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東北Tohoku를 여행하며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가벼운 산행 코스를 찾던 중 발견한 秋田駒ヶ岳. 十和田八幡平立公園에 속해 있으며 秋田Akita와 盛岡Morioka 사이에 있는 큰 호수 田Tazawako 근처에 있는 높이 1,637M의 활화산이다. 20177월 하순 찾아가 보았다.

 망아지 구, 駒가 이름에 들어갔으니 그 모양이 말과 비슷하여 유래한 이름일 것이다. 지난 센조지키카르 글에서 최고봉으로 木駒ヶ岳KisoKomagatake를 얘기했지만 일본에 약 20 곳의 駒ヶ岳가 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지역명을 붙여 秋田駒ヶ岳라 부른다. 특히 산행 중에 田(다자와호)를 전망할 수 있는 훌륭하고 짧아 부담 없는 트레킹 코스이다. 최근인 1970년에도 분화가 있었던 상시 관측 활화산이지만, 증기가 나오거나 하는 화산 활동을 직접 볼 수는 없었다. 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고산식물의 보고라 알려져 있고 특히 자갈밭에서 자라는 고산식물의 여왕 こまくさKomakusa를 볼 수 있어 유명하다 한다.

< 정상과 그 밑의 얕은 연못 阿弥陀池Amidaike. 파노라마 촬영 >

 산행의 시작은 8부 능선, 일본식으로 八合目이다. 駒ケ岳八合目小屋라는 조그만 나무집과 옆에 꽤 넓은 주차장이 있다. 61일부터 산이 열리는데 이 곳까지 직접 차로 오기는 어렵고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アルパこまくさ[Alpa Komakusa]라는 곳에서 노선버스를 620엔 주고 타면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 30분 안 걸려 온다. 이 곳은 약 1,300M 높이이다. 정상까지 표고 차 약 330M를 올라가는 코스이다. 정상은 男女岳Onamedake(1,637m, 女目岳이라고도 한다)이고 주위에 男岳Odake(1,623m), Yokodake 등의 봉우리가 있다. 코마가타케는 이를 아우르는 산 이름이다. 아래 코스 안내도에서 왼쪽으로 도는 片倉岳展望台(Katakuratake전망대)를 지나는 코스(新道コ)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하여 이를 따랐다. 내려올 때는 다르게 YokodakeYakemori 거쳐 내려올 수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함께해 같은 코스로 내려왔다.

< 秋田駒ヶ岳 등산 코스 안내도. 출처: https://www.env.go.jp/park/towada/hachimantai/course/course_006/index.html >

 

 입구에는 역시 (クマ) 주의 표시가 있다. 일본 산악 지역에는 곰이 많다고 한다. 일본에서 야생 곰은 적이 있는데 다행히 산행 중에 마주친 것은 아니었고 숙소 주위에 나타난 새끼 곰이었다. 처음 등산로는 작은 관목 사이로 가는 길이다. 아이는 거리낌 없이 올라간다. 정상 阿弥陀池Amidaike까지 1시간 안쪽이니 큰 불평 없이 올라갈 것이다. 곧 片倉岳展望台(Katakuratake전망대) 표시가 나온다. 片倉岳Katakuratake를 잘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여기서부터는 나무의 키는 더 작아지고 바닥은 거친 화산석이라 천천히 걸어야 한다.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쪽에 거대한 호수 田Tazawako가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에 핀 노란 고산화와 함께 멋진 그림을 만들고 있다. 햇살은 따갑지만 그리 덥지는 않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햇무리가 생겨 예쁘다.

< 입구에 있는 곰 주의 안내 >
< 이제 시작. 씩씩하게 올라가는 두 딸 아이 >
< 片倉岳展望台(Katakuratake전망대) >
< 돌길도 씩씩하게 올라가는 둘째 >
< 능선에서 바라본 田沢湖Tazawako > 
< 동그란 햇무리 >

 

 조금 더 올라가면 목도가 나오기 시작하고 드디어 연못이 보인다. 阿弥陀池Amidaike 불교식 이름이 붙은 걸 보면 무언가 전설이 있을 듯하다. 이 주위의 봉우리 이름도 특이하다. 男岳, 女岳, 그리고 男女岳.

< 阿弥陀池Amidaike 초입 >

 목도는 연못 주위로 빙 둘러 있다. 저 끝에 피난 대피처인 阿弥陀池避難小屋이 있다. 이 오두막 주위의 목도에 걸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오두막 안에는 비상시에 대비한 물품들이 있고 그 옆에는 화장실 건물도 있다. 꽤 많은 사람들이 휴식하고 있고 몇몇은 정상으로 올라간다. 20분이면 올라가겠지만 어린 아이들과 무리하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기로 했다. 봉우리에는 높은 나무는 없고 관목과 풀뿐이다.딸아이와 연못 주위를 돌며 사방을 둘러본다. 연못의 물은 따뜻한 듯하다. 다른 봉우리로 향하는 등산로도 목도로 잘 되어 있다.

 

< 정상 男女岳Onamedake >
< 목도를 딸아이와 함께 >
< 다른 봉우리로 향하는 목도. 7월 하순인데도 잔설이 녹지 않고 남아있다. >

 

 이제 돌아간다. 올라올 때와 같은 코스로 내려가기로 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옆쪽으로 샛길이 나 있는데 이는 오래된 코스로 지름길이지만 위험하다고 되어 있다. 연못을 스르륵 지나가는 뱀 한 마리도 마주쳤다. 내려갈 때는 고산화도 다시 보고 멀리 보이는 8합목 주차장도 다시 본다. 한참을 내려오면 민둥산인 곳이 있다. 화산 때문에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곳으로 보인다.

< 연못을 지나가는 뱀 한 마리 >
< 이름 모를 고산화 > 
< 아래로 바라본 8합목 주차장과 버스로 올라왔던 길 >
<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민둥산 부분 > 

 

 다시 8합목소옥으로 돌아왔다. 등산화를 씻는 곳이 보인다. 그런데 이 곳은 내려와 씻는 곳이 아니라 올라가기 전에 등산화를 씻는 곳이다. 외부의 생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이며 아래와 같이 소옥에 안내가 자세히 붙어있다. 다음부터는 이런 세세한 부분도 챙겨야겠다.

< 등산 전에 등산화를 씻어 달라는 안내 >  

 

 사실 여기 코마가타케는 724일에 올라가려 했다. 버스를 타는 アルパこまくさ[Alpa Komakusa]에서 버스표를 사려하니 버스 운행이 중단되었다고 했다. 큰 비가 왔기 때문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 시설을 둘러본 뒤 다른 곳으로 향했다. アルパこまくさ[Alpa Komakusa, 아루파코마쿠사]는 영어 Alpine, Spa를 합친 말에 Komakusa를 붙인 이름으로 自然ふれあい泉館 [Shizen Fureai Hot Spring Center]、秋田駒ヶ岳情報センター[Akita Komagatake Information Center]、秋田駒ヶ岳火山防災ステショ[Akita Komagatake Volcanic Disaster-Prevention Center] 이 세 개의 시설이 같이 있다. 이 곳에서 코마가타케 지역의 일반적인 정보 및 화산에 대비하는 활동 등에 대해 볼 수 있었다. 이름에도 들어있는 고산화 こまくさKomakusa의 사진도 볼 수 있었다.

< アルパこまくさ 안내 > 
< こまくさKomakusa 사진, 자갈밭에 피는 고산화로 약용으로 유명하여 멸종 위기로 보호받고 있다고 한다. >
< 화산에 대비하기 위한 Hazard Map >   

 아쉬움을 뒤로한 채 24일에는 돌아섰지만, 다른 일정을 보내고 25일 저녁에 당시 숙소 직원의 도움을 받아 버스가 다시 운행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26일에 다시 이 곳을 찾았었다. 자연을 찾는 여행은 내 맘대로 할 수만은 없다. 날씨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렌터카를 이용한 자유여행이었기에 유연하게 일정을 조정하며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참고할 만한 정보는 아래 site에서 찾아볼 있다.

 

 위에서 얘기한 田Tazawako는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 유명하다. 수심 423M라고 하는데, 예전 2006년에 찾았었고 별 기억이 없다. 예전에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의 배경이 되어 유명해졌다는데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와 たつこ像(다츠코상)이라는 금빛 동상을 찾는다.

 일본 東北Tohoku는 숨은 보석과 같은 곳이 많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북적임이 덜해 좋다. 앞으로도 새로운 곳을 찾아가고 싶다.

 험한 산속을 헤매다 만나는 드넓고 맑은 호수, 동화 속에서 흔히 나올 법한 이야기이다. 쉽게 다가갈 수 없기에 더 신비로운 호수인 羅臼湖Rausuko2014년 여름 홋카이도 여행에서 찾아 가보기로 했었다. 당시 5, 8살인 두 딸아이와 함께 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가보자 했다. 우선 아래 Link에 들어가서 이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길 권한다. 당시에는 어린 두 아이와 함께 찾아가며 심신이 지쳐 제대로 된 사진도 만들지 못했다. 아래 붙인 직접 찍은 사진에서는 이 거대한 호수의 느낌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日本の世界自然遺産 홈페이지 : https://world-natural-heritage.jp/en/shiretoko/lake-rausu/  - 홈페이지에 저작권을 강조하여 Link만 올립니다.

