈(키소산맥), 赤石山脈(오카이시산맥)이다. 행정구역으로 보면 북쪽의新潟県(니카타현), 富山県(토야마현)부터, 長野県(나가노현), 岐阜県(기후현), 山梨県(이시카와현), 그리고 남쪽의 静岡県(시즈오카현)까지이다.
Google 지도에서 지형을 더해 보면 짙은 녹색의 산맥을 볼 수 있다. 아래 Google 지도에서 富山_Toyama 오른쪽이 北アルプス 飛驒山脈(히다산맥)이고, 富士山_Fujisan 왼쪽静岡_Shizuoka 위 쪽이 南アルプス 赤石山脈(오카이시산맥)이다, 지도에서 뚜렷이 구분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중간의 伊那_Ina 왼쪽이 中央アルプス 木曽山脈(키소산맥)이다.
[ 지도에서 본 일본알프스 ]
[ 세 알프스 지역의 주요 봉우리들, 사진 출처; Wikipedia ]
위 사진에서 주요 봉우리들을 볼 수 있는데 3,000M가 넘는 고봉이 즐비하다. 중앙알프스에서는 지난 번 “센조지키카르” 글에서 말했듯이 우리 가족이 오르려다 막판에 포기했던 2,956M 木曽駒ヶ岳_Kisokomagatake 도 확인할 수 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일본 최고 높이의 산은 3,776M 富士山_Fujisan이다. 3,000M를 넘는 산이 20개가 더 있어 총 21개의 3,000M 산들이 있는데 이 중에서 富士山_Fujisan과 御嶽山_Ontakesan 둘을 제외한 19개의 산이 일본알프스에 있다. 주봉우리에 딸린 봉우리 중에서도 3,000M가 넘는 봉우리 9개가 더 있다고 하니 봉우리로 셈하면 총 30개의 3,000M 이상 봉우리가 있다. 2,500M 이상 높이의 산과 봉우리를 범위를 넓혀 봐도 대부분의 산과 봉우리들이 일본알프스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도 많다. 立山黒部アルペンルート[Tateyama Kurobe Alpine Route]와 上高地_Kamikochi는 北アルプス의 대표적 관광지이고, 千畳敷カール[Senjojiki Cirque]는 中央アルプス의 대표 관광지이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편으로 찾을 때는 북알프스는 富山_ Toyama, 중앙알프스는 名古屋_ Nagoya, 남알프스는 静岡_Shizuoka로 들어가 여정을 짜는 것이 편하다.
이렇게 높은 산과 봉우리들이 많다 보니 등산인들의 성지처럼 되어 있고, 비교적 낮은 위도임에도 고산 식생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등산 애호가들이 예전부터 많은 산들을 찾고 있으니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잘 준비하여 찾아볼만하다.
경치 좋은 곳은 많다. 하지만 웅장하면서 아름답고, 신비하면서도 편안하고, 산과 물뿐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수 시간의 산책이 즐겁도록 한 여름에도 무덥지 않은 곳이 있다면 누구나 가보고 싶어할 것이다.
< 河童橋_Kappa-Bashi에서 바라본 호타카연봉과 아즈사가와(梓川), 2024년 10월 5일 >< 大正池_Taisho-Ike, 이 곳의 명물인 고사목이 이제 한 그루만 남아 있다. 2024년 10월 5일 >< 明神池_Myojin-Ike, 오른쪽에 신사와 참배하는 일본인의 모습을 볼수 있다. >
입시 준비로 여름 휴가를 놓친 큰 아이가 산속을 거닐며 바람 쐬고 싶다고 하여 이번 2024년 10월 개천절 연휴에 여행을 준비했다. 2007년 아내와 둘이, 2016년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던 上高地_Kamikochi를 다녀왔다. 일본에서도 매우 드물게 문화재보호법으로 지정된 ‘특별 명승’ 그리고 ‘특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인 만큼 손상되지 않은 자연이 환상적인 곳이다. 이전에는 여름에 왔었다. 1,500M 고지대에 있기 때문에 여름에도 그리 덥지 않은 곳이지만 이번 10월 초는 더 좋은 날씨에 다녀왔다.
매우 정말 유명한 곳이다. 이번 방문에서도 수많은 일본인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고, 상당수의 서양인, 비교적 적은 한국인 그리고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중국인을 볼 수 있었다. 가미코치가 왜 유명할까?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1,500M 높이의 산 속을 생각해 보라 하면 험준한 산과 깊은 골짜기 거기까지 올라가기 위해 겪어야 할 고된 등반 등을 떠올리겠지만, 가미코치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고지대 퇴적평야이다. 가미코치를 가로지르는 시내의 이름이 梓川_Azusagawa이다. 이 시내를 따라 大正池_Taisho-Ike에서 横尾_Yokoo 까지의 길이 10km, 폭 1km의 구역을 보통 가미코치라고 본다. 예전에 주위 화산이 터져 시내를 막고 연못이 생기고 흘러내려온 토사가 쌓이고 이렇게 해서 평탄한 지역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가미코치 안에는 시내 양쪽으로 몇 곳의 습지를 볼 수 있다. 가미코치가 있는 곳의 식생을 보면 낮은 곳의 활엽수가 자라는 구역과 높은 곳의 침엽수가 자라는 구역의 경계이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나무를 볼 수 있다. 주위의 높은 산과 비교적 잔잔히 흐르는 넓은 시내, 주위의 하천림, 연못과 습지 등 보통의 산에서는 볼 수 없는 경치를 보여주는 정말 멋진 곳이다.
가미코치의 맨 위라고 할 수 있는 横尾_Yokoo 까지는 明神_Myojin에서 왕복 4시간을 더 써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明神_Myojin과 明神池_Myojin-Ike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코스를 잡는다. 우리 가족도 세 번 모두 묘진연못에서 되돌아 왔다. 가미코치에서 둘러봐야 할 유명한 Spot들은 아래와 같다.
[ 大正池_Taisho-Ike ]
연못으로 이름 붙어 있고 연못처럼 보이지만 연못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연못은 1915년 옆에 있는 활화산이 분화해 가미코치를 가로지르는 아즈사가와(梓川)가 막혀 생겼으니 이제 110년 정도 되었다. 그래서 옆의 높은 산들과 잔잔한 물줄기 그리고 화산 분화 때 죽은 키 큰 고사목이 어우러져 멋진 경치를 보여준다. 그런데 위쪽에서 토사 유입이 워낙 많아 빠르게 연못이 메꿔지고 있다. 맨 처음 찾았던 2007년에는 여러 그루의 고사목을 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한 그루만 남아 있었다. 이 고사목마저 없어진다면 이 연못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이다.
< 大正池_Taisho-Ike, 9시 전 이른 아침이었다. >
[ 田代池_Tashiro-Ike ]
타이소이케에서조금올라가면풍경이슾지로변한다. 안내표지를따라도착한타시로이케는연못이라기보다는습지에가깝다. 이곳도역시연못이얕아지며습지로변하고있는중이다. 이연못의물은매우맑다. 겨울에도얼지않는다고하는데이는주위높은산의물이땅속으로들어가지하수가되었다가다시솟아오르기때문이다. 아래공식 Web site의겨울사진을보면환상적이다. 한겨울에는올수없지만폐쇄되는 11월전에와도아래풍경을볼수있을듯하다.
< 田代池_Tashiro-Ike, 둘째는 물을 좋아한다. >
타시로이케의안내판의설명은예전(설명에는 2차세계대전 이전)에는배를띄울수있을만큼의깊이가있는연못이었지만지금은습지화가되고있다고한다. 그래서이연못주위를田代湿原_Tashiro습지라고 한다. 가미코치에서 穂高連峰_Hotaka연봉과 함께 가장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 이 타시로이케라고 한다. 맑은 날이었지만 구름에 Hotaka연봉이 잘 보이지 않아 공식 Web site의 사진을 덧붙인다.
< 타시로이케 주위는 습지이다. 田代湿原_Tashiro습지, 2024년 10월 >< 타시로이케가 습지로 변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안내판 >< 타시로이케의 겨울, 이미지 출처; https://www.kamikochi.or.jp >< 타시로이케와 호타카연봉, 이미지 출처; https://www.kamikochi.or.jp >
[ ウェストン碑_Weston비 ]
일본 근대 등산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Walter Weston(1861 – 1940)을 기리는 금속 원형 부조이다. 영어 Relief를 그대로 불러 ウェストンのレリーフ라고도 한다. 월터 웨스턴은 1888년에 선교사로 일본에 처음 온 후 원래 취미였던 등산을 활발히 하였고 총 세 차례 방문 중에 일본 각지의 산을 등반했다. 일본 산의 사진을 영국 저널에 올려 알렸고 특히 “Japanese Alps ”라는 표현을 세계에 널리 알린 장본인이다. 일본 각지에서 웨스턴의 기념비, 동상 공원 등으로 기념하고 있으며 웨스턴 축제가 열리는 곳도 여러 곳이 있다고 한다. 이 곳 가미코치에서도 매 해 6월에 ‘가미코치 웨스턴 축제’를 연다고 한다.
田代池_Tashiro-Ike에서올라와田代橋_Tashirobashi・穂高橋_Hotakabashi 두 개의 다리를 건너면 上高地温泉ホテル(가미코치온천호텔), 上高地ルミエスタホテル(가미코치루미에스타호텔)이 나오고 그 옆에 바위벽에 붙어 있는 웨스턴비를 볼 수 있다.
< 가미코치에 있는 웨스턴비 >< 가미코치온천 호텔 앞에서 보이는 산들과 아즈사가와, 아마 六百山_Roppyyakusan일 것이다. >
가미코치 안에 호텔이 있다. 해발 1,500M의 높은 산속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지만, 가미코치 안에는 많은 숙박 시설이 있다. 호텔도 여섯 곳 정도 있고, 랏지(Lodge)도 있으며, 캠핑장도 있다. 한 여름 절경 속에 밤을 보내며 시원한 산바람 강바람을 쐰다면 훌륭한 피서와 휴가가 될 듯하다. 호텔들은 아주 훌륭한 시설은 아니라고 하며 성수기에는 하루 밤에 백만원은 각오해야 할 정도로 가격이 올라간다고 한다.
[ 河童橋_Kappa-Bashi ]
가미코치의 상징처럼 되어있는 다리. 이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주위 사진을 많이 찍기 때문이다. 주위의 높은 산봉우리들, 맑게 흐르는 아즈사가와,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과 나뭇잎들이 어우러진 멋진 사진을 찍을수 있는 좋은 뷰포인트이다. 이 다리 주위에 호텔, 레스토랑, 캠핑장, 화장실 등이 모여 있어 트래킹 중간의 휴식과 함께 경치를 즐기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갓파바시라고 부른다.
< 河童橋_Kappa-Bashi와 Hotaka연봉, 눈 쌓인 풍경은 초여름에 오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https://www.kamikochi.or.jp/ >< 웨스턴비를 지나 조금 올라오면 河童橋_Kappa-Bashi 가 나온다. 2024년 10월 >< 갓파바시 위에서 찍은 사진 >
[ 岳沢湿原_Dakesawa습지 ]
갓파바시를 지나 明神池_Myojin-Ike를 가는 길에 나오는 습지. 넓은 습지가 펼쳐 있지는 않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면 습지인줄 모르고 가게 된다. 습지와 함께 흐르는 맑은 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 岳沢湿原_Dakesawa습지 >< 다케사와습지는 목도가 잘 정비되어 있다. >
[ 明神池_Myojin-Ike ]
가미코치를 간다면 여기까지는 가야한다. 그냥 예쁜 연못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신사 안에 있는 연못으로 경치만 구경하지 않고 참배를 한다. 穂高神社奥宮의 경내라고 한다. 穂高神社(하타카신사)는 安曇野市(나가노현 아즈미노시)에 본궁이 있는 신사로 가미코치에 奥宮이 있고 또 다른 산 정상에도 별궁이 있어 ‘일본알프스의 총진수‘라고 불린다고 한다. 여기를 와서 연못에 들어가려면 신사 참배를 위한 입장료를 내야 한다.