< 전망대는 2단으로 되어 있다. 위쪽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 >
< 羅臼湖Rausuko의 모습, 실제로는 훨씬 더 장대하고 멋지지만 사진에 제대로 담기 어려웠다. 2014년 >

 

참고할 만한 웹 사이트

 

< 羅臼湖의 위치. 출처: 知床自然センター 홈페이지 >

 羅臼湖는 시레토코반도의 가운데 부분, 知床峠[Shiretoko Pass]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知床立公園[Shiretoko국립공원] 안에 있고 공원 내에서 가장 큰 호수이다. 그런데 접근성이 매우 안 좋다. 知床峠 근처에 334번 도로에 입구가 있는데 이 입구까지 가는 게 만만치 않다. 입구에는 주차할 수 없기 때문에 知床峠나 知床自然センタ[Shiretoko National Park Nature Center]에서 노선버스를 이용하여 입구까지 가야 한다. 그런데 하루에 딱 네 번뿐이다. 知床峠 주차장에서 3km 떨어져 있지만 고도차도 상당하고 걸어서 50분 거리이다. 당시에 돌아오는 버스 시간을 맞출 수 없어 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노선버스를 타고 입구까지 갔다.

< 知床峠 버스정류장에 표시된 버스 시간표. 하루에 딱 4번 >

 도로에 있는 입구에서 호수까지는 약 3KM 거리이고 표고 차는 80M 정도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고도는 약 700M이지만 높은 위도 때문에 일본 本州의 2,000M와 비슷한 기온이라 한다. 어른에게는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등산로가 아니어서 관목이 우거지면 길은 매우 좁고 바닥은 질퍽거리는 곳이 많다. 목도는 매우 제한적이고 등산로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구간에는 큰 돌을 깔아 놓았다. 왕복 3-4시간을 잡으면 된다고 되어 있었고 중간에 화장실은 없다. 그래서 중간에 携トイレブ[휴대 Toilet Booth]를 입구에 回ボックス [회수Box]를 두고 개인이 가져온 휴대화장실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羅臼湖의 자료를 찾다 보면 매우 강조하는 규칙이 있다. 꼭 장화를 신고 가라는 것이다. 등산로가 질퍽거리는 곳이 많기 때문인데 장화를 신지 않으면 등산로를 벗어나 걷기 마련이고 이는 산림과 습지의 훼손을 일으킨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에는 등산로를 벗어나 샛길로 가지 말라고 당부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규칙은 외국에서도 잘 따라주는 것이 당연하다. 남의 나라 땅이라고 함부로 한다면 여행을 즐길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 장화는 집에서 챙겨 갔고, 나와 아내는 시레토코자연센터에서 500엔에 대여했다.

 시레토코고개에 주차한 후 잠시 주변 경치를 즐기다 버스를 타고 입구에 내렸다. 입구에 안내판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햇살이 따가운 더운 여름날이라 조금은 힘겨운 산행을 시작했다. 호수까지 가는 중간에 총 5개의 연못이 있는데 번호로 매겨져 이름이 一の沼, 二の沼, 三の沼, 四の沼, 五の沼이며 세번째 연못 지나서 작은 습원도 있다. 一の沼는 등산로에서 약간 안쪽에 있는데 접근이 제한된다.  

< 등산로 안내도. 출처: 羅臼ビジターセンター 홈페이지 >
< 시레토코자연센터에 붙어있는 안내도. 버스시간표도 있다. >

 

< 세 번째 연못, 三の沼 >

 둘째는 아직 다섯 살. 중간에 힘들어하면 업어가며 호수를 향해 간다. 다섯 번째 연못이 가까워 오자 중간중간에 돌무더기가 있다. 패인 등산로에 돌을 깔아 더 이상의 침식을 방지하고자 하는 듯하다. 다섯 번째 연못을 지나면 습지와 비슷한 평탄한 지형이 나오면서 목도를 걷게 되고 저 멀리 호수를 보는 전망대가 보인다. 당시 목도와 전망대의 보수 공사 중이었다.

 호수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나무 전망대에 올라 땀을 식히며 감상한다. 한 눈에 전경이 들어오지 않는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摩周湖Mashuko屈斜路湖Kussharoko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위압적이지 않으며 평범해 보이지만 예사롭지는 않다. 아이들도 우리도 경치를 즐기며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다시 입구로 돌아간다. 내리막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힘겨워한다. 이젠 큰 아이도 투정을 부린다. 아이들에게는 힘들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입구로 돌아와 334번 도로를 만나니 반갑다. 이미 버스 시간은 한참 지났다. 저 멀리 위로 주차장이 보이지만 차를 가지러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가끔 지나가는 차에게 주차장까지 데려 다 달라 부탁해 보려 하지만 네 명이 함께 있으니 차를 잘 세워주지 않는다. 나만 거기까지 가서 차를 가져오면 되니 종이에 一人이라 적어 한 명만 태워주면 된다고 알려 본다. 곧 작은 밴 한 대가 멈췄고 시레토코고개 주차장까지만 부탁한다고 영어로 말해본다. 이럴 땐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부부와 아들 둘인 가족이었으며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큰 아들이 약간의 영어를 한다. 내가 타고 나니 안전벨트를 매라고 한다. 역시 일본인. 주차장에 날 내려줄 때 미리 준비한 한국 과자를 간단한 선물로 건네며 고맙다 인사를 다시 했다. 인적이 많지 않은 이런 곳의 여행은 도시 여행보다는 따뜻한 인심을 더 만날 수 있다. 차를 몰고 내려가 아이들을 태우고 숙소로 돌아간다. 시레토코고개에서 자연센터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언제 지나도 참 좋다. 그런데 갑자기 집채만한 사슴이 갑자기 차 앞에 나타나 급정거했다. 다행이 부딪히진 않았다. 일본에서 사슴을 여러 차례 봤지만 이렇게 가깝게 본 적은 처음인 듯하다. 가까이서 보니 꽤 크다. 사슴도 매우 놀랐을 것이다. 잠시 멈췄다 숲으로 들어간다.시레토코 반도에는 특히 곰, 사슴, 여우 등 야생동물이 많다. 운전할 때 속도를 너무 높이지 않는 게 좋다.

  羅臼湖는 접근성 때문에 일정에 넣기가 쉽지 않다. 시레토코를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자주 찾게 될 텐데 매번 똑같은 일정이 아니라 이런 신비의 호수도 찾는다면 순수자연 知床의 참 맛을 더 느낄 것이다.  

 秘湯, 野湯. 신비롭고 낭만적인 느낌이 난다. 일본 전역에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온천들이 많이 있다. 달리 정해진 단어가 없어 노상온천(上溫泉)이라 본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관리 없이는 그 사용이 어렵다. 특히 북해도에 이런 온천들이 많이 있는데 道東Doutou 지역에서 유명하고 접근성이 좋은 몇 군데를 가 보았다.

1. 岩尾別 [Iwaobetsu Hot Spring] – 이와오베츠온천

 가 본 곳 중, 가장 훌륭했다. 홋카이도 북동쪽 知床Shiretoko에 있다. 知床五湖[Shiretoko Five Lakes]를 가는 93번 도로에서 샛길로 빠져 ホテル地の涯으로 가면 된다. 이 호텔 앞의 주차장의 계곡 쪽에 차를 세우면 된다. 차의 내비게이션에서도 이 호텔을 찾아가면 된다. 주차장 옆의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로 조금만 가면 있다.

< 岩尾別温泉(이와오베츠온천), 2013년 >
< 岩尾別温泉(이와오베츠온천) 위쪽에 물레방아가 보이고 그 옆이 호텔 주차장이다. 2013년 >

 사진과 같이 3단으로 되어 있고, 파이프에서 계속 온천수가 공급되고 있다. 온천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물 온도라고 보는데, 공급되는 온천수의 온도가 적당하고 3단으로 되어 있어 쾌적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었다. 아마도 붙어 있는 온천호텔에서 관리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당시에 일본 아저씨와 함께 온천욕을 하고 있었는데 일본 중년 아주머니들이 와서 위쪽 탕에 들어왔었다. 물론 큰 타월로 몸을 감싸고 왔다. 아내와 딸들은 부담스러워, 이 노상 온천이 아니라 ホテル地の涯 호텔의 온천을 이용했다. 바로 옆은 계곡이어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한 여름이었지만 계곡에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노천탕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 좀 더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면 見の湯으로 이름 붙은 또 다른 노상온천이 있다. 여기는 말 그대로 자연 그대로라 물이 너무 뜨거워 온천욕을 하지 못했었다. 온천욕 후에 호텔 로비에 가서 아내와 딸을 기다리며 자판기 캔맥주 한 모금을 마셨다. 에어컨 바람과 함께 시원한 맥주 한 모금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 이와오베츠온천의 안쪽에 있는 滝見の湯, 2014년 >
< 이와오베츠온천 위치, 출처: google 지도 >

 

2. 熊の湯Kumanoyu – 쿠마노유

 시레토코반도의 비밀 온천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羅臼Rausuonsen의 무료 노천탕이다. 원천이 뜨겁고 수량이 풍부해 좋기도 하지만 계곡 바로 옆이라 시원하기도 하고 탕 자체가 꽤 크다. 여탕이 분리되고 벽이 있어 가족들이 찾기도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 2017년에 찾았을 때, 남탕은 냉수 파이프가 들어와 입욕할 정도의 수온이었지만 여탕은 너무 뜨거워 족욕만 가능했었다. 역시 노상 온천은 관리에 어려움이 있나 보다.

<  쿠마노유에서 온천욕을 즐겼다. 파이프에서 냉수가 나와 온도를 맞추고 있다. 2017년 >

 위치는 知床峠Shiretokotoge에서 羅臼Rausu 쪽으로 가는 334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나온다. 시레토코고개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가면 길가에 간이 주차장이 나온다. 네비게이션에서 찾기 어려우면 map code “757 409 513*41”으로 찾아가면 된다. 주차 후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면 왼쪽으로 내려가고 허름한 건물이 나오는데 그 안이 여탕이다. 건물 옆으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좀 더 큰 위 사진의 노천탕이 나온다. 사실 남탕은 아니고 혼탕이지만 여자들은 이 곳으로 잘 안 올 것이다. 여탕은 건물 안 쪽에 있고 탕이 좀 작다.

< 熊の湯Kumanoyu의 여탕.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건물 뒤편에 노천탕이 있다. 2017년 >
< 熊の湯(쿠마노유) 위치, 출처: google 지도 > 

  굳이 저 멀리까지 무료 온천을 위해 왜 찾아가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시레토코고개를 넘어가는 334번 도로는 그 자체가 관광 명승이다. 6월 초에 갔을 때 산 위에 수북이 쌓인 눈과 휘어 각자 개성 있는 나무가 모인 숲 사이로 가는 드라이브를 즐겼다. 이 곳은 일본인들도 많이 찾는다.

 

3. コタンKotanOnsen – 코탄온천

 앞의 屈斜路湖Kussharoko 글에서 소개하진 않았지만, 굿샤로호의 명물이다. 호숫가와 딱 붙어 있어 멋진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52번 도로 옆에 화장실과 주차장이 있고 호숫가에 노천탕이 있다. 간단한 탈의 시설(사실 나무벽과 옷 바구니 정도)이 있고, 남탕과 여탕은 큰 돌 하나로 구분되어 있다. 구분을 위한 것이지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 2013년에 찾았을 때에 짧게 입욕을 했는데 물은 덜 따뜻했으며 계속 원수가 공급되는 형태가 아닌 것으로 보였다. 당시에 라이더들이 여정 도중에 목욕을 하러 와 간단한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탕과 호수의 물까지는 불과 수 미터 떨어져 있다. 그래서 멋진 사진이 나올 수 있는 노천탕이다.  

< 코탄온천에서 뒤 굿샤로호를 배경으로, 사진 왼쪽 돌이 남/여탕 구분이다. 2013년 >

 

4. 和琴WakotoOnsen - 와코토온천

 지난 굿샤로호 글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和琴半島(와코토반도) 안에 있는 또 하나의 유명한 노천탕이다. 자료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20176월 초에 갔을 때는 물이끼가 많이 껴 있었고, 물이 매우 뜨거웠다. 바로 옆은 아니지만 호수가 보이는 좋은 전망을 가진 온천이다.

< 와코토온천, 당시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워 족욕을 즐겼다. 2017년 >

 

5. カムイワッカ湯の滝[Kamuiwakka Hot falls] – 카무이왓카온천폭포

 여기는 온천이라기보다는 계곡이다. 뜨거운 물이 흐르는 계곡. 매우 외진 곳에 있다. 우선 가기가 쉽지 않다. 시레토코5호 가는 입구 근처에서 93번 도로를 따라 한참 가야 하는데, 이 길은 61일 경에나 열렸다가 여름 성수기에는 다시 노선버스 이외에는 통제된다. 2017년에 6월 초 방문이라 운 좋게 갈 수 있었다. 이 계곡 입구 주변 길가에 주차장이 있다. 갔을 때 나이 많으신 어머니와 함께여서 계곡 깊숙이 들어 가진 못했다. 물을 만져 보니 따뜻하다는 느낌은 확실히 있다. 수온은 30도 정도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10분 정도 걸어 一のIchinotaki까지 간다. 계곡이 미끄럽기 때문에 신발 선택에 주의하고 올라가면 된다.

< カムイワッカ湯の滝 입구, 2017년 >
< カムイワッカ湯の滝 가는 길, 출처: google 지도 >
< 카무이왓카 지도, 출처: 시레토코자연센터 홈페이지  http://center.shiretoko.or.jp/ >
< 카무이왓카온천폭포 올라가는 계곡, 출처: 시레토코자연센터 홈페이지 http://center.shiretoko.or.jp/ >
< 카무이왓카온천폭포  一の滝 , 출처: 시레토코자연센터 홈페이지 http://center.shiretoko.or.jp/ >

 

 北海道Hokkaido에는 여기서 소개된 곳 말고도 많은 노상온천이 있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근처에 있는 노상온천을 찾아보는 것도, 일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 수증기와 유황 증기를 내뿜는 硫黄山, 2005년 >

 摩周湖Mashuko屈斜路湖Kussharoko 주위에서 식사 시간이 됐다면 オーチャードグラス[Orchard Grass, 오차드그라스]로 가서 비프스튜를 먹자.

 일본에는 분명히 서양 음식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음식들이 많다. 근대에 일본으로 들어온 음식들이 완전히 일본인에 의해 재해석된 음식들은 일본 여행의 또 다른 묘미이다. 우리 가족은 자연을 찾아 시골로 다녀 그럴 기회가 적지만, 이 곳에 최고의 음식이 있었다.

 川湯温泉駅[Kawayuonsen Station]으로 가면 그 건물 안에 원래라면 대합실이었을 공간에 조그맣고 고풍스러운 식당이 하나 있다. 비프스튜의 맛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근처에 간다면 꼭 들러 맛보길 권한다. 물론 다른 음식도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검색하면 많은 사진과 정보를 볼 수 있다.

<  오차드그라스가 있는 가와유온천역. 출처: www.masyuko.or.jp/  >
< 오차드그라스의 내부 >

 

 摩周湖Mashuko屈斜路湖Kussharoko 사이에 수증기와 유황 증기를 내뿜는 벌거숭이 산이 하나 있다.  Iozan 글자 그대로 유황을 내뿜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살아 있는 화산 활동이라 신기하다. 일본에는 활화산이 많이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볼 수 있는데 진흙 구덩이가 끓거나 분화구에서 유황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여러 곳이 있다. 이 곳 硫山이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처음 갔었던 2005년에 비해 2017년의 활동이 훨씬 강해졌음을 확실이 느꼈다. 하긴 그 사이에 九州Kyushu의 여러 화산이 터지긴 했다. 일본 열도가 점점 뜨거워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 2013년의 사진을 보면 처음 2005년보다 수증기가 많아 보이고 그전에 없던 울타리가 보인다.

< 수증기와 유황 증기를 내뿜는 硫黄山, 2013년 >
< 수증기와 유황 증기가 강렬하게 내뿜어져 나온다. 2013년 >
< 2005년의 이오잔 - 간단한 줄로 통제 지역을 구분해 놓았다. >

 처음 갔었던 2005년에는 간단한 줄로 통제 지역을 표시했는데, 이후 사진을 보면 튼튼한 울타리로 통제 지역의 접근을 막고 있다. 아래 2017년의 동영상은 통제 지역 바깥의 한 구멍에서 맹렬히 나오는 유황 증기이다.

< 통제 지역 바깥의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황 증기, 2017년 >

 硫黄山レストハウス[Iozan Rest House]에서 삶은 달걀도 사 먹어 보면 좋다.  이 화산의 끓는 물로 삶았다고 한다. 이오잔은 잠깐 들르는 곳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오잔에서 나와 왼쪽으로 굿샤로호 방향으로 가면 나오는 川湯Kawayuonsen으로 가보자. 크지 않은 온천 마을이고 많은 숙소 시설과 공동 족탕 등이 있다. 여기에 川湯エコミュージアムセンター[Kawayu Eco Museum Center]가 있는데 곰, 사슴, 올빼미 등 다양한 동물의 박제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아이들에게 좋은 공간이고 센터 건물 뒤쪽으로는 높은 침엽수 숲 사이로 산책길이 잘 나있다. アカエゾマツの森(아카에조마쯔의 숲)이라 이름 되어 있으며 2013년 한 여름임에도 좋은 산책을 했다. 일본 자연 여행에서 이런 공공시설을 잘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 카와유에코뮤지엄센터의 곰 박제, 2013년 >
< 카와유에코뮤지엄센터의 사슴 박제, 2013년 >
< 카와유에코뮤지엄센터 뒤쪽의 침엽수 숲 산책 코스, 2013년 >

 

 세 편의 글을 통해 摩周湖Mashuko屈斜路湖Kussharoko 지역을 얘기했는데 언급하지 못한 곳 들과 글과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많아 아쉽다.

 아래 지도를 보면 摩周湖(마슈호) → オチャドグラス(오차드그라스) → 이오잔(硫黄山) → 카와유에코뮤지엄센터(川湯エコミュジアムセンタ) → 砂湯(쓰나유) → 和琴半島(와코토반도)”의 코스가 자연스러운 동선이 됨을 알 수 있다.

<  이오잔 주위, 출처: google 지도 >

 

참고할 만한 웹 사이트

** 즐거운 트위스트가 절로, 屈斜路湖Kussharoko [Lake Kussharo] – 굿샤로호 그리고 砂湯Sunayu

 지난 글의 摩周湖Mashuko가 바라보는 호수였다면, 직접 접할 수 있는 屈斜路湖Kussharoko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마치 해수욕장 백사장에서처럼 휴식을 취하고 호숫가 숲에서 캠핑을 하는, 좀 더 친근한 호수이다. 특히 砂湯Sunayu는 가족이 함께 하기 좋은 유원지이다.

 屈斜路湖도 화산 활동으로 생긴 칼데라 호수이다. 동서 약 26km, 남북 약 20km의 일본에서 가장 큰 칼데라호이며 전체 호수 중에서는 여섯 번째라고 한다. 참고로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는 京都Kyoto 북동쪽에 있는 琵琶湖Biwa-ko이다. 평균 수심은 약 30M로 칼데라 호수 중에서는 얕은 편이다. 호수의 북쪽 부분을 제외하고는 빙 둘러 길이 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호숫가에 숙박시설, 캠팽장, 물놀이 시설 등이 다양하게 있다. 그리고 한가운데 꽤 큰 섬 中島Nakajima가 있다. 나카지마는 관광으로 가는 방법은 없지만 일본인들은 카누를 타고 가기도 하는 모양이다.