< 묘진이케 입장권 – 실제로는 穂高神社奥宮 입장료이다. >
明神池_Myojin-Ike는 2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一の池와 二の池가 붙어 있다.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 것은 1번 연못(一の池) 안쪽으로 목도가 있고, 그 끝에 작은 鳥居(도리이)가 있다. 그 날은 토요일이어서 참배하는 일본인들의 줄이 매우 길었다. 여기에는 항상 작은 배가 있는데 이 또한 신과 관련된 의미가 있으며 매년 10월 8일에 축제가 열리고 이 배를 타고 연못을 도는 의식이 거행된다고 한다.
< 明神池_Myojin-Ike에 참배하는 일본인들, 2024년 10월 >
1번 연못은 조용하고 평안한 느낌이라면 2번 연못은 좀 더 신비한 느낌을 많이 준다. 영화에 나오는 신선의 연못과 같은 느낌이다. 일본에는 수 많은 멋진 호수와 연못 들이 있다. 하지만 이 가미코치의 묘진이케는 좀 더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신사의 경내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오래 머물며 1,2번 연못의 경치와 분위기를 온 몸에 담아 보았다.
< 明神池_Myojin-Ike 1번 연못(一の池) >< 明神池_Myojin-Ike 2번 연못(二の池) >< 明神池_Myojin-Ike 2번 연못(二の池) >< 明神池_Myojin-Ike 2번 연못(二の池) >< 묘진이케에서 10월에 열리는 축제, 穂髙神社奥宮例大祭에서 배가 호수를 주유한다. 이미지 출처: https://www.kamikochi.or.jp/ >< 묘진이케 근처에 있는 明神橋_Myojin-Bashi, 左岸으로 오게되면 이 다리를 건너 묘진이케로 간다. 2024년 10월 >
위 사진처럼 묘진바시 주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일본인들이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해결한다. 주먹밥을 먹는 일본인도 있지만, 버너로 물을 끓여 컵라면을 먹는 일본인도 있었다. 우리도 미리 준비해 간 데운 즉석밥과 간단한 반찬으로 점심을 했다. 묘진이케의 신사 경내에 작은 음식점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하고 일식이 입에 안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요기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 묘진바시에서 바라본 위쪽의 경치 >
가미코치의 주요 Spot들을 살펴 보았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가미코치는 보통 묘진이케를 보고 돌아오는 코스로 한다. 아래 안내도처럼 河童橋_Kappa-Bashi를 중심으로 아래쪽의 大正池_Taisho-Ike, 위쪽으로는 明神池_Myojin-Ike를 둘러본다.
< 가미코치 보행로 지도. 출처: Kamikochi Official Web Site >
위 공식 안내도에서도 위에서 얘기한 Spot 들을 알려주고 있다. 위 안내도에서 왼쪽의 살구색은 スニーカー 可, 즉 스니커즈 가능, 가벼운 신발도 괜찮다는 얘기이고, 오른쪽의 연두색 구간은 トラッキングシューズ 推薦(트래킹슈즈 추천)으로 좀 더 험해진다는 걸 알수 있다. 실제로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 정도도 괜찮다.
보통 上高地バスターミナル_Kamikochi Bus Terminal을 기점으로 하는데, 오른쪽으로 묘진이케까지 왕복 2시간, 왼쪽 大正池_Taisho-Ike까지 왕복 2시간을 잡으면 된다. 우리는 시간을 좀 아끼고자 버스를 타고 大正池_Taisho-Ike에서 내려 버스터미날을 거쳐 묘진이케를 다녀오는 루트로 잡았다. 사전 계획에서도, 다녀오고 나서도 나의 추천코스는 아래와 같다. 세 시간 정도의 걷기면 충분하니 휴식과 식사 등을 고려하면 네다섯 시간이다. " 버스 타고 大正池_Taisho-Ike 정류장 하차 - 大正池_Taisho-Ike - 田代池_Tashiro-Ike - 田代橋_Tashiro-Bashi - ウエストン碑_웨스턴비 - 河童橋_Kappa-Bashi - 梓川左岸 - 明神池_Myojin-Ike - 梓川右岸 - 河童橋 - バスターミナル – 버스 타고 주차장 복귀 "
河童橋_Kappa-Bashi에서 明神池_Myojin-Ike까지 가는 길은 아즈사가와의 아래쪽을 걷는 左岸이 있고 위쪽을 걷는 右岸이 있다. 보통은 갈 때와 올 때 다른 길을 택하게 되는데.... 이번에 左岸으로 올라가려다 아래 사진처럼 길이 막혀 어쩔 수 없이 右岸으로 올라가고 내려왔다.
< 左岸이 막혔으니 右岸으로 왕복하라는 안내 >< 묘진이케 가는 우안 길은 대부분 목도로 잘 정비되어 있다. >< 묘진이케가 가까워지면 우안 길은 물이 가까워진다. >< 묘진이케에서 내려와 갓파바시 근처에서 휴식하며 사먹은 애플파이, 훌륭했다. >< バスタ ー ミナル, 버스터미널 - 규모가 크고 여러 곳으로 버스 노선이 있다. >< 산책로에 종이 있다. - 곰 등 야생동물에게 사람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종소리를 낸다. >
上高地_Kamikochi는 행정구역으로는 長野県_Nagano현 松本市_Matsumoto시에 속해 있다. 가는 방법은 松本市_Matsumoto시에서 또는 岐阜県_Gifu현 高山市_Takayama시 쪽에서 갈 수 있다. 우리는 高山市_Takayama시에 숙소를 잡고 하루 일정으로 다녀왔다. 전 구역이 일반 차량의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버스나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高山市 방면에서 오면 あかんだな駐車場_Akandana주차장에, 松本市 방면에서 오면沢渡駐車場_Sawando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한다. 택시가 편하겠지만 비용을 생각하면 4인이라도 버스가 낫다. 버스는 30분에 한 대씩 있다. 아래 안내에서 자세하게 알아보고 가는 게 좋다. https://www.kamikochi.or.jp/access/
이전에는 나가노 쪽에서 와서 沢渡駐車場_Sawando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버스를 탔었다. 이 쪽 방문객이 훨씬 많은지 沢渡駐車場_Sawando주차장은 1,2,3,4 주차장이 있다. 버스는 각 주차장을 들러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 간 あかんだな駐車場_Akandana주차장은 조금 더 작고 버스 타는 곳은 한 군데이다.
< あかんだな駐車場 _Akandana 주차장 >
あかんだな駐車場_Akandana주차장은 平湯温泉_Hirayu온천 마을 바로 위에 있다. 일본에서 트래킹의 마무리는 온천욕이다. 규모가 매우 큰 온천 시설인 ひらゆの森_HirayunoMori에서 온천욕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 히라유노모리 온천 - 노천탕이 7개 이상으로 규모있는 온천이었다. >
일본 도시 여행이 아닌, 경치 좋은 명승을 추천하라면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이 가미코치이다. 다양한 경치를 즐기며 어렵지 않은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명소. 아마 네 번째 방문의 기회를 노년에 만들 것이 분명하다.
판데믹이 지나고 일본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소도시 항공편이 생기면서 静岡_Shizuoka 로 들어가는 여름휴가를 계획했다. 후지산 주위는 전에 둘러봤기 때문에 후지산 북쪽의 山梨県_Yamanashi현 주위 그리고 秩父多摩甲斐国立公園[Chichibu-Tama-Kai National Park]를 가보기로 하고 올라갈만한 산을 찾던 중 발견한 2,601M의 봉우리 北奥千丈岳_키타오쿠센조다케. 그리고 꿈의 정원이라는 예쁜 이름이 붙은 산속에 가보았다.
< 夢の庭園 - 꿈의정원, 2023년 7월 29일 >
2,600M를 한 시간 만에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등산은 한 시간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높이 올라가야 하는 만큼 뭔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가는 방법은 아래 야마나시시 관광협회 사이트에 잘 나와 있다.
우선 大弛峠_OodarumiTouge까지 차로 가야 한다..위 안내지도에 오오다루미토게는 2,365M 높이로 일본에서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라고 한다. 그만큼 가는 길이 험난하다. 야마나시 시내에서 219번 도로를 타고 올라가다보면 매우 구불구불한 길로 바뀌는데 위 지도에 クリスタルライン [크리스탈라인]이라고 이름되어 있다. 시내를 벗어나 1시간 20분 정도를 구불구불한 산길로 올라가는 것이다. 중간에 琴川ダム[Kotogawa Dam]이 나온다. 이 인공호수의 이름은 乙女湖라 한다. 잠깐 들러 댐과 호수를 둘러봤지만 평범하다. 사무실 건물에 깨끗한 공중화장실이 있으니 산에 올라가기 전 들러 쉬어가는 것이 좋다.
< 琴川ダム - Kotogawa Dam >
여기서부터는 일반도로가 아니라 林道이다. 지도에도 11인승 이상은 갈수 없고, 포장도로이지만 길이 좁아 마주 오는 차를 주의하며 가라고 안내하고 있다. 실제로 마주오는 차를 피해 멈춰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평일이라면 차량이 많지 않아 괜찮겠지만, 주말에는 꽤 많은 차가 다녀 조심해야 한다. 고개에 올라가면 30대 정도의 주차장이 있다. 하지만 주말에는 차가 많아 길 가에 주차되어 있는 차도 많다고 들었다. 실제 올라간 7월 29일이 토요일이어서 우리도 길가에 주차했었다. 아래 시내는 최고 35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운 날이었지만 이 고개가 이미 2,365M이니 공기가 매우 시원하고 상쾌하다. 오전 11시 경이었는데 상당수의 일본인들이 이미 산에서 내려와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이 고개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꿈의정원 쪽이고 왼쪽으로 가면 金峰山_KinpuSan (2,599M)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이다. 지도에 2시간 반으로 되어 있으니 보통의 성인 남자라면 2시간 정도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오른쪽 꿈의정원 쪽으로 출발한다.
< 大弛峠 _OodarumiTouge의 안내도 >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바로 大弛小屋이 나온다. 작고 허름한 집이지만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판다. 바로 계단길이 나온다. 올라가다 보면 계단길과 돌길이 계속되는데 등산로가 깊이 파인 걸 보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등산로라는 것을 알수 있다. 조금 가다보면 꿈의정원으로 가는 길과 정상 쪽으로 가는 길의 분기점이 나오는데 우리는 내려오면서 꿈의정원을 들리기로 하고 바로 정상 쪽으로 향한다. 등산로 주위에 예쁜 꽃들이 져 꽃봉우리들이 떨어지고 있다.자료에 나오는 ハクサンシャクナゲ [白山石楠花]다. 7월 중순까지 한창이라고 했으니 7월 말인 지금은 그 아름다움을 찾아보기 어렵다. 낯설지 않다. 전에 大台ヶ原_Odaigahara 글에서 소개했던 シャクナゲ [石楠花] 중에서 흰색으로 피는 종이다.
< 소옥에서 출발하여 등산로 초입 >< 등산로의 돌길 -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지 파여있다. >< 올라가는 등산로에서의 갈림길, 오른쪽으로 가면 꿈의정원 >< 등산로 중간의 목도 계단 >
한참 동안은 제법 심한 경사로 올라가고 탁 트인 능선이 나오면서 한숨 돌려본다. 바람은 매우 시원하고 주위 경치는 전형적인 고산지대의 모습이다. 능선길을 조금 올라가면 두 봉우리로 올라가는 분기점이고 나무 벤치에서 잠시 쉬어간다. 오른쪽은 2,601M 北奥千丈岳_Kitaokusenjodake 이고, 왼쪽은 2,592M 国師ヶ岳_Kokushigadake 이다. 힘들어하는 둘째를 놔두고 첫째와 함께 北奥千丈岳에 오른다. 10분도 안 걸려 정상에 도착한다. 역시 높은 정상에 오르는 기분은 뿌듯하다. 누구나 그렇듯 정상에서 주위를 바라보며 머릿속을 비워본다. 정상 표지목에 최고봉이라 써있다. 사실 등산로 경로에 위치한 国師ヶ岳과 金峰山이 주봉이고 이 봉우리는 등산로에서 살짝 옆에 있지만 이 奥秩父 지역에서의 최고봉이다. 정상에서 내려와 国師ヶ岳을 다녀올 예정이었지만, 둘째가 힘들어하여 하산하기로 하였다.