 호수를 즐기는 방법은 호숫가를 거닐거나, 배를 타고 호수 위를 지나거나 아니면 멀리 높이서 전체 풍경을 보는 것인데, 굿샤로호는 세 가지 모두를 선사한다. 워낙 큰 호수이기 때문에 전체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호수 서쪽에 있는 높은 고개인 美幌峠Bihoro-toge로 올라가야 한다. 비호로토게는 호수 전망과 함께 주위 풍경이 좋기 때문에 꼭 올라가 보길 추천한다.

<  美幌峠Bihoro-toge에서 바라 본 屈斜路湖 그리고 그 안의 中島Nakajima, 2005년 >

 

 아래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網走Abashiri나 北見Kitami 쪽에서 오면 비호로토게로 넘어오게 되고, 아니면 동쪽이나 남쪽으로 접근하게 된다.

<  屈斜路湖 주변 안내도, 출처:  www.masyuko.or.jp/  >

참고할 만한 웹 사이트

 

砂湯Sunayu – 쓰나유

 글자 그대로 모래찜질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온몸을 덮는 모래찜질을 하지는 않는다. 屈斜路湖 동쪽 편에 있는 砂湯駐車場으로 가 차를 세운다. 길가에 화장실 건물과 함께 잘 갖춰져 있다. 요금도 없다. 찻길을 건너면 그리 길지 않은 백사장이 펼쳐 있고 몇몇 가족들이 있다. 백사장에는 낡은 벤치 의자가 놓여 있다. 이 백사장은 모래 안이 뜨거운 일종의 온천이다. 모래를 파 물 웅덩이를 만들고 그 옆에 벤치를 놓고 앉으면 족탕이 된다. 그냥 아무 데나 벤치를 놓고 모래 속으로 발을 파묻으면 모래찜질이다.발을 모래 안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뜨거워진다. 2017년 어머니를 모시고 같이 갔을 때, 어머니가 손녀들과 같이 서서 발을 비비다 보니 절로 트위스트 춤이 되어 셋이 트위스트를 한참 동안 즐겼던 추억이 있다. 호수의 물은 제법 차다. 발 밑은 뜨겁고 발목에 닿는 물은 차갑다.

< 쓰나유, 平成25年 = 2013년 >
<  호숫가에서 따뜻한 모래 속으로 발을 비비며 같이 트위스트하는 할머니와 손녀들, 2017년 >

 주위에 오리배가 있다. 예전에 한 번 탔을 때 조금만 나가도 수심이 깊어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약간은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겨울에는 큰고니들이 이 쓰나유 주변에 많이 와 월동한다고 한다. 고니들도 발이 따뜻한 곳을 찾나 보다. 주위에는 캠핑장도 있어 일본인들이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작은 족탕도 있기 때문에 발의 모래를 족탕에서 씻어낼 수 있다. 주차장에 있는 화장실에 나오는 물은 지하수인 듯하다. 모든 물이 뜨겁다.

< 쓰나유를 즐기는 사람들과 오리배, 2013년 >
<  砂湯 주위, 출처: google 지도 >

 

和琴半島 [Wakoto반도] – 와코토반도

 굿샤로호 남쪽의 호수 안쪽으로 쏙 들어가 있는 곳이다. 반도 바로 입구에 무료 주차장이 있어 좋다. 반도를 돌아보는 산책코스가 잘 되어 있다. 20176월 초에 찾았을 때는 바람이 심하고 날이 추워 반도 입구 주위만 짧게 산책했다. 굿샤로호는 워낙 커 평소에도 작은 파도가 있는데 이렇게 바람이 심한 날에는 제법 큰 파도가 밀려든다.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和琴温泉[Wakoto Hot Spring]이 있다. 무료 노상온천이다. 옆에 간이 탈의 시설도 있고 꽤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알고 있는데 그 날은 사람이 없었다. 신기하게도 이 온천으로는 바람이 들이치지 않는다. 차가워진 몸을 족욕으로 데우며 휴식하니 좋았다. 물의 온도가 높아 전신욕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홋카이도의 무료 노상 온천에 대해서 별도의 글을 하나 올려 보고자 한다.

< 흐린 날의 굿샤로호, 파도가 마치 바다같다. 2017년 6월 > 

 

<  和琴温泉 [Wakoto Hot Spring], 2017년 6월 >

 

美幌峠Bihorotoge – 비호로토게

 굿샤로호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면서 주위 경관이 매우 훌륭하다. 道の ぐるっとパノラマ美幌峠 [Gurutto Panorama Bihorotoge 휴게소]으로 가 주차하면 된다. 해발 525M의 그리 높지 않은 고개이지만 날씨가 안 좋을 때가 많고 그럴 때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분다. 아래 사진은 처음 갔었던 2005년 7월이다. 다시 찾은 2017년에는 바람이 너무 심해 사진도 찍지 못했다. 2005년 갔을 때 일본의 조릿대 밭의 장관을 맨 처음 느껴본 곳이다. 일본어로 クマザサ(笹)Kumazasa라고 하는 조릿대는 일본 각지에서 근사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휴게소 옆으로 조금 올라가면 美幌峠展望台 [비호로토게 전망대]이다. 바람이 몸이 차갑다면 휴게소에서 따뜻한 커피와 간식으로 몸을 데우면 좋다. 무언가 특이한 간식을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 굿샤로호 쪽에서 비호로토게로 올라오는 길, 2005년 >
< 비호로토게에서 바라본 굿샤로호,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다. 2005년 >
< 비호로토게의 조릿대 밭, 2005년 >

 

 큰 호수의 절경과 좋은 휴식을 할 수 있는 摩周湖, 屈斜路湖 지역은 남쪽의 釧路Kushiro와 북쪽의 知床Shiretoko 중간 일정으로 매우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 Mashu Blue, 摩周湖Mashuko [Lake Mashu] - 마슈호

 난 바다보다 호수를 좋아한다. 거친 파도보다는 잔잔한 물결이 이는 호수가 마음을 훨씬 편안하게 한다. 작은 연못과 얕은 호수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지만 어떤 호수는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위압감을 주는 경우도 있다. 물이 맑아 투명하지만 그 바닥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깊은 호수는 바라보고 있으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나며 섬찟하기도 하다. 한 여름 摩周湖 전망대에서 한참 아래 Mashu Blue라 명명된 푸른 물을 보고 있자면 온갖 잡념은 사라지고 무념무상이 된다.

 北海道Hokkaido 道東Doutou 지역을 여행하자면 유명하고 큰 세 호수가 있다. 阿寒湖akanko, 屈斜路湖Kussharoko 그리고 摩周湖Mashuko이다. 모두 阿寒摩周国立公園[Akan-Mashu National Park]에 속해 있으며, 그 첫 번째로 마슈호 이야기다. 대개는 道東 남쪽 釧路Kushiro에서 위쪽 斜里Shari 쪽으로 올라가거나 반대로 내려올 때 52번 도로를 통해 들르게 된다.  

 摩周湖는 화산 활동으로 생긴 칼데라 호수이다. 둘레가 약 20KM인 큰 호수이고 수면의 고도가 355M이며 둘레는 약 600M의 깎아지른듯한 절벽으로 되어 있어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바라만 보아야 하는 호수인 것이다. 또한 호수에 연결된 물길이 없는 폐쇄 호수이다. 맑은 물 때문인 푸른 물 색깔이 유명하며 이 푸른색을 Mashu Blue라 부르기도 한다. 물의 맑기를 바닥이 보이는 깊이의 투명도로 재는 모양이다. 1930년에 바이칼호를 넘는 세계 최고 40.5M의 기록했다 하며 최근에는 20-30M 수준이라 한다. 최대 깊이가 200M가 넘는 매우 깊은 호수라 호수 곳곳의 색깔이 조금씩 다르며 물결도 인다. 고도도 제법 높아 맑은 날에도 안개에 싸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안개에 숨겨진 호수가 바람에 나타나는 광경은 매우 신비롭다.

 사람의 접근이 불가하기 때문에 전망대에서 바라봐야 한다. 아래 총 3개의 전망대가 있는데 주로 1전망대와 3전망대를 찾는다.

  • 摩周湖第一展望台 [마슈호제1전망대] : 주차장과 휴게소가 있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 摩周第三展望台 [마슈제3전망대] : 1전망대와 가까워 같이 찾는다. 간이 주차장만 있다.

  • 裏摩周展望台 [Uramashu Observatory, 우라마슈전망대] : 반대쪽에 있어 접근성이 좋지 않다. 고도가 낮아 안개의 영향을 덜 받는다

 제1전망대를 가는 길의 드라이브도 매우 훌륭하다. 위도가 높은 홋카이도의 고도 약 500M이기 때문에 일본 본섬의 1,000M 이상의 풍경과 비슷하다. 여름이라면 창문을 열어 시원한 바람과 풍경을 즐기며 摩周湖第一展望台로 가자. 노인들이 주차장을 관리하여 500엔의 요금을 받는다. 영수증은 잘 보관하여 硫Iozan에서 다시 사용한다. 휴게소 지붕과 바로 옆에 전망대가 있다. 안개에 호수가 가려 있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기다려 보자. 바람이 안개를 걷어내면 순식간에 환상적인 호수가 나타난다. 마치 푸른 벽으로 둘러싸인 것처럼 높은 절벽으로 둘러 싸인 푸른빛의 거대한 호수가 나타난다. 그 크기와 영롱한 푸른빛 물 색깔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호수 한가운데는 カムイシュ島[Kamuishu섬]이 앙증맞게 물 한가운데 있다. 한참 동안 푸른 물을 보며 상념에 잠기지만 곧 머릿속이 비워지고 가벼워진다. 여러 차례 찾아갔지만 처음 갔던 2005년의 날씨가 가장 좋았다. 햇살에 반짝이는 摩周湖를 보는 것은 쉽지 않은 듯하다.