< 이제 급경사는 없고 능선길로 정상으로 향한다. >< 정상을 바라보며, 2,600M가 가까워져 나무들의 모습도 변했다. >< 정상으로 향하는 길>< 정상 바로 아래, 오른쪽은 2,601M 北奥千丈岳_Kitaokusenjodake 이고, 왼쪽은 2,592M 国師ヶ岳_Kokushigadake >< 2,601M 北奥千丈岳_Kitaokusenjodake 정상 >< 정상에서 바라본 주위 경치 >
< 정상에서 바라본 주위 경치 >
내려오면서는 갈림길에서 꿈의정원으로 향한다. 이름이 참 멋지다. 소개에 이 곳에 큰 화강암군이 있고 바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꿈처럼 아름답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앉아 쉴수 있는 벤치도 마련되어 있고, 아내와 딸들은 큰 바위 위에 올라 파노라마 전망을 즐겼다. 청명한 하늘과 발 밑으로 펼쳐진 고산의 멋진 푸르름은 언제 봐도 멋지다.
< 꿈의정원에서 大弛峠 _OodarumiTouge 주차장이 보인다. >< 꿈의정원 바위 위에서 사이좋게 경치를 즐기고 있는 아내와 큰 아이 >< 아내는 꿈의정원 바위 위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
급하게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1시간 정도 걸렸다. 안내도 1시간이었는데 조금 빠른 걸음으로 온다면 40분에도 올라올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안내처럼 난이도 초급의 쉬운 등산로는 아니다. 등산화를 꼭 갖추고 올라오는 것이 좋다. 내려오는데는 30분이면 충분하다. 내려와 大弛小屋에서 음료수를 사 마시며 쉰다. 음료수는 냉장고가 아닌 물 속에서 꺼내준다. 하지만 충분히 시원하다. 이 산속에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판다. 일본말로 ソフトクリーム (소후토쿠리무). 산속에서의 아이스크림이지만 아이들은 아주 맛있다고 했다. 주위에 텐트를 치고 야영할수 있는 곳도 몇 곳 보인다.
차로 甲府_Kofu 시내에 있는 숙소까지 두 시간 이상 걸린다. 이제 예전처럼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기는 힘들어 이 날의 일정은 이것으로 마무리.
이번 2023년 1월, 나오시마를 위주로 한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일본 여행에서 간단한 식사와 술 안주로 닭꼬치를 가끔 즐기는데 시골의 경우 의사 소통이 어렵고, 메뉴판 읽기도 어려워 아쉬운 경우가 많았다. 미리 메뉴에 대해 살펴보고 가기도 하지만 일본 글자와 말로 주문하기가 쉽지는 않아 여기에 정리하고 필요할 때 사용해 보려 한다.
焼き鳥_やきとり - 야키토리, 우리는 보통 야끼도리라고 하는 음식은 글자 그대로의 뜻은 구운 닭이다. 鳥은 "새 조"이지만 음식에서는 닭을 얘기한다. 정확히 닭은 鶏_にわとり - 니와토리, "닭 계"이지만 보통 토리라고 한다. 그리고 꼬치구이는 串焼き_くしやき - 쿠시야키, "꿸 관"을 써서 표현한다. 음식점에 따라서 닭과 다른 재료로 꼬치구이를 팔면서 그냥 焼き物(구이류) 또는 串焼(꼬치구이)로 표현하는 말이 다르기도 하다.
아래 사진은 이번에 倉敷_Kurashiki 에서 갔었던 나름 유명한 "金平_Kinpei" 라는 꼬치집이다. 메뉴판은 번역기를 돌려도 완전한 이해는 어렵다. 이 집의 꼬치는 크기가 큰 편이다. 일본에서도 작은 고기를 꽂는 경우도 있고 크게 꽂아 굽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큰 꼬치가 더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아한다. 닭꼬치도 좋지만 돼지고기를 이용한 꼬치도 좋아한다. 킨페이에서는 파의 흰 부분을 이용한 꼬치구이 白ねぎ도 맛있었다.
< 倉敷_Kurashiki 의 "金平_ Kinpei" 원조 야키토리라는 문구와 酒亭이라고 써있다. 酒亭은 술집이라는 뜻인듯한데 사전에 나오지는 않는다. 2023년 1월 >< 倉敷_Kurashiki 의 "金平_ Kinpei"의 메뉴판 >< 金平에서 즐긴 꼬치, 위가 1번 메뉴 닭꼬치 かしわ, 아래는 돼지간 구이인 きも(豚レバー), 이 집은 기본이 소금양념(시오)이다. 2023년 1월 >
일본에서는 닭의 다양한 부위를 구분하여 음식 재료로 활용하는 듯 하다. 구이의 재료를 정확히 이야기하고 양념까지 정할 수 있다면 좋다. 가장 무난한 부위는 넓적다리 살인 もも(모모)이다. 양념은 보통 구이집에서 미리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타레나 시오(소금)으로 바꿔달라고 할 수도 있다.
< 야키토리 집에서 이 정도 용어면 충분할 듯 하다. >
< 닭 부위에 대한 설명도, 출처 : https://www.3030.co.jp >
전에 몰랐던 말이 若이다. 若鳥는 어린 닭, 우리 말로 영계를 의미한다. 킨페이의 메뉴판에서도 어린 닭 若鳥(와카도리)와 큰 닭 親鳥(오야도리)를 구분하고 있다. 이 구분은 달걀을 낳기 전과 후로 구분하는 듯 한데, 와카도리는 부드럽고 풍부한 육즙의 맛, 오야도리는 씹는 맛과 좀더 기름진 맛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닭꼬치 구이집을 찾기 쉽지 않다. 간혹 일본에서 배워온 요리사들이 하는 꼬치구이 집들이 있는데 오래 못가는 경우도 많았다. 아마도 꼬치를 굽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그러지 않나 싶다. 일본 꼬치집에서 꼬치를 굽는 걸 보고 있으면 자주 돌려주어야 하는 고된 작업이었다. 손님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구워주는 주방장과 몇 마디 나누며 먹는 재미도 있었다.
일본 자유여행, 그것도 자연을 찾아 시골 구석구석을 다니려면 교통이 제일 큰 문제이다. 대중 교통 특히 철도가 발달해 있는 일본이지만, 시간과 비용을 생각한다면 비효율적인 경우가 대부분. 렌터카가 더 편하고, 혼자가 아니라면 더 경제적이다. “일본 여행 갑니다. 렌터카 빌려서 다닐 겁니다” 하면 대부분 “운전 괜찮아?” 하고 물어본다. 물론 쉽지 않다. 렌터카 여행 18번, 주행거리 1만km이상의 경험자로서 쉽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다른 자료들이 너무 어렵게 설명하거나 핵심을 빗나간 듯해서.
좌우가 반대
모두가 알고 있듯 일본에서는 자동차가 좌측통행을 한다. 운전석이 차의 오른쪽. 그럼 운전하는 방식은. 간단히 말해 발은 우리와 같고, 손은 반대다. – 발이 반대라면 운전하기 매우 어려울 듯하다. 기어봉이 왼쪽에 있으니 손은 반대가 된다. 즉 깜빡이를 오른손으로 조작해야 한다(일부 차종은 다른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 처음 운전을 하고 깜빡이를 켜면 와이퍼가 움직인다.
차가 좌측통행을 하니 잘못하면 역주행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차량 통행이 거의 없으면 더 헷갈리게 된다. 사고는 주로 교차로에서 회전하면서 차로를 잘못 찾아 들어가 생긴다. 따라서 교차로 특히 4거리가 나오면 “우회전은 크게, 좌회전은 작게” 이 생각을 하면 좋다.
< 우회전은 크게, 좌회전은 작게 >
좌우만 바뀌면 쉬운데
좌우가 바뀌는 부분은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데. 더 어려운 부분은 신호체계와 이에 따른 운전관습이다.
쉽게 이 원칙 하나만 유념하자. “원형 신호등은 모든 방향에 대한 지시, 화살표 신호등은 특정 방향에 대한 지시. 둘 다 있으면 당연히 화살표 신호등 우선” 그리고 비보호 체계.
몇 가지 경우로 위 원칙을 적용해 보자.
1.빨간 원형 신호등만 켜져 있는 경우
모든 방향에 대해 진행 금지이다. 따라서 좌회전(한국의 우회전에 해당)도 하면 안 된다. –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경우이다.
2.녹색 원형 신호등만 켜져 있는 경우
모든 방향에 대해 진행 가능이다. 그러나 좌회전, 우회전은 비보호이다. 좌회전(한국의 우회전에 해당)이 가능하지만 바로 나오는 보행 횡단보도가 보행 가능 녹색 신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보행자가 있으면 좌회전을 하면 안 되는 비보호 좌회전이다.
우회전(한국의 좌회전)도 비보호로 가능하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4거리에서 비보호 좌회전에 익숙하지 않은데 일본에서는 비보호 우회전에 익숙해져야 한다. 규모 있는 사거리에서는 대부분 직진 신호 이후에 보호 우회전 신호를 준다.
3.화살표 신호가 많다.
일본 신호등은 기본 녹황적의 3색 신호등에 필요한 경우 아래쪽에 화살표 신호등을 추가한다. 앞에 말했듯이 이 화살표 신호등이 원형 신호등에 우선하다. 그래서 적색 원형 신호등에 녹색 우회전 신호가 있으면, 보호 우회전 신호이다. 녹색 원형 신호등에 적색 우회적 신호가 있으면, 비보호 우회전 금지 교차로이다.
4.비보호 우회전에 익숙해지자.
좌회전은 빨간 불에 하면 안 되고, 파란 불에 보행 신호 조심하며 하면 된다. 우회전은 비보호 신호에 해야 하니까 조금 더 조심해야 한다. 만일 신호등이 원형 초록불만 들어와 있다면 비보호 우회전이다. 이 때 가만있으면 아마 뒤차가 빵빵할 수 있다. 차를 최대한 앞으로 빼 기회가 되면 바로 우회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유도차선이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비보호 우회전을 좀 더 쉽게 하는 방법은 마주 보고 오는 차에 집중하는 것이다. 마주보고 오는 차가 없으면 바로 우회전하면 되는데, 이 때 우회전 직후 만나는 횡단보도가 보행 녹색 신호인 경우가 많으니 보행자에 주의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우회전 가능한 경우는 녹색 원형 신호등만 켜져 있는 경우이거나, 녹색 우회전 신호등이 켜져 있는 경우이다.
화살표 신호등 없이 녹황적 3색만 있는 경우에는 원형 녹색불에서 비보호 우회전을 할 수밖에 없다. 보호 우회전 신호는 없다는 얘기다.
< 일본 신호등 - 한국과 반대로 오른쪽이 빨간 불이다. 위 왼쪽 그림은 직진 / 좌회전은 허용, 우회전은 금지이다. 오른쪽 그림 - 3색 신호등 밑에 우회전 신호가 붙어 있는 등이 가장 흔한 사거리 신호등이다. 직진 / 좌회전 금지, 우회전 허용이다. >< 일본 사거리의 흔한 유도선 모양, 비보호 우회전을 위한 유도차선이 사거리 중앙까지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
5. T자 삼거리인데 우회전 신호가 없다.
T자 삼거리에는 우회전 신호가 없다. 왜냐하면 원형 녹색 신호가 바로 우회전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T자 삼거리에서는 원형 녹색 신호등에 좌회전, 우회전을 하면 된다.
6.다 왔는데, 목적지가 길 건너편이다.
네비게이션으로 운전하면 흔히 겪는 일이다.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실제로는 길 건너편이라 차로 들어가기 어려운 경우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 반대편 차량에 주의하여 그냥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넓은 대로의 경우는 어렵겠지만. 그리고 왕복 2차로의 넓지 않은 길에서는 중앙선이 실선이 경우에도 넘어가는 차가 매우 흔하다.
7.U턴 – 필요하면 하자. 금지 표지판이 없으면 괜찮다.
이 정도 표시는 알고 다니자.
교통 표지판이나 노면 안내 그리고 다른 안내판에 적힌 문구 중에서 많이 나오는 아래는 알고 다니면 도움이 된다. 한자와 가타카나를 알면 쉽게 알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으니.
止まれ 일단 정지
徐行 서행
停止線 정지선
この先 앞,전방(아래 문구 들과 같이 사용하여 전방 안내를 한다.)