< 1전망대에서 본 마슈호와 카무이슈섬, 2005년 >  
< 1전망대에서 본 마슈호, 2005년 >
< 1전망대에서 본 마슈호와 카무이슈섬, 안개에 쌓여 있을 때가 많다. 2013년 > 
< 1전망대에서 본 마슈호와 카무이슈섬, 2017년 > 
< 1전망대 주위 풍경, 2013년 >

 바람이 세고 차기 때문에 전망 후에 어린아이들은 휴게소 내부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아내와 아이들은 홋카이도 특산품인 멜론과 옥수수를 좋아했다. 소프트아이스크림 역시 명물이다.

 제1전망대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조금 더 가면 제3전망대가 나온다. 길가의 간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전망대로 올라 가면 다른 각도에서의 마슈호를 볼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절벽에 핀 꽃들이 더 잘 보인다. 3전망대에서 고개를 돌려 반대쪽을 보면 硫Iozan의 뒷모습과 屈斜路湖Kussharoko의 모습이 조금 보인다.

< 3전망대에서 바라본 摩周湖, 2013년 >
< 3전망대에서 바라본 摩周湖, 2013년 >
< 3전망대에서 뒤돌아 보면 보이는 硫黄山 뒷모습과 屈斜路湖, 2013년 >  

 

 2014년에는 맞은편에 있어 찾아가기 어려운 裏摩周展望台(우라마슈전망대)도 가 보았다. 호수 건너편이지만 차로는 빙 돌아가야 해서 제1전망대에서 1시간, 55KM 거리이다. 1/3전망대와는 다른 각도에서 마슈호를 보려 찾기도 했지만, 가는 길에 神の子池Kaminokoike도 같이 보고자 했다. 저 아래 바닥까지 보이는 투명함에 신비로운 에메랄드 빛 물 색 그리고 안에 쓰러져 있는 나무들의 기하학적 모습이 함께 어울려 작지만 특이하고 신비로운 모습이다. 東北Tohoku 지방의 十二湖Juniko 중 하나인 靑池Aoike와 비슷한 면도 있다. 하지만 물 색이 많이 다르다. 일본 여러 지역에 특이한 물 색깔과 투명함으로 유명해진 관광지들이 꽤 있는데, 화산 지대인 일본의 특성이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  神の子池Kaminokoike의 신비로운 모습, 2014년 >
<  神の子池Kaminokoike, 직접 찍은 사진이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환경성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을 덧붙인다. >
< 十二湖(쥬니호)의 靑池(아오이케), 2017년 >

 神の子池는 주차장도 넓고 편해서 중간에 들러 가볍게 산책하는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아래 사진의 연못과 그 주위는 높은 나무 그늘이 더위를 없애주고 작은 개울이 있어 산책하기 좋다. 연못에서 노니는 제법 큰 물고기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물한다.

 裏摩周展望台 역시 주차장과 화장실 등이 잘 준비되어 있고 전망대 데크도 잘 갖춰져 있다. 여행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들러 반대쪽에서의 摩周湖를 볼 만하다. 당시 사진을 챙기지 못해 다른 사이트의 사진을 붙인다.

< 裏摩周展望台(우라마슈전망대) 주차장, 출처: comolib.com >
< 裏摩周展望台(우라마슈전망대), 출처: comolib.com >

  전체적인 주위 지형은 아래 지도를 참고하고, 기본적인 정보는 아래 웹사이트를 참고했다.

< 屈斜路湖, 摩周湖 지역 안내도, 출처: https://www.env.go.jp/park/guide/akan/map/index.html >
< 摩周湖 주변 지도, 출처: http://econavi.eic.or.jp/ >

 마슈호 제1/3전망대를 둘러보고 내려가면 硫Iozan川湯Kawayuonsen이 있다. 이 곳에 잠시 들렀다가 屈斜路湖Kussharoko로 가는 일정이 추천 코스이다. 이 곳들은 다음 글에서. 그리고 천하진미도 하나 소개할 예정이다.

** 멋진 삼나무 길과 소바의 동네, 戸隠Togakushi - 토가쿠시

 아름드리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선 길은 사진으로만 봐도 매우 멋지다. 하늘을 찌를 듯 곧게 뻗은 붉은 삼나무는 그 굵기가 어마어마하여 둘레를 감싸려면 10명은 필요할 듯하다. 더위를 피해 그 삼나무길을 가족과 함께 걷다 보면 아이들의 웃음이 끊기지 않는다. 나이가 400년이 넘은 삼나무는 위압감을 넘어 신령이 깃들어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물론 이 길이 신사 올라가는 길이기도 하다.

<  奥社Okusya  올라가는 삼나무 길, 2018년 >

 戸隠Togakushi는 長野県長野市(나가노현 나가노시)에 있는 해발 1,200M에 위치한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신사와 소바집만 있어 보이는 그런 동네이다. 높은 지역이라 한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는 더위를 피하기 좋은 곳이다. 妙高戸隠連山国立公園[Myoko-Togakushi Renzan National Park]의 일부이다. 長野Nagano 북서쪽에 위치하여 차로 나가노 시내에서 차로 35분 정도면 올 수 있으니 한여름 더위를 피해 잠시 와 볼만 하다.

 戸隠 집 호, 숨을 은. 이 동네의 뜻을 담은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깊은 산속 숨어 있는 동네라는 느낌이었다.

 戸隠Togakushi는 작은 동네라 아래 Site에서 간단한 정보를 얻고 가면 충분하다고 본다. 그리고 마을 전체에 지도는 아래 site에서 확인하면 된다.

  * 戸隠観光協https://togakushi-21.jp/

  * 戸隠神社 홈페이지 https://www.togakushi-jinja.jp/

  * 토가쿠시 지도 : https://www.togakushi-jinja.jp/access/img/mapAll.pdf

 마을 전체가 戸隠神社Togakushi-Jinja라고 보면 되고, 아래 5개의 신사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 신사에 크게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中社와 社 정도만 둘러보면 된다고 본다.

  • Okusya - Upper Togakushi Shrine
  • 中社 - Chusha
  • 光社 Houkosya - Lower Togakushi Shrine
  • 頭龍社 - Kuzuryusya
  • 火之御子社 - Hinomikosya

 위 처음 사진의 삼나무길은 Okusya 가는 길이다. 社는 본사(本社 여기서는 中社)보다 더 안 쪽에 있는 작은 신사를 의미한다. 奥社入口駐車場[Okushairiguchi Parking Lot – 500엔]에 차를 세우고, 옆 쪽으로 가면 곧 신사의 대문인 鳥居Torii가 나온다. 大鳥居를 지나면 숲길이 시작된다. 삼나무가 많긴 하지만 아직 진짜는 아니다. 1KM 정도 걸으면 붉은색 입구인 神門Zuizinmon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약 500M戸隠神社 道並木라 불리는 삼나무 숲길이다. 주위의 숲 안은 다른 나무들도 있지만 삼나무()가 주종이다. 420년 전에 조림하였다 하며 계속 관리되고 있다. 양 옆의 삼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예사롭지 않다. 안쪽 삼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기운을 맞으며 천천히 걷다 보면 더위를 피해 신선계에 올라온 느낌이 든다. 앞 쪽에서 같이 걸어가는 두 딸아이를 보며 산책의 행복을 느낀다.

 삼나무의 기운을 받으며 천천히 걷다 보면 오르막길이 나온다. 社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신사는 매우 작다. 어느 신사처럼 복전함[일본어로 賽Saisen-bako, 새전상]과 종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빈다. 올라오는데 약 40분이니 한 시간 남짓이면 된다.

 일본 신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약수터처럼 생긴 御手洗Mitarashi를 오해해서 물을 마시는 일이다. 그렇다 해서 큰 잘못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는 글자 그대로 손과 입을 씻는 곳이다. 일본인들을 보면 국자 모양의 그릇으로 물을 떠서 왼손, 오른손, 입의 순서로 씻는 것을 볼 수 있다.

<  随神門Zuizinmon, 2016년 >
<  奥社Okusya  올라가는 삼나무 길, 2016년 >

 위 사진은 2016년 갔을 때 사진이다. 2년 동안 아이들도 컸다. 이 두 사진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일본 신도 문화에 대해 많은 이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2016년 사진에서는 우리가 길 가운데로 걷고 있다. 그런데 다녀오고 나서 사진을 보니 일본인들은 길 가로 걷고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알아보니 신사 가는 길의 가운데는 신이 다니는 길이라 가장자리로 다닌다 한다. 그래서 2018년에는 길가로 걸어갔다. 일본 신도의 법칙을 우리가 알고 따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가 절이나 성당에 가면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듯 일본인들은 신사에서 예절을 지킨다. 외국에서 현지의 기본적인 예절과 법도를 조금씩 알아가며 따라 보는 것도 외국 여행의 맛이라 생각한다.

 

 戸隠 한가운데 있는 中社Chusha는 그냥 평범한 신사처럼 보여 대충 둘러보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 바로 앞에 매우 유명한 소바집이 있다. 戸隠에는 매우 많은 소바집이 있는데 그중에서 うずら家Uzuraya가 인터넷 검색 결과가 가장 많았다. 실제로 2016년 여름에 찾아갔을 때, 점심 무렵이었는데 대기 번호를 받고 약 2시간 걸릴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 주위에는 관광 온 수많은 일본인들과 간간히 보이는 외국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실제로 2시간을 기다려 소바와 튀김(텐푸라) 등으로 점심 식사를 했는데 맛은 괜찮았다. 와사비를 갈아 내지 않고 강판과 함께 내와 직접 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소바는 소바일 뿐이다. 맛도 괜찮지만 2층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에어컨이 없는데도 창 밖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좋았다. 다음에 간다면 1030분 개점 시간에 맞춰 가는 게 좋겠다. 매주 수요일은 정기 휴일이고 가끔 쉬는 날이 있으니 아래 사이트에서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https://uzuraya.nagano.jp/

< 中社Chusha 입구, 2016년 >
< 中社Chusha 본당, 2016년 >
<  소바집,  うずら家Uzuraya, 2016년 >

 

<  うずら家Uzuraya의 음식 – 소바를 담는 방식이 다른 지역과 조금 다르다, 2016년 >

 そばSoba는 일본의 대표적 면으로 한자로 蕎, 메밀 교, 보리 맥을 쓴다. 메밀 또는 메밀국수를 말한다. 특히 이 곳 나가노 지역의 소바를 信州そば라 하는데, 信州Shinshu는 나가노 지역의 옛 이름이라 한다. 우리나라 강원도에 메밀 막국수가 유명한 것과 같다. 자료에는 토질이 화산토여서 메밀 농사에 적합하다 하는데, 달리 말하면 다른 농사가 힘들어 메밀을 주로 키우고 이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을 수밖에 없는 깊은 산속인 것이다.

 

 주위 가까운 곳에 특별한 것은 없다. 鏡池Kagami-ike가 있어 가보았지만, 크지 않고 한쪽에 제방이 있는 것을 보니 인공호수이다. 여름 풍경은 평범하지만 가을에는 호수에 비친 단풍이 예쁠 것이다. 거울호수라는 이름은 곳곳에 있고 평범하다.

<  鏡池Kagami-ike, 2016년 여름 >

 

 무더운 여름에 일본을 오게 되면 일본의 대표 산악지대인 북알프스 주위를 많이 찾게 된다. 나가노 주위에서 좀 가벼운 일정을 넣는다면 戸隠Togakushi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일본 여행을 할 때, 국립공원이면 일단 믿고 가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훌륭한 자연/문화 경관을 가지고 있고 찾아볼 때 탐방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많은 곳이 가족 여행에 적합하다. 어디를 찾아갈까 고민이라면 믿고 가는 국립공원이라 하겠다.

 국립공원. 말 그대로 국가가 정하고 관리하는 자연유산이다. 일정 지역을 정해 자연생태계, 자연/문화 경관 등을 보존하고 잘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매우 훌륭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지정 및 관리를 하고 있다. 총 22개의 국립공원이 있고 1호 지정은 지리산이었다고 한다.

 일본은 우리의 환경부에 해당하는 환경성(環境省)에서 국립공원을 지정, 관리한다. 아래 Web Site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 환경성 국립공원 페이지 : https://www.env.go.jp/park/index.html

 2019년 현재 일본에는 총 34 곳의 국립공원이 있으며 2017년에 아래 31번 오키나와 북쪽에 있는 奄美群島国立公園 [Amami Guntō National Park]의 지정이 가장 최신이다. 

< 일본의 국립공원, 출처: https://www.env.go.jp/park/parks/index.html >
< 위 지도의 번호별 국립공원명과 영문명 >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면 아래 일본어 Wikipedia를 참고하면 좋다.

https://ja.wikipedia.org/wiki/%E6%97%A5%E6%9C%AC%E3%81%AE%E5%9B%BD%E7%AB%8B%E5%85%AC%E5%9C%92

 

日本の国立公園 - Wikipedia

 

ja.wikipedia.org

 

 

 

 

 지금까지 총 18번의 일본 여행을 주로 자연 경관을 찾아다니다 보니 위 34곳 중에 17곳의 국립공원을 방문했다. 물론 넓은 국립공원의 일부분만 돌아본 것이다. 몇 곳은 수 차례 반복하여 찾기도 했다. 어느 국립공원도 나를 실망시킨 적은 없다. 뛰어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불편함 없이 돌아볼 수 있는 국립공원을 추천한다.

 

 일본을 돌아다니다 보면 国定公園(국정공원)들도 많이 보인다. 준 국립공원이라 볼 수 있겠다. 지정은 국가에서 하지만 관리는 국립공원과 달리 지자체에서 한다. 영어 표현은 Quasi-National Park이다. 자료를 찾아보면 현재 56곳이 있다. 아무래도 국립공원보다는 시설면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찾아보면 좋은 곳들이 많이 있다.

 국립공원 들중에 일부는 외딴섬들이어서 접근성이 좋지 않지만 대부분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원령공주의 숲으로 유명한 屋久島Yakushima도 조금 번거롭지만 비행기나 배를 통해 가볼 수 있으니 기회를 만들어 봐야겠다. 

 

 

 

 

**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瀬国立公園 [Oze National Park] - 오제국립공원

 2018년 여름, 걷기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오래 걸을 수 있는 尾瀬国立公園의 종주를 꿈꿔 보았다. 일본 여행에서는 항상 걷는 코스를 찾아다녔지만 일본 최대의 고산 습지인 尾Oze는 최고의 걷기 코스가 아닌가 싶다. 일본의 국립공원은 최고의 여행 코스를 선사한다. 현재 34 곳이 있는데 이 중에서 17 곳은 일부라도 다녀왔다. 국립공원은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어 여행하는데 불편함이 적다. 언제 별도의 글로 일본의 국립공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꼬리 미, 여울 뢰. 이름의 어원은 찾을 수 없었지만 높은 산 밑의 넓은 습지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개울을 보고 나니 어울리는 이름이다.

<  오제습원과 뒤에 우뚝 솟아 있는 燧ケ岳 Hiuchigatake >

 이 곳은 5월 말이 되어서야 등산이 허가된다. 이 때는 겨울 눈이 아직 덜 녹아 주의가 필요하며 6월 상순에는 水芭蕉Mizubasho가 피기 시작하여 장관을 만들어낸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물파초라고 하는, 우리 둘째가 가장 좋아하는 꽃 水芭蕉는 눈 녹은 습지에서 피는 하얀 꽃으로 전체 키가 80CM, 폭이 30CM까지 크고 꽃만 해도 그 크기가 상당하다. 하나가 떨어져 있어도 예쁘고 모여 군락을 이루면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北海道나 東北 지방의 습지에서도 볼 수 있는데 여기 오제가하라가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이다.

<  오제가하라에 핀 물파초, 출처 www.oze-hiking.com/ >
< 물파초가 한장인 초여름의 오제. 출처 : 일본 환경성 오제국립공원 https://www.env.go.jp/park/oze/ >

 6월 중순에는 신록(新綠)이 올라오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며, 7월이 되면 가장 꽃이 많이 피는 시기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기에 찾는다 하는데, 목도가 워낙 잘 정비되어 있어 불편함은 없겠지만 산장을 제외하면 비 피할 곳 없는 곳이기 때문에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하겠다.

< 오제의 가을 9월 하순. 출처 : https://mountain-guide.jp/ >

 

<  오제의 시기별 기온, 출처 www.oze-hiking.com/ >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尾瀬国立公園은 群馬県Gunma현、福島県Fukushima현、栃木県Tochigi현、 新潟県Niigata현 이렇게 네 개 현에 걸쳐 있다. 대부분은 군마현과 후쿠시마현에 있다고 보면 된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ヶ原Ozegahara, 燧ケ岳 Hiuchigatake, Ozenuma, 御池Miike 등이 주요 지역이며 이번에 尾ヶ原를 다녀온 것이다. 워낙 넓은 국립공원이라 ヶ原와 沼를 거치는 종주도 1박 2일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시 9/12살의 두 아이에게는 무리이고 딸아이들이 산장에서의 숙박을 좋아하지 않아 습지 지역인 ヶ原만 걸었는데도 7시간이 넘는 긴 여정이었다.

 이 국립공원 내는 휴대전화도 불통이 되는 곳이다. 사전에 어떤 코스로 다녀올지 확실한 계획을 세우고 가야만 한다. 아래 Web site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얻어 계획을 세웠다. 특히 하이킹에 걸리는 시간과 코스를 정하기 위해 OZE Hiking Manual 홈페이지는 큰 도움이 되었다.

* 일본 환경성 오제국립공원 https://www.env.go.jp/park/oze/index.html

* OZE Hiking Manual 홈페이지 www.oze-hiking.com

* 瀬戸光協 http://www.oze-navi.com/

 아래 지도에서 회색 지역이 특별보존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는 곳이고 옅은 하늘색은 습지 지역, 짙은 하늘색은 호수이다. 주요 진입 지점은 鳩待峠Hatomachitoge, Oshimizu, 御池Miike, 沼山峠Numayamatoge  크게  곳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우리가 갔던 鳩待峠 쪽에서 올라가 尾ヶ原를 둘러보는 코스이다.

<  오제국립공원 하이킹맵, 경로와 소요 시간이 있다. 시간은 여유있게 적혀 있다. 건강한 어른이라면 20% 정도는 줄일 수 있다. 출처:  https://www.oze-hiking.com/map/img/ozemap.gif >

 처음에는 大水 쪽에서 올라가 沼를 거쳐 ヶ原 쪽으로 향해 습원 초입의 산장에서 숙박을 한 후에 ヶ原를 종주하고 鳩待峠으로 내려오는 1박 2일 대종주를 가고 싶었지만 사실 이 코스는 전체적으로 오르막이라 반대 방향이 맞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어린 딸아이와 함께는 무리인 듯하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로 바꿨다.

 

 이른 아침에 여정을 시작하여야 하기 때문에 숙소는 群馬県利根郡片品村(Gunma현 Tone Katashina}Tokura라는 마을에 잡았다. 이 마을은 오제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주로 묶는 곳이다. 해발 1,000M에 위치하고 있어 시원한 마을이다. 해가 지니 선선하였고 숙소 방에는 에어컨도 없었다. “瀬戸泉 旅館 禧이라는 숙소에 묶었는데 다다미방이고 온천 비슷한 대욕탕이 있는 작은 료칸이었다. 저녁 식사로 가이세키가 나오는데 역시 한국 사람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아 아이들이 잘 먹지 못했다.