行き止まり 더 갈 수 없음.막다른 길
工事中 공사중
幅員減少 도로폭 줄어듦
スピード落とせ 속도를 낮추시오
急カーブ 급커브
일본의 하이패스 ETC
일본의 유료도로의 Toll gate를 지날 때 한국의 하이패스와 같은 것이 ETC이다. 대부분의 렌터카에는 ETC 단말기가 달려있지만 ETC Card가 필요하다. 렌터카 오피스에서 빌려주기도 하는데 수량이 넉넉하지 않아 없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 ETC를 사용하면 편하기도 하고 요금 할인도 받을 수 있다. 현금으로 할 경우 할인이 전혀 없는데 ETC는 시간에 따라 할인이 변한다. 통행료가 우리나라보다 몇 배는 높은 일본에서 ETC 할인은 매우 유용하다. Toll Gate에서 아래 그림처럼 보라색으로 ETC를 표시한다. ETC 카드를 넣지 않은 차의 경우 一般(일반) 표시에 아래 녹색 신호등이 들어온 Gate로 들어가야 한다.
< 일본 유료도로 Toll Gate의 ETC/일반 구분 >
차로(車路) 가운데로 다니자.
차량은 당연히 차로 가운데로 다녀야지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그런데 한국 좌측 운전석의 감각으로 운전하면 차가 왼쪽으로 치우치게 된다.이렇게 되면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가 불안하게 된다.운전하면서 백미러로 양쪽 차선과의 폭을 확인하면서 중앙을 유지해야 한다.내 생각에는5천km 정도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중앙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예전에 올린 하치만타이 글(https://idealgas.tistory.com/6)에 중요한 것이 빠져있었다. 얼마 전 오래된 폰을 정리하다 발견한 소중한 video. 하치만타이 정상을 아이들과 산책했던 순간. 고요함 속에 울려 퍼지는 새 소리와 아이들의 웃음 소리. 이 영상을 보면 다시 한 번 이 하치만타이 정상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일본을 여행하며 다양한 숙소에 묵어 봤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숙소 하나를 꼽으라면 이 곳이다. 약간은 무서운 경험을 했던 숙소여서 꼭 글을 남기고 싶었다. 2012년 여름 四国_Shikoku 여행 일정을 짜면서 험한 계곡의 멋진 경치로 유명한 大歩危_Oboke와 小歩危_Koboke를 본 후 지낼 숙소를 찾다가 시코쿠 중앙부 험한 산속의 숙소를 예약 사이트에서 발견하여 잡았다. 당시에 예약 확정을 위해 전화 통화가 필요했는데 일본어를 잘하는 지인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그의 말이 “사투리가 심해서 대화가 어렵다. 예약은 잘 잡혔다”였다. 어느 나라나 지역 사투리가 있지만, 시코쿠 그 중에서도 험한 산속 마을 사람의 말은 사투리가 매우 심했다는 얘기다.
그 숙소의 이름은 龍宮崖コテージ 또는 竜宮崖公園・コテージ (Ryugugake-Cottages)
이 숙소에 대한 자료를 뒤늦게 찾다 2017년에 올라온 유튜브 영상을 발견했다. 이 영상으로 이 숙소가 얼마나 험한 곳에 있는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특히 바로 옆 계곡이 매우 심한 경사로 깊다. 이 V자 계곡이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인데 위에서 계곡 아래까지 내려가다 중간에 포기할 정도록 그 깊이가 대단했다.
< Ryugugake 코티지의 위치. 시코쿠 섬 한 가운데 깊은 산속이다. Google Map >
용궁, 언덕 애, 오두막 Cottage, Rygugake공원산장 정도로 해석하면 되지만, 이 숙소를 제외하고 특별한 시설은 없었다. 그런데 희한한 점은 龍宮崖公園観光案内所(용궁애공원관광안내소)가 근처에 있다는 것이다. 굳이 별도로 관광안내소를 둔 이유를 못 찾겠다. 하지만 이 안내소가 없었다면 그 날 이 숙소를 못 찾아갈 뻔 했다. 당시 大歩危_Oboke를 본 후 간단히 장을 보고 숙소로 들어가려 했다. 이틀 밤을 묵어야 하니 먹거리가 많이 필요했다. 하지만 가는 도중에 편의점도 없고 마을 구멍가게에서는 장을 보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남쪽 도시 쪽으로 내려가 장을 보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高知市_Kochi 까지 내려가게 되었고 왕복 140km, 3시간이 넘는 긴 여정이 되어버렸다. 돌아오는 길에 날은 어두워지고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숙소 근처의 도로는 험한 산기슭을 깍아 만든 왕복 2차선이 확보되지 않은 산길이었다.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비켜줄 지점을 찾아야 하는 그런 좁은 길. 그런데 네비게이션이 안내한 최종 목적지에는 아무것도 없는 산속. 낭패였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 아이들은 겁에 질리기도 했다. 불빛 하나 볼 수 없는 정말 험한 산속, 강한 비, 좁은 길 최악의 조건이었다. 숙소 예약 바우처를 보며 답을 찾다위 관광안내소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찾아갔다. 안내소는 시골집에 딸린 조그만 사무실이었다. 들어가 직원인듯한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숙소 바우처를 보여주니 가는 방법을 설명한다. 당연히 우리는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 아주머니는 이내 포기하고 자동차 키를 가져오더니 따라오라 한다. 얼마 가지 않아 곧 숙소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2km도 되지 않는 거리였다. 아주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숙소 주인장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한다. 우리에게 시계를 가리키며 길게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왜 이리 늦었냐, 걱정했다 이런 얘기를 하는 듯했다. 관리동에서 숙소동(총 6개의 독립된 목조 숙소 중 하나)까지 안내 받아 올라가던 길도 역시 매우 구불구불한 좁은 길, 심한 비와 칠흑같은 어둠 속에 올라가다 차 바퀴 하나가 길가 배수구에 빠져버렸다. 다시 한번 낭패. 곧 주인장이 작은 트럭을 몰고 오더니 굵은 각목으로 바퀴를 바쳐 빠져나올 수 있게 해준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튿날 날이 밝은 후 보니 정말 깊은 산속의 숙소였다. 특히 옆 계곡을 구름다리 위에서 바라보니 엄청 아찔했다.
< 보이는 건물이 관리동이고 그 오른쪽 위편 숲 속에 숙소동들이 있다. 2012년 8월 >< 구름 다리에서 본 계곡의 모습, 내려가 보려다 중간에서 멈추고 돌아올 정도로 깊다. >< 숙소동의 모습, 울창한 숲속 목조 건물이라 약간은 습하고 쉽게 어두워 진다. >
원래 계획은 이튿날 剣山[Mount Tsurugi]에 가서 리프트를 타고 간단한 등산으로 좀 높이 올라가 보려 했으나, 전날 힘들었기 때문에 좀 더 가깝고 편한 모노레일을 탔다. 깊은 숲 속을 천천히 오르내리는 모노레일을 아이들이 좋아했던 기억이다. 도중에 야생 원숭이도 볼 수 있었다. 일본 깊숙한 산속을 여행하다 보면 가끔 야생 원숭이를 볼 기회가 있는데 매우 위험한 동물이니 가까이 가서는 안된다.
일본 여행을 검색하다 보면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검은 점이 박힌 붉은 호박, 노란 호박 사진이 있다. 그리 크지 않은 조형물이 바닷가 풍경과 어울려 멋진 연출을 만들어내는 나오시마의 명물이다. 작은 섬 하나를 예술 작품으로 꾸민 直島_Naoshima를 10년만에 곧 다시 찾아간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반만의 일본 여행이라 온 가족이 설레고 있다.
말 그대로 땅속에 지은 地中美術館[Chichu Art Museum]이 있는 나오시마 섬은 부속 도서를 포함한 면적이 14km2 정도에 인구가 3,000명 정도인 조그만 섬이다. 이 섬이 미술관으로 꾸며진 역사는 약 30년 정도로 그리 길지 않다.
< 나오시마 宮ノ浦_Miyanoura에 있는 붉은 호박( 赤かぼちゃ ) , 2012년 7월>
섬 直島_Naoshima
< 直島_Naoshima, 출처; Google Map >
위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혼슈와 시코쿠 사이 瀬戸内海_Setonaikai에 있는 섬이다. 지리적으로는 혼슈의 岡山県_Okayama현에 더 가깝지만, 행정구역 상으로는 시코쿠의 香川県_Kagawa현에 속해 있다.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섬이어서 배로 들어가야 한다. 들어가는 배는 오카야마현 玉野市_Tamano시의 宇野港[Uno Port]에서 페리로 약 20분 또는 시코쿠 高松港[Takamatsu Port]에서 약 50분이다. 2012년에는 시코쿠 여행 중에 다카마츠항에서 들어갔지만 이번에는 우노항에서 들어가기로 했다. 자동차와 함께 배로 들어갈 수 있으니 렌터카 여행도 가능하다. 배편 예약은 아래 site에서 하면 된다.
전기자전거 대여도 가능해 체력을 아끼며 다닐수 있다고 한다. 2012년에는 다카마츠항에 차를 놓고 들어와 버스를 타고 다녔다. 더운 여름이어서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 다카마츠항에서 배 타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 2012년 7월 >
이 섬은 근대에 금속 제련 시설 등이 들어서며 산업화와 침체기 등을 겪었는데 지금도 섬 북쪽 절반은 제련소 등 산업 시설이 있다. 그래서 관광은 주로 섬 남쪽 절반이다. 섬이 침체기에 들어선 이후 어떻게 살릴까 하는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당시 나오시마 촌장과 ベネッセコーポレーション[Benesse Corporation] 창업자 후쿠타케 테츠히코의 의견으로 섬을 문화적인 장소로 만들기로 하고 일본의 유명한 건축가 安藤忠雄[Ando Tadao]의 마스터 플랜으로 섬을 가꾸기 시작한다. 1989년 直島国際キャンプ場[나오시마국제캠프장]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1992년 호텔과 미술관이 합쳐진 ベネッセハウス[베네세하우스]를 열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된다. 이 나오시마 문화촌 프로젝트의 이름이 나중에 “Benesse Art Site Naoshima”가 된다.
1998년 家プロジェクト[집프로젝트]를 시작하고 2004년 地中美術館[Chichu Art Museum] 개관, 2010년 李禹煥(リ ウファン)美術館[이우환미술관] 개관, 2013년 ANDO MUSEUM 개관, 2016년 옆 섬에 豊島シーウォールハウス[Teshima SeaWall House] 개관까지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Benesse Art Site Naoshima”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benesse-artsite.jp/about/history.html
< 地中美術館 Chichu Art Museum, 출처 : https://www.benesse-artsite.jp/ >
< Benesse House의 숙소 건물 중 하나인 ベネッセハウス ビ ー チ [Benesse House Beach], 출처;:https://www.benesse-artsite.jp/ >
베네세하우스는 “Benesse Art Site Naoshima”의 핵심 시설로 숙소와 미술관이 합쳐져 있다. 본관인 ミュージアム[Museum]가1992년에 들어서고 이후 숙박동인 「オーバル」(Oval, 오발), 「パーク」(Park, 파크), 「ビーチ」(Beach, 비치) 그리고 레스토랑인 「テラス」(Terrace, 테라스) 등이 추가되었으며, 건물 안팎으로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호화로운 시설에 맞춰 그 숙박료는 매우 높아서 웬만한 특급호텔을 넘는다. 나중에 이 시설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함께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한 번 묵고 싶은 곳이다. 숙박을 하지 않아도 전시된 작품은 유료로 관람할 수 있다.
< Benesse House; 근처 바닷가와 노란 호박 , 2012년 7월 >
地中美術館 Chichu Art Museum
< 地中美術館; Chichu Art Museum, 출처;:https://www.benesse-artsite.jp >
말 그대로 땅 속에 지은 미술관이다. 위 사진처럼 땅 위쪽으로 연결된 부분이 있어 자연 채광 등이 그대로 작품이 되는 구조이다. 지난 2012년 더운 여름에 어린 두 딸과 함께 미술관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아티스트와 건축가가 서로 구상을 맞추며 작품과 공간을 만들어낸 이 미술관이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미술관 입장은 15분 간격 8명 제한으로 한다. 따라서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요금도 2,100엔으로 작지 않은 금액이지만 15세 이하는 무료이다. 즉 중학생까지 무료. 일본에서는 이런 시설에서 한국보다 훨씬 나은 학생 우대를 제공한다.