<    尾瀬戸倉温泉 旅館 禧楽의 다다미 방 >

 

<  숙소의 저녁 식사 >

 

 숙소의 주인어른이 짧은 영어도 어려워 의사 소통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저녁 식사 중에 뭔가를 물어보는데 결론은 다음 날 아침을 몇 시에 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주위 일본인들이 도와줘 시간을 정할 수 있었다. – 저녁과 아침은 보통 2번의 시간 중에 미리 선택해서 자리에 앉아 먹게 된다. 주인 어른이 직접 준비하여 코스처럼 제공되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가서 먹어야 한다. 마침 그 날이 이 마을의 축제날이었다. 불꽃 놀이를 알리는 안내문을 보고 저녁 식사 후에 축제 장소로 가보니 여러 팀의 공연도 있었다. 특히 일본 특유의 집단 북 공연은 나름 볼만하였다. 주인 어른은 친절하게도 다음 날 교통편도 주선해 주었다. 하이킹 시작점인 鳩待峠休憩所[Hatomachitoge휴게소]까지는 일반차로 갈 수는 있지만 주차할 수 없어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주인 어른이 택시(실제로는 미니밴)를 예약해 주어 아침에 보기로 했다. 일본인들은 대개 숙소에서 다음 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 오제에 올라가지만 우리는 직접 준비했다.

< 불꽃놀이를 알리는 안내문, 일본어로 花火라 하는 걸 알게됐다. >

 

<  축제에서 본 단체 북 공연 >

 

 아침에 모든 짐을 싸 숙소는 체크아웃하고 짐은 차에 넣어 둔 다음, 전 날 예약한 택시를 타고 鳩待峠休憩所로 향한다. 20분이면 도착한다. 산행이 끝나고 오후에 만날 시간을 정했다. 아래 1,591M 표지판 옆이 尾瀬山の鼻ビジタセンタ[Ozeyamanohana Visitor Center] 향하는 입구이다.

< 하토마치고개의 입구 옆 안내판 >

 鳩待峠(하토마치고개)에서 尾瀬山の鼻ビジターセンター로 향하는 길은 숲길이며 약간의 내리막이다. 숲은 ブナ林이다. 너도밤나무 ブナ. 일본 어디서나 ブナ숲이 있으면 항상 자랑을 하고 보호하는 것을 보면 일본인들이 ブナ를 매우 좋아하는 듯하다. 지도를 보면 가는데 1시간, 돌아오는데 1시간 20분으로 되어 있다. 즉 내리막이라는 얘기이다. 1,591M에서 출발하여 약 1,410M의 오제가하라 입구까지 완만한 내리막을 나무 사이 그늘길로 기분 좋게 걸어갔다. 목도와 돌길이 섞여 있다. 왼쪽으로 보이는 높은 산이 오제국립공원의 대표 산 중 하나인 [Shibutsu산]이다. 가는 도중에 오제국립공원의 명물 봇카(ぼっか[])를 만났다. 산장 등에서 필요한 물자를 지게에 지고 운반하는 봇카는 예전에는 많은 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이 오제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한다. EBS에서 소개하는 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 총 6명의 봇카가 일하고 있었으며 그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부부가 함께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  걷기의 시작. 그늘길을 상쾌하게 걸어간다. >
<  봇카,  짐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

 

 약 50분을 걸어 尾瀬山の鼻ビジターセンター에 도착했다. 잘 걷는 어른이라면 40분에도 가능할 것이다. 비지터센터에서 곰 박제와 사진도 찍고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 주위에는 텐트 치고 야영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至仏山荘[Shibutsu산장], 尾瀬 山の鼻小屋[Oze Yamanohana 소옥], 民宿舎 尾瀬ロッジ[국민숙사 오제랏지] 등의 시설이 있다.

<  비지터센터에서 출발하여 오제가하라로 들어간다. >

 여기서부터가 尾ヶ原 오제습원이다. 계속 목도를 걸어가게 된다. 일본의 모든 습지는 목도 위를 걷게 되는데 탐방객이 걷기 편하게 하는 목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습지 보호가 목적이다. 인간이 한 번 밟은 습지는 복원되는데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燧ケ岳 Hiuchigatake이다. 끝도 없을 것 같은 목도를 걷다 보면 머리가 맑아진다. 번잡한 도시의 때가 벗겨지는 느낌이 든다. 어린 두 딸도 잘 걷는다. 작은 아이도 초등학교 들어간 이후로는 서너 시간의 걷기는 거뜬하다. 한 여름이지만 기온이 낮아 상쾌하다. 가끔 스치는 선들바람은 매우 반갑다. 습지에는 나무가 적어 그늘이 적다. 좋은 날씨에 강렬한 햇살이 매우 따갑기 때문에 모자와 선글라스는 필수이다. 그냥 똑같은 목도를 계속 걷는 것 같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풍경은 계속 변한다. 목도 주위에는 풀만 있는 듯 하지만 물도 흐르고 중간중간 작은 물웅덩이도 만나며 다양한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걷기 시작하고 40분 남짓 걸었을까? 牛首分岐 Ushikubi에서 잠시 휴식을 가졌다. 이름 그대로 두 갈래길로 나뉘는 분기점이다. 이 곳에 나무 벤치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간식과 함께 휴식을 갖는다.

< 尾瀬ヶ原 Ozegahara >
< 尾瀬ヶ原 Ozegahara >
< 尾瀬ヶ原 Ozegahara >
< 오제가하라를 걷고 있는 우리 가족 >

 

< 牛首分岐 Ushikubi 목도 위의 안내판. 하토마치고개에서 5.5KM, 비지터센터에서 2.2KM를 왔고, 1차 목적지인 용궁까지 2.2KM가 남았다. >  

 다시 목도를 걷는다. 여전히 앞에는 히우치가타케(燧ケ岳)가 보이고 작은 연못과 개울이 반겨준다. 습지의 물은 매우 맑다. 간간히 작고 앙증맞은 연꽃이 물 위에 떠있다. 아직까지 아이들은 씩씩하게 잘 걷고 있다.

<  아주 작은 연꽃 >

 30여분을 걷고 나니 용궁십자로(竜宮十字路) 갈림길이 나오고 조금 앞에 龍宮小屋Ryugu-goya가 있다. 여기서 준비해 온 즉석밥 등으로 점심을 한다. 긴 보행 끝의 점심이라 아이들도 맛있게 먹는다. 이 산장에서 점심을 사 먹을 수도 있지만 일본 음식은 생각보다 입에 맞지 않아 늘 도시락을 준비하는 편이다.

<  龍宮小屋Ryugu-goya >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올 때와 달리 ヨッピ吊橋 [Yoppi 다리] 쪽으로 경로를 바꿔가는 계획이다. 그런데 출발하고 보니 느낌이 이상하다. 다시 지도를 확인해보니 오제가하라의 끝부분인 見晴Midagaharashi 쪽으로 가고 있었다. 용궁십자로 쪽으로 다시 돌아가 요피다리 쪽으로 간다. 가다 보니 목도를 다시 놓는 작업을 하고 있었고 작업자들이 자그만 텐트에서 휴식하고 있었다. 목도에 쓰이는 큰 목재들은 아마도 헬기로 실어 오지 않았을까 싶다. 이 길 오른쪽은 습지 중간에 생긴 작은 숲이 있어 나무들이 조금 있다. 요피다리는 작은 개울을 건너는 다리이다. 그리 특별할 것은 없다. 정원이 10명이라고 적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시간은 12시 정오를 넘어 햇살이 매우 뜨겁다. 아이들은 조금씩 지쳐가는 듯하다. 그늘이 없으니 땡볕에 걷는 게 힘들어 둘째가 조금씩 보챈다. 달래 보고 잠시 업고 간다. 업어준 인증샷을 찍겠다고 하니 고개를 돌린다. 큰 불평 없이 힘든 여정을 같이 하고 있는 아이들이 고맙다.  

<  ヨッピ吊橋, 공사 중이라 새 목재가 놓여 있다. >
<  둘째를 업고 >
< 7월이 꽃이 가장 많은 시기이지만 8월 초에도 꽃을 볼 수 있다. >

牛首分岐 Ushikubi로 돌아와 잠시 휴식, 이제 왔던 길로 돌아가면 비지터센터이다.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달래며 돌아가는 길은 아쉬움도 남는다. 비지터센터 옆 荘[Shibutsu산장]에서 휴식과 간식이다. 5시간이 넘는 걷기에 허기와 갈증이 난다. 그런데 생맥주를 판다. 유리잔에 담아주는 시원한 500cc 생맥주는 며칠 전 센조지키카르에서의 캔맥주와는 또 다른 최상의 맛이다.

<  至仏山荘[Shibutsu산장]에서의 생맥주. 그 시원함을 잊을 수 없다. >

 

 鳩待峠(하토마치고개)로 돌아간다. 올 때 내리막이었으니 이제 오르막이다. 경사가 심하지 않지만 지친 아이들은 힘든 모양이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일본인들과 간단한 대화도 나눠본다. 1시간 넘게 걸려 출발지인 하토마치고개로 돌아왔다. 7시간이 넘는 여정을 온 가족이 함께 했다. 아이들은 힘들어했지만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지금도 가끔 아이들과 그때를 이야기하며 기분 좋은 기억을 되살려 본다. 지인들에게 초등학생 아이 둘과 함께 7시간 넘게 걸었다고 하면 다들 놀랜다. 이 오제 여행 이후로는 서너 시간의 걷기 일정은 우리 아이들에게는 보통이 되었다.