이번 방문에서는 첫날 저녁 나이트프로그램을 추가로 보려 한다. ジェームズ・タレル (James Turrell)의 작품 “Open Sky”를 일몰 시간에 맞춰 45분간 정적 속에서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금/토요일에만 운영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번에 마침 토요일 방문으로 맞출 수 있었다.
< 地中美術館 입구에서 두 딸을 안고, 2012년 여름 >
미술관 안에서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 벽에 걸린 회화나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감상하는 보통의 미술관과는 달리 공간 자체가 작품인 경우가 많고, 미술관 전체가 작품이기 때문에 이동하는 통로 등도 관심을 가지고 보면 좋다. 주요 작품과 작가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아래 site에서 확인해 보고가면 좋겠다.
이우환? 한국 사람 맞다. 한국에서 대학을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평론 및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일본 현대미술의 큰 흐름인 「もの派 = 物派」(모노파)를 이론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2010년 나오시마에 미술관이 열리고 이후 두번째 개인 미술관으로 2015년에 부산시립미술관 별관인 이우환 공간(Space Lee Ufan)이 생겼다. 2019년 이우환공간에 BTS RM이 다녀가 유명해졌다는 얘기가 있는데. BTS의 영향력이란 참.
마치며
나오시마는 매우 작은 섬이다. 그 안에 숙박 시설도 매우 제한적이고, 마트도 일찍(오후 5시?) 닫는 한 곳 밖에 없으며, 편의점도 하나 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일찍 닫는다고 한다. 시끌벅적한 레저를 즐기는 곳이 아닌, 미술과 자연을 감상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곳이다. 지중미술관이 자연을 해치지 않기 위해 땅속으로 들어가고, 베네세하우스는 아름다운 세토내해(瀬戸内海)를 바라보며 주위 풍광과 어우러져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AirBnB로 예약한 일본 가정집을 개조한 숙소에 묵는다. 따뜻한 남쪽(위도 상으로 부산보다 남쪽이다.)이지만 다다미방의 추위가 약간 걱정이다. 10년 전에는 숙박하지 않고 다녀오는 일정이어서 지중미술관 관람 정도 밖에 못했지만, 이번에는 3일 동안 머물면서 섬을 두루 살펴볼 계획이다.
瀬戸内海__Setonaikai (Seto Inland Sea)
일본 혼슈 서쪽, 규슈, 시코쿠 사이에 둘러싸인 바다. 세토내해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조류가 강하기로 유명하다. 大鳴門橋(Onaruto Bridge, 혼슈 효고현과 시코쿠 도쿠시마현을 연결하는 다리) 아래에 강한 조류와 큰 조수 간만의 차이로 인해 渦潮_Uzushio (소용돌이)가 생긴다. 다리 바닥을 투명하게 하여 이를 관찰하는 관광코스가 있다.
< 오나루토대교 아래로 보는 우즈시오, 실제로는 둥그런 소용돌이도 생긴다. 2012년 여름 >
草間彌生Kusama Yayoi
나오시마의 명물 빨간 호박, 노란 호박의 작가. 물방울 무늬(일명 땡땡이 무늬)를 이용한 작품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 御台場展望台에서 본 조도가하마, 2006년 8월 >< 파노라마 쵤영, 2006년 8월 >< 조도가하마 해변, 2017년 7월 >
앞바다 양쪽은 수묵화 같은 흰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그 바위 위에는 푸른 소나무가 멋을 더한다. 바닷물은 맑고 잔잔하며 발 밑은 둥근 자갈들로 해변이 펼쳐져 있다. 신선들이 바닷가의 유희를 즐기고 싶다면 이리로 올 것이다. 이름도 浄土(정토, 불교의 극락세계)의 浜(물가 빈)이다.
조도가하마는 도호쿠 지역 岩手県_Iwate현 宮古市_Miyako시에 있는 해안으로 三陸復興国立公園 [Sanriku Fukkō National Park] 중에 명소로 꼽힌다. 우리나라 동해 쪽이 아닌 태평양 쪽 해안이다. 태평양의 거센 파도를 바위가 잘 막아져 해수욕하기에 좋고, 바닥의 자갈해변도 좋기 때문에 주변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다.
직접 가서 보면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자료에 의하면 17세기에 유명한 스님이 마치 극락정토와 같다고 찬사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지만 확실하진 않고 누가 이름을 붙인다 해도 이 이름일 듯싶다.
2006년 아내와 단 둘이 왔었고, 2015년 여름에는 두 아이와 함께 해수욕을 즐겼다. 2017년 여름에 다시 찾았지만 날씨 때문에 해수욕은 하지 못했다. 2015년 날씨가 좋아 해수욕을 할 때는 아이들이 매우 즐거워했다. 모래가 아닌 자갈 해변이기 때문에 편하고, 물이 깊지 않아 안전하다. 자세히 보면 해변 저 앞에는 암초같이 물 밑에 바위가 있어 파도가 해변 쪽으로 거의 오지 않는 천혜의 해수욕장이다. 당시 아이들은 조그만 고둥 같은 조개를 잡으며 놀았고, 운 좋게 성게 한 마리도 잡아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중에 옆 바위로 산양 한 마리가 나타났다. 산양은 사람들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꽤 오랜 시간 바위를 오르내리다 돌아갔다. 산양을 지근 거리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2017년에 찾았을 때는 날씨가 흐렸다.해수욕하기에 적당치 않았고 무엇보다 주위에 사람이 전혀 없어 매우 썰렁한 느낌이었다.사실 여기를 포함한 일본 동해안은2011년3월 동일본대지진 때,쓰나미에 의해 시설이 엄청 큰 피해를 입고 복구에1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 조도가하마, 2006년 >
< 조도가하마 해변으로 가는 입구 쪽에서, 2006년 >< 아이들과 함께 바닷가 물놀이, 2015년 >< 아이들은 물놀이 보다는 조개잡이를 더 재미있어했다. 2015년 >< 성게도 한 마리 잡았었다. >< 옆 바위에 갑자기 나타난 산양, 2015년 >< 방향을 잃었는지 물가까지 내려왔었다. 2015년 >< 좋지 않은 날씨에 황량한 조도가하마, 2017년 >< 조도가하마, 2017년 >
사실 이 곳은 찾기 쉽지 않다. 아래 쪽의 큰 도시 센다이에서 차로 4시간 정도이고, 모리오카에서도 2시간 이상 걸린다. 센다이에서부터 동해안을 따라오는 해안도로는 그 해안이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명소를 들러 오는 것이 하나의 관광코스이다. 예전 이름은 陸中海岸国立公園[Rikuchu Kaigan National Park] 이었는데 동일본대지진 이후에 부흥이라는 말을 넣어 三陸復興国立公園 [Sanriku Fukkō National Park]로 바꾸었다.
이 곳에 오면 주위에 주차장이 세 곳이 있다. 한여름 성수기에는 꽤 많은 사람이 찾는다. 2006년에는 1주차장에 차를 대고 비지터센터 쪽에서 들어갔고, 이후에는 2주차장에 차를 대고 조도가하마 해변으로 직접 갔다. 2주차장은 가깝지만 급한 경사의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 2주차장에서 찍은 주위 지도 >
아이들은 아직도 2015년 조개를 잡으며 아빠와 함께한 물놀이를 잊지 못한다. 신선이 노니는 경치에 둘러싸여, 맑고 잔잔한 바닷물에서 아이와 함께 했던 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다.
한여름 밤의 축제는 사람을 설레게 한다. 수십수백의 사람들이 대형을 갖춰 춤을 추며 행진하는 모습은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먼저 이름부터 이해해 보자. 盛岡_Morioka는岩手県_Iwate-ken의 현청 소재지로 일본 東北_Tohoku 지역의 거의 한가운데 있는 인구 약 120만 명의 중소도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리오카 냉면으로 유명하다. 踊り_Odori는 뛸 용자를 쓴 명사로 춤이라는 단어이다. 즉 산사춤이다. 이 축제의 공식 홈페이지에 산사춤의 유래가 나와 있는데, さんさ_Sansa는 의성어이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 에도시대에 악귀가 나타나 미츠이시신에게 부탁했고 신은 악귀를 물리치고 다시는 나쁜 짓을 못하도록 악귀의 손바닥 인장을 바위에 남기게 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고마움을 나타내기 위해 그 바위 주위를 돌며 “산사 산사”소리와 함께 춤을 추웠다고 한다. 여기에서 이와테현의 이름 岩手도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래가 이렇다 하더라도 예전부터 이 축제가 성했을까? 자료에 따르면 동북 지역의 유명한 3대 축제가 있었는데, 모리오카에서 이를 5대 축제로 넓혀 프로모션 했다 한다. 그래서 기네스북에 올리기 위해 가장 많은 수의 일본 북 연주 기록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고, 최근의 2014년 기록이 올라갔다고 한다. 이에 맞춰 “世界一の太鼓パレード”(세계최고북퍼레이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축제를 진행한다.
< 모든 팀은 유카타를 맞춰 입고 북을 치며 춤을 춘다. 위쪽에 "세계최고북퍼레이드 모리오카산사오도리"라고 되어있다. 2015년 8월 >
2015년 8월 초 모리오카에 잡은 숙소에 다소 이른 시간에 체크인을 하는데 프런트에서 그날 축제가 있다고 알려줬다. 도호쿠 지역에 유명한 축제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7월 말, 8월 초에는 시기가 맞지 않아 축제를 직접 본 적은 없었기에 기대를 가지고 축제 장소로 가보자 했다. 장소는 모리오카 시내의 현청 앞에서 출발하여 中央通り_Chuo-dori 길을 따라 약 1KM를 행진한다. 그래서 시작 시간인 6시 전에 도착했지만 길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네 식구가 쪼그리고 앉을 만한 곳을 어렵게 찾아 기다리니 멀리서 축제 행렬이 다가온다. 군무를 하는 집단이 계속해서 오는데 보통 약 100명 정도가 하나의 집단이었다. 대개는 북을 치며 춤을 추었다. 집단을 보면 학교, 회사, 지역 아니면 친목단체였다. 끊임없이 오는 팀들을 보니 전체 도시가 이 축제를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음악은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일본만의 리듬이었다. 아주 신나는 음악은 아니지만 묘하게 사람의 기분을 업시킨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힘들어하기보다는 즐거워한다는 것이었다. 분명 더운 날씨에 힘들었을 텐데.
< 이 팀은 노란색 옷이 인상적이었다. >< 비교적 차분한 춤을 췄던 팀 >< 이 팀의 군무는 좀 더 다이나믹했던 기억이다. >< 후지츠주식회사 이와테지부, 대기업직원 들도 축제에 참여 >< 회사 이름이 새겨진 유카타가 인상적이었다. >
< 어린 아이들이 북을 야무게도 친다. >< 한여름에 춤을 추며 북치고, 피리 부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 베스트 영상, 멋진 관을 머리에 쓰고 수 많은 사람이 북을 치며 멋진 군무를 완성한다. 오랜 노력이 보인다. >
여행은 사전에 준비와 계획을 잘 세우고 와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준비된 계획대로만 가지도 않는다. 때로는 예기치 않은 행운이 더 큰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매해 8월 1일부터 4일까지 이 축제를 진행한다고 하니, 모리오카를 갈 기회가 있다면 때를 맞춰 보자.
한여름에 작은 고산화들이 넓게 피어 있고, 주위에는 잔설이 남아있으며 멀지 않은 곳에서는 활화산이 맹렬한 기세로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 부담 없는 산책길. 20도를 밑도는 선선한 날씨에 더위를 잊고 아이들은 눈 뭉치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경험을 한다.
< 눈과 활화산 그리고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2013년 7월 31일 >< 산책로 초입에서 본 모습 >
우리나라 사람들이 北海道_Hokkaido 여행을 한다 하면 대개는 札幌_Sapporo을 중심으로 小樽_Otaru, 登別_Noboribetsu, 富良野_Furano, 美瑛_Biei 지역을 주로 둘러본다. 대부분 이 여행에서도 다른 일본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홋카이도만의 매력의 반해 돌아오곤 한다. 누군가 나에게 홋카이도 여행에서 좋은 곳을 추천하라 하면 道東_Doutou 지역을 하고 싶지만, 일정 상 무리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최고의 국립공원이 있으니 大雪山国立公園[Daisetsuzan National Park]이다. 삿포로에서는 3시간, 旭川_Asahikawa에서는 1시간, 많이 찾는 비에이에서는 4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에 케이블카 역이 있다. 아래 지도에서 보면 왼쪽의 아사히카와(한 때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했었던 홋카이도 제 2의 도시)나 비에이(후라노와 더불어 홋카이도의 꽃 농원 등의 관광 코스)에서 大雪山旭岳ロープウェイ[다이세츠잔 아사이다케 로프웨이]가 꽤 가까운 걸 볼 수 있다.
< 다이세츠잔국립공원 주위 지도, 이미지 출처 : Google Map >
지난번 지인의 홋카이도 여행에 이 곳을 추천하여 매우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6월 여행이었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완전 눈밭이었고, 아래 동네에서는 물파초를 만나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한다. – 물파초는 이 블로그 글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데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은 아니다.
마름모꼴 모양의 홋카이도 가운데 높은 봉우리들이 모여 있고 이를 통칭하여 大雪山_Diasetsuzan이라 한다. 2,300M를 넘지 않아 本州_Honshu 알프스의 3,000M에 달하는 고산에 비하면 한참 낮지만, 홋카이도의 높은 위도 때문에 그 식생은 비슷하다. 그 중에서 홋카이도 최고봉인 旭岳_Asahidake(2,291M)와 黒岳_Kurodake 정도만 언급한다. 특히 이 두 봉오리를 향하는 Ropeway가 있어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다이세츠잔국립공원은 워낙 방대하여 여러 봉우리와 온천 마을 등이 유명하지만 등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외국 관광객에게는 로프웨이(=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산 중턱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앞에 언급한 두 곳 정도와 몇몇 전망 스폿 정도만 알아보면 되겠다.
2013년 7월 말 여름에 도동 지역을 둘러보고 北見_Kitami에서 숙박한 후에 다이세츠잔국립공원 오른쪽인 層雲峡_Sounkyo를 둘러보고 이튿날 大雪山旭岳ロープウェイ를 타고 올라가 姿見_Sugatami 산책코스를 즐겼다.
大雪山旭岳ロープウェイ를 타기 위해서 역을 찾아간다. Map code “796 861 007*30”로 찾아가는 것이 펀하다. 이 역은 해발 약 1,100M이고 이름은 山麓駅이다. 티켓은 왕복 기준 현재 3,200엔이다. 로프웨이 요금은 어디나 만만치 않다. 편도로도 파는데 등산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위쪽에 있는 역인 姿見駅_Sugatamiike는 약 1,600M 높이이며 약 10분 정도에 올라간다. 이 역에서 등산이나 산책코스를 걷게 되는데, 나가기 전에 교육을 해준다. 산책을 하려다 잘못하여 등산코스로 올라가게 되면 조난을 당할 수 있으니, 교육을 듣고 지도를 꼭 챙겨 가도록 하자.
< 산책로 지도, 이미지 출처 : http://asahidake.hokkaido.jp/ja/ >
< 姿見駅에서의 교육, 7/31 한여름 10시 반 경인데도 기온이 17도이다. 2013년 >
역에서 나와 왼쪽으로 산책을 시작한다. 1,2,3 전망대를전망대를 지나면 두 개의 연못이 나온다. 각각의 이름은 摺鉢池, 鏡池이고 이 둘을 합쳐 夫婦池라 한다고 한다. 주위에는 작은 고산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작은 골들이 파여 있고 눈 녹은 물들이 졸졸졸 흐르는 소리가 경치에 감성을 더해준다. 시선을 조금 더 멀리하면 여러 곳에서 활화산이 수증기를 내뿜고 있다. 곳곳에 하얗게 남아있는 잔설들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 摺鉢池 >< 다소 황량해 보이기도 하는 산책로 주위 >< 야생화 군락과 작은 골 >< 야생화 군락 >< 고산 야생화 >< 고산 야생화 >
산책로 가장 높은 곳에는 姿見の池_Sugataminoike가 있다. 나무 벤치도 마련되어 있어 휴식을 취하며 앞쪽의 고봉과 걸어온 꽃밭을 감상한다. 기온이 낮아 아주 시원하다. 바로 옆에는 돌로 지어진 대피소가 있다. 일본 산 높은 곳에는 이런 대피소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지난 번 자오산 글에서와 같이 급변하는 날씨에는 매우 요긴하며 중요한 시설이다.
< 姿見の池 _Sugataminoike >
역으로 되돌아 가는 길 주위에 눈이 남아 있어 아이들이 눈 뭉치를 만들어 본다. 오래된 눈이라 부드럽진 않지만, 한 여름에 눈 장난을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이 산책로를 한 바퀴 도는 데는 1.7KM로 1시간이면 돌 수 있지만 천천히 1시간 반 정도 걸려 역으로 돌아왔다.
< 눈 뭉치를 만들며 즐거워 하는 아이들 >
다이세츠잔국립공원의 또 다른 명소인 層雲峡_Sounkyo는 그 전날 돌아보았다. 삿포로 쪽에서는 다소 멀 수 있다. 소운쿄는 공원의 북쪽 부분에 있는 石狩川_Ishikari-gawa [이시카리강] 옆에 있는 길이 24KM의 협곡이다. 주상절리와 폭포들이 감상 포인트이다. 北見_Kitami에서 39번 국도를 타고 먼저 大函_Oboko로 갔다. 위치는 Map code “743 692 523*55”로 찾아 가는 게 좋다. 주차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멋지고 거대한 주상절리가 있다. 당시에 두 한국인 부부가 한 차로 여행하여 한국말로 인사한 기억이 있다. 근처에 小函_Kobako도 있는데 찾아가기 쉽지 않다. 이는 길이 3.4KM의 銀河トンネル(Ginga터널) 때문이다. 이 터널은 1995년에 완공되었다 하는데 그 전에는 사고로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이 터널을 지나면 곧 소운쿄를 감상하는 포인트가 있다. 국도에서 빠져나가야 보이기 때문에 Map code “623 177 892*47”로 찾아가면 휴게소와 넓은 주차장이 있다. 오래되고 낡아 휑한 분위기지만 앞 쪽에 소운쿄가 쭉 펼쳐져 있다. 주차장 옆에 있는 구도로(위 터널이 생기기 전에 통행하던)를 따라가면서 폭포를 찾아보고 협곡을 구경한다. 그 중에서 銀河の滝_Gingano-Taki와 流星の滝_Ryuseino-Taki가 유명한다. 이 길을 따라 좀 더 올라가면 小函_Kobako까지 갈 수 있는데 폐쇄되어 있었다.
北海道_Hokkaido 여행에서 주로 찾는 삿포로 주위도 훌륭하다. 노보리베츠의 활화산과 온천, 오타루에서의 근대 문물의 흔적, 후라노/비에이 지역의 꽃밭과 쭉 펼쳐진 구릉지대의 아름다운 곡선, 삿포로 시내의 명소들과 한 여름밤의 맥주 축제. 하지만 조금만 더 수고를 하면 이런 좋은 곳도 찾아볼 수 있다. 나의 추천으로 여길 다녀온 지인은 부모님과 함께 정말 훌륭한 여행을 했다며 여러 번 감사 인사를 전했을 정도이다. 올해 초에 홋카이도 북쪽 끝에 있는 利尻島_Rishiri섬, 礼文島_Rebun섬 여행을 계획했었다. 수포가 되었지만 다시 여행길이 열리면 다음 일본 여행지는 이 두 섬이 될 것이다.
신비로운 기운이 도는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호수들이 나타난다. 다섯 호수는 비슷하면서도 각기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자주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혹시 곰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마음 한편에 항상 있다. 청아한 종소리가 알리는 인기척이 반갑기도 하다.
예전에 “순수자연知床Shiretoko - 시레토코”라는 글을 남겼고 여러 명소를 언급했었다. 그 중 한 곳을 꼽는다면, 아니 일본에서 한 곳을 꼽는다면 知床五湖_Shiretokogoko [시레토코5호]이다.
< 가랑비 오는 1湖, 2017년 6월 2일 촬영 >< 1湖, 2013년 7월 29일 촬영 >< 오호츠크해, 2013년 7월 29일 촬영 >
知床五湖는 말 그대로 知床_Shiretoko에 있는 다섯 개의 호수이다. 시레토코 반도의 끝에 있어 예전부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숨은 비경이었다. 실제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산책로를 만들기 시작하여 90년대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2006년 처음 찾아갈 때는 가기도 힘들었지만, 주차장과 작은 건물 밖에 없는 어찌 보면 초라한 곳이었다.
아래 지도의 왼쪽에 있는 고가목도는 2011년경에 설치되었다. 오호츠크해 쪽의 조릿대 밭 위로 산책을 하며 1湖까지 가는 편도 800M의 길인데, 곰으로부터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지상에서 수 M위로 높게 다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고압전선이 목도 아래에 있어 곰의 접근을 막는다. 턱이 없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쉽게 다닐 수 있다.
< 시레토코5호의 산책로 지도, 이미지 출처: www.goko.go.jp >< 시레토코5호의 위치, 이미지 출처: www.goko.go.jp >< 하늘에서 본 5호와 고가목도, 이미지 출처: www.goko.go.jp >
홋카이도를 다녀온 네 번 모두 이 곳을 감상했다. 즐기다 보다는 감상했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이는 곳이다. 아내와 단 둘이 찾은 2006년 여름에는 오호츠크해 쪽의 고가목도가 없던 때라 숲 사이의 산책로로 5湖-4湖-3湖-2湖-1湖의 순서로 둘러보았다. 2013년 여름에는 두 아이와 함께 새로 만들어진 고가목도를 이용하여 편하게 1湖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2014년 여름에는 안쪽 호수들을 보기 위해 유료 강의를 듣고 다섯 호수를 모두 둘러본 후 다시 목도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를 그리고 2017년 6월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가 역시 고가목도를 이용했다.
가는 방법은 렌터카를 추천한다. 대중교통이 없진 않지만 시간 맞춰 다니기 쉽지 않을 것이다. 知床自然センター[Shiretoko National Park Nature Center]에서 셔틀버스, JR斜里駅에서의 노선버스 그리고 札幌中央バスターミナル[삿포로중앙버스터미널]에서의 고속버스가 있지만, 기간 한정이고 운행 횟수가 매우 적으니 미리 확실하게 확인해야 한다. 널찍한 유료 주차장에 가면 승용차를 이용한 탐방객과 함께 버스로 온 단체 여행객을 볼 수 있다. 앞 쪽에 두 개의 목조 건물이 보이는데 오른쪽이 知床五湖フィールドハウス[시레토코5호 필드하우스]이다. 안쪽 탐방로를 이용하려면 이 곳에서 유료 교육을 받고 들어가야 한다. 왼쪽 건물은 知床五湖パークサービスセンター[시레토코5호공원서비스센터]로 휴게소로 보면 된다. 이 곳에서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는데 사슴고기 카레를 먹기도 했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고가목도로 1湖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를 이용하자. 별도의 예약 없이 서비스센터 왼쪽의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왕복 40분이니 경치를 즐기고 사진을 찍고 돌아와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이 고가목도의 끝은 1湖 앞인데 제법 넓고 1湖와 뒤쪽의 知床連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어있다. 여기서 다른 호수가 있는 안쪽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지상산책로로 들어가 다른 호수를 보는 코스로 갔다면 이 곳으로 들어올 수 있는 단방향 회전문이 있다.
고가목도 입구부터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며 느린 걸음으로 간다. 아래쪽 습지에 물파초가 있는지도 살펴보는 게 좋다. 눈 앞에 보이는 바다는 오호츠크해[Sea of Okhotsk, オホーツク海]이다. 조릿대 밭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준다.1湖 앞 전망대에서 호수와 뒤쪽의 산들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산 중턱에는 7월 말임에도 아직 녹지 않은 잔설이 희끗하다.
< 고가목도 입구, 2013년 촬영 >< 목도에서 파노라마 촬영한 오호츠크해, 2013년 >< 6 월 초의 조릿대 밭, 2017년 촬영 >< 1湖, 2013년 >
다섯 호수를 모두 감상하려면 지상산책로로 가야 한다. 地上遊歩道(지상유보도)라 이름 붙여진 이 길은 흙길과 목도로 되어 있는데 숲길을 걷다 보면 호수가 하나씩 나온다. 모기가 많으니 긴 바지를 입거나 약을 뿌리고 가는 게 좋다. 곰이 나올 수 있어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2005년 처음에 갔을 때는 별다른 절차 없이 들어갈 수 있었고, 고가목도가 없어 1湖까지 갔다 되돌아오는 코스였었다. 2014년에는 유료 교육을 받고 들어가야만 했는데 다섯 호수를 보고 고가목도로 되돌아오는 코스였다. 이 교육에는 인원 제한이 있지만 못 받을 걱정은 크지 않다. 이 지상산책로는 기간에 따라 운영 방식이 달라진다. 특히 큰곰활동기로 분류되는 봄과 여름의 일부 시기에는 가이드투어만이 허용되는데 예약이 필요하고 그 비용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곳을 찾기 전에 아래 site에서 미리 꼭 확인하고 가야 한다.
2014년 아이들과 같이 들어갔을 때, 비가 꽤 왔다. 매점에서 비옷을 사 입고 우는 아이를 달래 가며 다섯 호수를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울창한 숲길을 걷고 예쁜 호수들을 보는 이 길은 말 그대로 최고의 산책로이다.
1湖 쪽으로 나와 고가목도로 돌아올 때는 비가 잦아들었다. 신고 갔었기 때문에 발은 흙 투성이었다.아이들과 함께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목도를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다.
< 강의는 비디오를 시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본어에 영어 자막. 2014년 촬영 >< 5湖, 비가 와 둘째가 힘들어 하고 있다. 2014년 8월 5일 촬영 >< 3湖, 2014년 >< 2湖, 2014년 >< 안쪽에서 본 1湖, 2005년 7월 18일 촬영 >< 안쪽에서 본 1湖, 2005년 >< 안쪽에서 본 비오는 1湖, 2014년 >< 안쪽에서 본 비 오는 1湖, 2014년 >< 비오는 목도를 맨발로, 2014년 >
2017년에는 6월 초에 찾았고 어머니를 모시고 갔다. 7월, 8월과는 다른 풍경도 좋았다. 어머니도 색다른 경치와 고가목도의 훌륭한 산책로를 매우 좋아하셨다. 어머니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린 뜻깊은 여행이었다.
北海道_Hokkaido 여행에서 道東_Doutou 지역을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札幌_Sapporo 주위보다는 이 지역이 홋카이도의 정수이다. 특히 知床_Shiretoko는 꼭 한 번은 찾아가 보길 추천한다. 가서 직접 보고 느끼기 전에는 그 감동을 알 수 없다. 나에게 누군가에게 한 곳의 여행지를 추천하라면 知床 그 중에서도 知床五湖이다
최고의 스키장에서 활강을 즐기고, 지친 몸을 따뜻하고 상쾌한 자연 속 노천탕에서 녹인다면 겨울철의 낙원이 아닐까 싶다. 일본은 눈 많은 고산지대가 많아 좋은 스키장이 많고 어느 곳에나 온천이 있어 이런 휴식을 취하기 좋다고 한다. 하지만 생활인이 이런 호사를 누리기는 쉽지는 않다.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스키 리조트인 山形_Yamagata 현 자오산 지역은 온천으로도 유명하고 지난 글에서 소개한 お釜_Okama도명물이다. 이곳은여름에찾으면스키장의케이블카를이용해높이올라가고산등산을쉽게즐길수있는명소가된다. 2006년아내와둘이찾았던이곳을2019년여름두 딸 아이와 함께다시찾았다.
< Zao Ski Resort, 이미지 출처: www.japan-guide.com >
蔵王_Zao, 신의 이름이란다. 일본에서 흔히 그렇듯, 이 신의 이름도 여러 곳의 지명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자오산이라고 부르는 곳은 蔵王連峰을 말하거나 이 곳 스키장과 온천마을이 있는 지역이다. 자오산이라고 이름 붙여진 봉우리는 없다. 이 지역은 활화산이다. 그래서 오카마에 갔을 때 대피 안내문이 있었던 것이다.
겨울엔 스키장이지만, 여름엔 좋은 산책, 가벼운 등산 코스가 된다. 스키장의 케이블카, 곤돌라를 이용하여 1,660M 높이까지 쉽게 올라가, 1,841M의 산 정상까지 1시간 정도에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산이 높고 활화산 지역이다 보니 그 경치는 우리나라의 산과는 매우 다르다. 물론 한 여름에도 시원한 바람과 함께 상쾌한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이번에 선택한 코스는 2006년과 같은 蔵王ロープウェイ [Zao Ropeway]를 이용하여 올라가는 코스이다. 우선 차로 蔵王山麓駅까지 간다. 네비게이션에서 蔵王ロープウェイ를 검색하면 된다. 이 때 蔵王中央ロープウェイ [ZaoChuo Ropeway]와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른 스키장이라고 보면 된다.당연히 주차장은 한가하다. 地蔵山頂駅[Jizo Sancho Station]까지 왕복표를 산다. 성인 3,000엔의 작지 않은 요금이다. 위에서 쓸 수 있는 음료 쿠폰을 준다. 외국인이어서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아래 蔵王山麓駅이 해발 855M, 중간의樹氷高原駅[Juhyo Kogen Station]이 해발 1,331M이다. 약 7분 만에 올라 가는데 일반적인 케이블카의 모습이다. 이 역에서 다른 건물로 건너가 갈아탄다. 정상 부근 1,661M 높이에 있는 地蔵山頂駅까지는 곤돌라를 타고 올라 가는데 약 10분이 걸린다. 케이블카와 곤돌라 타는 재미도 쏠쏠하여 아이들이 좋아한다. 발 아래에는 스키 슬로프가 여러 갈래로 있다. 아래 지도에서 개략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 Zao 트래킹 지도, 이미지 출처: www.zaoropeway.co.jp >< 수빙고원역에서 지장산정역까지의 곤돌라, 두 줄에 매달려 더 안정적이라고 한다, 이미지 출처: www.zaoropeway.co.jp >
< 地蔵山頂駅 (지장산정역) >
地蔵山頂駅 (지장산정역)에 내려 밖으로 나와 기대했던 상쾌한 높은 산의 공기로 숨을 크게 쉬어 본다. 일본 여행에서 여름에 높은 산을 매번 찾는 것은 이 상쾌한 공기와 피부에 닿는 바람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역 앞으로 100M 정도 가면 재미난 명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蔵王地蔵尊(ZaoJizo-son, 장왕지장존)이다. 불상은 아니고 지장보살상이다. 좌상인데도 높이가 2.3M 꽤 높다. 하지만 위압적이지는 않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흔히 본 붉은 천을 두른 불상이 모습이어서일까 생각했다. 찾아보니 일본에서는 지장신앙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장보살을 많이 모신다. 특히 지옥 나졸들에게서 아이들을 지켜주는 보살로 받들어지고 대부분 출가한 승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본 수많은 붉은 천을 두른, 불상이라 생각했던 상들은 모두 지장보살의 상이었던 것이었다. 붉은 천은 옷이 아니라 아이들이 하는 모자와 턱받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근처에는 운을 틔워준다는 의미의 開運の鍾이 있다. 아이들과 재미 삼아 종을 쳐보았다.
< 蔵王地蔵尊 >< 開運の鍾을 치고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 >
이제 정상인 1,840M의 熊野岳_Kumanodake를 향해 간다. 아래 지도는 현장에서 직접 찍은 산행도이다. 시작길이 두 갈래이다. 오른쪽은 작은 봉우리인 地蔵山 [Mt. Jizo]을 거쳐 간다. 왼쪽 길은 산 옆구리로 가는 목도 위주의 길이다. 둘 다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이니 갈 때와 올 때 다른 길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쪽 길은 대부분 돌길이고 중간에 목도도 있다.
< 지장산정역에서 오카마 지역까지의 등산로를 보여 주는 지도, 2019년 현장 촬영 >< 산행의 시작, 오른쪽 길로 출발 >< 1,736M 地蔵山, 나무 표지가 없으면 봉우리인지 모를 듯 하다. >< 돌길도 잘 걷는 아이들 >
< 목도도 잘 되어 있다. >
20분 정도 걸으니 ワサ小屋跡라는 조그만 공터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오르막으로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정상 부위는 구름에 쌓여 있다. 왠지 예감이 좋지 않았다. 약 30분이면 올라갈 것이다.
< ワサ小屋跡에서 정상으로 향한다. >< 정상이 얼마 남지 않은 지점, 비가 오기 직전이다. >
흐린 날씨는 개지 않고 올라갈수록 구름 속으로 들어간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비가 오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는 비옷을 입혔지만 나와 아내는 그대로 갈 수밖에 없었다. 정상에 대피소가 있으니 마저 올라가기로 했다. お釜_Okama 편에서잠시얘기했던熊野岳避難小屋 (웅야악피난소옥)에 도착하여 비를 피한다. 사진 찍을 경황도 없었다. 역시 높은 산의 날씨는 항상 조심해야 하는데 비옷 챙기는 걸 소홀히 했었다. 대피소는 정상은 아니지만 정상과 거의 같은 높이이다. 약 1,830M.
< 대피소인 熊野岳避難小屋 외부, 이미지 출처: yamagatayama.com>< 대피소인 熊野岳避難小屋 내부, 이미지 출처: yamagatayama.com>< 熊野岳避難小屋 내부에서 찍은 사진, 온도가 실내인데도 20도 밑이었다. >
내부에는 할머니 몇 분이 있었고, 우리 가족이 들어간 이후에도 몇 명의 노인들이 들어온다. 일본의 다른 트래킹 명소와 같이 젊은 사람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중 한 명의 할머니가 영어를 꽤 한다.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비는 쉽사리 그치지 않고 그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내려가는 게 낫겠다 싶어 비가 약간 잦아들었을 때 하산을 시작했다. 원래 날씨가 좋으면 오카마까지 가보려 했었다. 蔵王山神社가 있는 熊野岳 정상도 거치지 않고 바로 내려와야 했다. 다행히 무사히 地蔵山頂駅까지 잘 내려왔다. 비에 식은 몸을 녹이며 아래에서 받은 음료 쿠폰도 쓴다. 휴게소에는 많은 樹氷_Juhyo 사진이 있다. 이 곳의 큰 자랑인 것이다. 겨울에 스키를 타다 이 정상 휴게소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밖의 수빙들을 보며 휴식을 취한다면 그게 바로 극락이지 않을까 싶다. 나무에 얼음이 입혀진 樹氷은 우리나라에서는 상고대라고 하는데, 그 원리는 같지만 사진에 보이는 모습은 좀 다르다. 이 곳의 수빙이 훨씬 풍성해 보이는데 아마 이 곳은 눈이 많아 나무에 상고대가 생기고 그 위에 눈이 덮인 게 아닌가 싶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웹사이트의 사진 몇 장을 아래 붙여 본다.
< 樹氷, 나무 수, 얼음 빙, 이미지 출처: www.zaoropeway.co.jp >< 樹氷, 이미지 출처: www.zaoropeway.co.jp >< 樹氷, 이미지 출처: www.zaoropeway.co.jp >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곤돌라를 타고 내려온다. 중간역인 樹氷高原駅(수빙고원역)은 1,330M의 높은 지대지만 위보다는 훨씬 덥다. 이 역 주위에도 간단한 트래킹 코스가 있고 주위에 도시락을 먹기 좋은 곳도 있다. 2006년에는 아내와 같이 주위를 둘러보았었다.이 곳에서 추천하는 곳은 いろは沼_Iroha-numa이다.
< 2006 년 찾았던 いろは沼 >
이제 높은 산에서 내려왔으니 온천을 하러 간다. 많은 좋은 온천이 모여 있는 이 곳에서 하나를 골라야 했다. 미리 자오온천 홈페이지에서 점찍어 온 곳은 노천탕 사진이 멋있었던 蔵王温泉大露天風呂 [Zao Onsen Dairotenburo]이다.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어 홈페이지 사진을 붙여 본다. 실제보다 과장되지 않은 사진이다.
< 대노천풍려_Dairotenburo의 내부 – 당시에도 남탕이었다. 위 쪽에 여탕이 있었다. 이미지 출처: www.jupeer-zao.com >< 대노천풍려_Dairotenburo의 입구 >
이 온천은 계곡에 있다. 탕에 앉아 팔을 뻗으면 계곡물에 닿을 정도다. 그런데 계곡물도 따뜻하다. 그래서 이 온천에서는 비누와 목욕용품 일체를 사용할 수 없다. 그냥 탕 안에 있다 나와야 한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물소리를 들으며 탕욕을 하니 피로가 절로 풀린다. 탕에는 많은 나뭇잎이 떠 있고 바닥에는 흙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탕에서 나와 출구 쪽에 몸을 헹굴 수 있는 맑은 물이 따로 있다.
여름의 자오도 좋지만, 겨울의 모습과 휴식은 상상만 해도 기가 막히다. 仙台_Sendai 공항에서2시간안에올수있는이곳은접근성도괜찮아보인다. 스키를좋아하는사람에게는정말좋은선택일것이다. 스키에대해흥미가없어진지오래지만목까지눈에잠긴蔵王地蔵尊을 보고, 설빙과 사진 한 장 찍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에메랄드 빛깔인데 투명하지 않다. 아름다운 에메랄드 색의 바다나 호수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 거기에 주위는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산기슭이다. 호수나 주위나 생명의 기운이 없다. 하지만 신비롭다.
< 御釜(おかま), 2017년 7월 촬영 >
호수를 무척 좋아한다. 거친 파도의 바다나 거센 물결의 강보다 고요한 호수를 좋아한다. お釜Okama를호수라할수있을까? 고요한분위기의호수가아닌지옥의문같은느낌이다. 하지만신비로워많은사람들의관심을끈다.
お釜Okama는말그대로큰가마솥모양이다. 분화구가무너진칼데라모양은맞지만그안에담긴초록색액체는물이아닌화학약품같다. 실제로이물은pH 3.5의산성으로생물이살수없다. 이호수의다른이름은五色沼Goshikinuma (-색이변하는일본의여러호수에이이름이붙어있다)이니다른색을 띌 때도있을것이다. 2006년여름과2017년여름에는에메랄드빛이었지만, 자료에의하면호수의화산활동에의해색이변하며맑은유리색, 탁한 흰 색,붉은 색, 때론 검은 색일때도 있다고한다. 하지만이미지검색에서도대부분은녹색이었다.
蔵王国定公園[Zaō Quasi-National Park] 안에 있다. 호수가 위치한 행정구역은 宮城Miyagi 현이다. 하지만 이 공원의 대부분은 온천과 스키장 그리고 樹氷으로 유명한 공원의 대부분은 山形Yamagata 현에 있다. お釜를미야기현쪽에서올라가면차로매우쉽게접근할수있다. 하지만야마가타현쪽에서는등산코스로접근해야한다. 아래지도에서1,758M 지점의주차장을볼수있다. 재밌는사실은두현의자료를찾아보면다른현에서접근하는방법은알려주지않는다는것이다.
사실蔵王国定公園은 야마가타현에 있는 온천과 스키장(여름에는 리프트와 곤돌라를 이용한 등산) 그리고 수빙(樹氷, 얼음이 입혀진 나무)이 핵심인데, 이 곳은 다른 글에서 따로 살펴보겠다.
위지도의주차장표시는 蔵王山頂レストラン[자오산정레스토랑]이다. 仙台Sendai 시내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면 올 수 있다. 마지막에 요금소를 지나 蔵王ハイライン[자오하이라인]이라는 길을 통해 오게 되어 있다. 2017년에 요금은 540엔이었다. 물론 겨울에는 이 길은 통제된다.
휴게소인 蔵王山頂レストラン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보인다. 한 여름에 맑은 날이지만 고지대라 시원하다. 걷는 길은 능선이라 급한 경사는 없다. 주위엔 나무 한 그루 없다. 화산 활동과 강한 바람 때문일 것이다. 멀리 보이는 조그만 돌집은 熊野岳避難小屋이다. 눈, 비, 바람으로부터 몸을 피하기 위해 지어 놓았는데 내부에 별다른 시설은 없다. 야마가타현 쪽에서 등산 코스로 온다면 저 돌집 옆을 지나 이 쪽으로 오게 된다. 이 길을 가고 돌아오며 다양한 각도에서 お釜를본다.
타원형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원에 가깝다. 직경이 약 330M, 둘레가 약 1,080M인 큰 호수이다. 어떻게 보면 큰 야구장을 닮기도 했다. 그 모양과 빛깔이 예사롭지 않다.
< お釜를 오른쪽에 두고 걷는 길 >
< 다른 각도에서 본 お釜 >< 다른 각도에서 본 お釜 >< 2006년에 가서 본 お釜 >< 화산 활동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한 대피 안내문 >
앞에보이는돌집이있는봉우리가熊野岳Kumanodake이고 1,840M이다. 그리고 출발 지점인 휴게소 오른쪽에 신사가 있는 봉우리는 刈田岳Kattadake, 1,758M이다. 여기 작은 신사는 刈田嶺神社(奥宮)[Kattamine Shrine]이다. 이 신사 올라가는 길은 그나마 조금 경사가 있는데, 올라가서 다른 각도에서 오카마를 보고 주위의 다른 산들의 경치를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 2006년에 갔었던 熊野岳 Kumanodake >< 刈田嶺神社 - Kattamine Shrine, 올라 가는 길 >< 刈田嶺神社 - Kattamine Shrine >< 刈田嶺神社 쪽에서 바라본 お釜 >
사실 이 곳은 구름에 쌓여 있을 때가 많다. 2006년에는 구름 속에 있던 お釜Okama가 잠시 나타났을 때 사진을 찍었던 기억인데, 이번에는 날씨가 맑아 운 좋게 오카마를 선명히 볼 수 있었다.
일본 東北Tohoku의 깊은 산이 많은 지역인 山形県에 있는 出羽三山DewaSanzan은 月山[Mount Gassan, 1984M], 羽黒山[Mount Haguro, 414M], 湯殿山[Mount Yudono, 1504M]를 합쳐 부르는 것이며 磐梯朝日国立公園에 속해 있다. 일본 산악 신앙지 중 가장 역사가 깊다고 하며 각 산의 정상에 신사가 있다. 하구로산은 높이가 낮아 연중 어느 때나 오를 수 있고 2천이 넘는 돌계단으로 이루어진 삼나무 길이 유명하다. 일본의 신앙에 대해 깊이 알고 싶진 않지만 신사에서는 활동이 활발했고 나중에 찾은 月山Gassan도 많은 참배객을 볼 수 있어 단순한 산이라기 보다는 성지의 느낌이 컸다.,
이 돌계단 삼나무길을 산책하기 위해 2017년 찾았다. 당시 일본 야마가타현이 국내 여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찾았을 때 두 팀 정도의 한국 단체 여행객을 만났던 기억이 있다. 한글 안내문도 있고 나름 야마가타현이 신경은 쓴 듯하였다. 음… 아마 이 프로모션은 실패했나 보다. 그 이후로 여행사 광고를 보지 못했고 탐방기도 거의 없다. 내 생각에는 이 돌계단 산책은 단체 여행객과는 맞지 않다. 경치는 훌륭하지만 돌계단을 오르는 게 힘들고 주위 다른 관광지와 연계가 쉽지 않다. 우리 가족처럼 자유 여행을 즐긴다면 깊은 산이 대부분인 야마가타현 자체를 즐기며 찾을 만하다.
찾기 전 조사가 철저하지 못했었다. 우선 出羽三山神社[Dewasanzan Shrine]을 찾아 갔다. 그러면 휴게소와 주차장이 있다. 그런데 여기가 정상이다. 아래 지도를 보면 주차장 쪽에서 도리이로 들어가면 본당이 있고 왼쪽으로 돌계단이 아래 오층탑을 지나 다시 도리이까지 연결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주차장 쪽이 정상이고 오층탑 쪽이 산 아래이다. 표고 차는 약 260M이다. 주차장까지는 차로 편하게 갈 수 있다. 아래 쪽부터 올라왔다 내려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아래 쪽은 주차가 불편하니 이게 맞는 듯하다.
< 신사 안내도, 높낮이를 인식하기 쉽지 않다. >< 입구의 안내판 – 한국어 안내도 있지만 일부는 어색하고 오타도 있었다. > < 여기는 신사이니 手水舎Temizuya와 鳥居Torii가 있다. >
도리이 안으로 들어서면 작은 종루가 있고, 왼편에 커다란 본당이 있다. 그 규모가 상당하고 지붕이 독특하게 초가로 되어 있다. 그 두께가 2M가 넘는다고 한다. 이 본당의 이름은 三神合祭殿이다. 데와산잔의 세 신사를 총칭하는 出羽三山神社의 본당이 이 건물인 것이다.
< 입구를 들어서면 있는 종루 >< 出羽三山神社 三神合祭殿 >
왼편으로 삼나무 길의 시작이다. 급한 내리막과 평탄한 길이 섞여 있는데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눈다. 三の坂, 二の坂, 一の坂. 내리막이 있다는 것은 돌아올 때는 오르막이라는 것인데 그 고행이 예상되는 길이다. 한 여름이지만 키 큰 삼나무 들이 시원한 그늘과 바람을 주어 시원하다. 두 딸아이의 발걸음도 상쾌하다.
< 급한 경사의 돌계단 길 >
중간중간에 작은 신사 건물들이 있고 계단길 옆으로 샛길도 있다. 쉬엄쉬엄 30-40분 내려 가면 오층탑에 도착한다.
羽黒山五重塔[하구로산 오층탑]은 일본의 국보이며 900년대에 처음 만들어 졌으나 지금 탑은 약 650년 전에 재건된 것이라 전해진다. 높이 29M의 상당히 큰 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대형 목조탑이다. 분명히 불교 양식이다. 자료를 찾아보면 과거에는 이 탑 주위에 불교사원 건물이 많았지만 지금은 이 탑을 포함하여 일부만 남아 있다고 한다. 딸들에게 간단히 소원을 빌어보라 했다.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 羽黒山五重塔[하구로산 오층탑] >< 오층탑에서 소원을 빌어본다. >
일본의 역사에서 신도와 불교는 공존하기도 하고 강제로 분리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일본에서 불교 사원과 신도의 신사를 혼동하기 쉽다. 대부분 이름이 사자로 끝나기 때문이기도 한데 불교 사원의 寺, 신사의 社 이렇게 한자로 구분하면 좋다. 실제 가보면 건축물의 형태로 구분하기는 불가하다. 불교 사원은 부처님을 모시니 당연히 불상이 있어야 하고, 신사는 그렇지 않다.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입구에 鳥居Torii가 있으면 신사이다. 하지만 어떤 곳에서는 신사와 불교 사원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오층탑 옆에는 엄청난 삼나무 한 그루가 있다. 爺スギJiji-sugi [=爺杉]라 이름 붙여진 1,000년 넘은 고목이다. 한자로 아버지 야, 삼나무 삼. 보통 할아버지 삼나무라 불리우며 현재 국가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적혀 있다. 예전에는 옆에할머니삼나무, 婆杉도같이있었지만1902년에큰바람으로유실되었다고안내문에적혀있다.
< 爺スギJiji-sugi >
오층탑에서 더 내려가 随神門Zuizinmon까지 가야 2,446 계단의 끝이지만 여기서 다시 돌아가기로 한다. 올라가는 도중에 二の坂茶屋에서 휴식을 취한다. 말차와 찹쌀떡이 먹을 만하다. 아이들을 보더니 이름을 물어본다. 왜 그러나 봤더니 여길 다녀갔다는 확인서(한자로 인정증認定証, 영어로 Certificate of Achievement)를 만들어 준다. 휴식을 포함해 약 1시간이면 되돌아 올라가지만 역시 오르막 계단은 힘들다.
< 二の坂茶屋의 말차 >< 二の坂茶屋에서 주는 확인증 >< 다시 힘차게 오르막 계단을 올라간다. >
돌아 올라오니 신사 본당 안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신도의 어떤 의식을 진행하는 듯했다.
< 신사에서 진행되는 의식 >
山形県은 東北Tohoku의 아래 쪽에 있지만 위 쪽의 더 깊은 산골보다도 더 시골 느낌이 난다. 관광지가 적어 그렇겠지만 이게 큰 장점이기도 하다. 한적한 산골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