 우리가 거친 코스는 OZE Hiking Manual 홈페이지 www.oze-hiking.com에서 추천한 오제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코스였다. 아래 지도 상의 붉은색 길을 그대로 따랐다고 보면 된다. 코스 안내에서 제시한 시간은 6시간 25분인데 여기에 휴식과 식사 시간을 더해야 한다.빠른 걸음의 어른들이라면 5시간에 식사 시간을 더하는 정도면 가능하리라고 본다.

<  약 7시간 동안 다녀온 코스, 출처 www.oze-hiking.com/ >
<  약 7시간 동안 다녀온 코스와 안내된 시간과 거리, 출처 www.oze-hiking.com/ >

 택시 기사 아저씨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면 되지만, 같이 휴식을 취하며 안면을 튼 일본인 아주머니에게 명함을 건네주며 전화 부탁을 해본다.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은 항상 좋은 법이다. 덕분에 쉽게 기사 아저씨와 만나 어제 묵었던 숙소로 돌아왔다. 차에 짐 정리를 한 후에 그날 밤 묶을 숙소로 향한다. 깊은 산 속인 오제에서와는 다른 분위기를 위해 멋진 저녁을 제공하는 펜션 형태의 숙소를 잡았다. 같은 片品村(Katashina)에 있지만 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丸沼高原Marunumakogen 펜션 마을에 있다. “ペンション プモリ”[Pension Pumori], Pumori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옆의 고봉 이름이라 한다. 주인장이 전문 산악인으로 가족과 함께 등산 상담도 하며 이 펜션을 운영하고 있었다. 펜션 안에는 여러 등산 장비와 히말라야 사진들이 장식되어 있어 주인장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펜션이지만 조그만 욕탕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가 피로를 풀 수 있었다. 예정된 시간에 식당으로 가니 아래와 같은 메뉴로 저녁이 서빙되었고 우리 가족 외에 일본인 한 가족도 있었다. 펜션 푸모리 웹사이트는 https://pension-pumori.com/

< 펜션 푸모리의 저녁식사 메뉴. 주인장이 손으로 적어 정감이 간다. Main Dish는 화이트와인 바질 소스를 얹은 돼지고기 스테이크 >
<  즐거운 저녁 식사  >

 

 이번 여정에서는 오제국립공원의 일부인 오제가하라만을 둘러본 것이다. 다음 기회에는 오제가하라 끝부분에서 숙박하고, 다음날 Ozenuma 옆의 大江濕原[Ooe습원]를 둘러본 뒤, Oshimizu 쪽으로 내려오는 1박 2일 종주를 꼭 해봐야겠다. 둘째 날 7시간 정도 걸리겠지만 이 경로가 내리막이기 때문에 역방향보다는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장에서의 숙박이 기대된다. 이 곳의 산장들은 매우 쾌적해 보인다. 깨끗한 개인 침구에 비록 비누는 사용 못하더라도 따뜻한 물로 목욕도 할 수 있고 화장실도 수세식이다. 휴대전화도 불통이 되는 오지. 높은 산에 둘러싸인 분지 형태의 1,400M 고도의 고산습지에서 저녁노을을 보고 밤을 맞이해 마음이 맞는 사람과 술 한 잔 같이 한다면 인간의 세상인가 신선의 세상인가. 인공 조명이 없는 어둠 속에서 무수히 많은 하늘의 별이 쏟아져 내릴 것이며, 오염되지 않은 자연은 다양한 소리도 낼 것이다. 이른 아침에 안개에 둘러싸인 습지를 산책하다 보면 몇십 년 묵은 고민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  오제국립공원 1박2일 종주 코스 및 고도변화. 출처 :  https://mountain-guide.jp/  >

 

** 빙하가 선물한 하늘 밑 한 폭의 수채화 千敷カ[Senjōjiki Cirque] - 센조지키 카르

 언젠가 나가노 여행 준비하며 본 한 장의 사진(아래 우리가 찍은 사진과 같은 풍경)에 매혹되어 가보고 싶었던 千畳敷カール[Senjōjiki Cirque]2018년 여름 나고야 여행에서 가보게 되었다. 해발 2,600M 이상에 펼쳐진 병풍 같은 풍경 그리고 그 위 2,956M의 중앙알프스 최고봉 木駒ヶ岳KisoKomagaTake.

 당시 9살/12살 이었던 두 딸아이와 함께 하기 다소 힘들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언제나 씩씩한 우리 가족은 도전해 보기로 했다.

< 2018 년 7월 30일의 千畳敷カール : 맑고 푸른 하늘과 암벽의 조화가 아름답다. >

 千敷カ, 이름이 생소하고 어렵다. 敷는 여러 곳에서 지명으로 쓰이고 있는데 올해 찾은 和歌山Wakayama의 바위가 유명한 바닷가 이름도 千敷이었다. 일천 천, 거듭 첩, 펼 부. 글자 뜻대로 보면 천 조 개의 다다미가 펼쳐진 듯 넓은 곳이란 뜻이다. 위 사진의 아래 쪽에는 연못이 있고 40분 정도에 둘러볼 수 있는 넓은 평탄한 지역이 있다. 아래 맵과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ル라고 하는 이름이 매우 생소하다. 독일어 Kar에서 변형된 말이다. 빙하의 침식으로 인해 생긴 U자형의 분지를 말한다. 이 분지를 둘러싼 바위 봉우리들도 빙하 침식의 흔적이다.

아래 site에서 여러 정보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      中央アルプス駒ヶ岳ロプウェイ[중앙알프스코마가타케로프웨이] www.chuo-alps.com

-      駒ヶ根観光協会[코마가타케관광협회] www.kankou-komagane.com

<  千畳敷カール  산책로 지도,  출처 : www.chuo-alps.com >
<  宝剣山荘Hōken sansō  쪽으로 올라가 乗越浄土 에서 내려다 본 모습 ,  ホテル千畳敷[Senjojiki Hotel]이 보인다. >

 

 우리나라 사람이 해발 2,900M 이상 오를 기회는 많지 않다. 한라산 1,947M, 백두산 2,750M이다. - 참고로 일본 최고봉 후지산富士山은 3,776M이다. 하지만 일본 높은 산의 대부분은 일본 알프스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전문적 등산이 아닌 어린 두 아이와 함께 2,900M를 오를 계획을 한다는 게 언뜻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이 곳은 2,600M까지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발 2,612M에 위치한 千(ホテル千와 같은 건물에 있다)까지 ロプウェイropeway(한국의 케이블카에 해당)로 올라 간다. 홈페이지 www.chuo-alps.com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 역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역이라 자랑하고 있다.

< 千畳敷カール 가는 방법, 출처 : www.chuo-alps.com >  
<  千畳敷カール 가는 방법, 출처 :  http://www.kankou-komagane.com/  >

 우선 차로 菅の台バスセンタ[Suganodai BC Bus Stop]까지 가서 주차하고, しらび平[Shirabidaira Station]까지 가는 버스표를 산다. 외국인 여권이 있으면 할인해 준다. 이 버스는 800M의 고도를 올라 가는 30분 거리이며 창밖 풍경도 괜찮다. しらび平駅에 내리면 바로 ropeway를 탄다. 이 역 주변에도 볼만한 거리가 있지만 하루 코스에 넣기는 무리이다.  しらび平駅에서 駅까지는 표고차가 950M나 되며 경사길이도 2.3KM가 넘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730초 만에 올라간다. 직접 타보면 다른 케이블카와 달리 빠른 속도(초속 7M)를 체감할 수 있다. 발 아래 다양한 산과 계곡의 모습을 보다 보면 순식간에 도착한다.

<  しらび平駅 에서 ropeway를 타기 전에 위쪽을 본 모습  >
< Ropeway 에서 바라본 모습  >
< Ropeway에서 바라본 아래 쪽 계곡 모습  >
< 千畳敷駅의 온도 습도를 알려 주는 계기판 >

 千駅에 내려 밖으로 나가면 시원한 공기가 맞아 준다. 아래쪽은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운 여름이지만 여기는 18도에 습도는 59% 가장 상쾌한 날씨이다. 앞 쪽에는 전에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모습, 빙하의 침식으로 인해 빚어진 멋진 암벽과 푸르름의 조화. 그 모습을 드디어 두 눈으로 보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바위산이 많지만, 일반적인 바위산과는 다른 신비로운 모습이다. 한참을 지켜보고 난 후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경치를 즐겼다.

<  千畳敷カール의 등산로 초입, 위 쪽 봉우리 가운데 골 쪽으로 올라간다. 마지막에는 경사가 매우 급하다. >

 우선 2,956M 駒ヶ岳KomagaTake까지 오르는 등산을 시작했다. 처음 언덕은 약 250M 고도를 올라가는 길은 상당이 가파르며 돌계단 비슷한 길의 연속이다. 날씨가 좋아 가벼운 옷차림의 관광객이 많다. 어린 아이와 함께 온 부모의 모습도 가끔 보인다. 한 육중한 몸매의 서양인은 매우 힘들어하고 있었다. 이 언덕을 八丁坂이라 하고, 이 언덕을 다 올라 능선이 나오면 그 곳을 土라 하며 약 2,860M 지점이다. 여기까지 왔으면 가장 어려운 코스를 마친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약간 무리일 수도 있는 급경사 언덕이다. 고도가 높아서 인지 작은 아이는 머리가 약간 아프다고 한다. 土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바위 봉우리가 宝剣[Mount Hōken, 2,931M]이며 앞 쪽으로 몇 개의 건물이 보인다. 宝剣[Hōken sansō] 간단한 식사도 판매하는 산장이다. 캔맥주도 팔고 있었으며 유료 화장실도 있다. 근처에서 준비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한다. 고된 산행 뒤라 아이들은 밥이 맛이다. 주위의 다른 일본인들도 삼각김밥이나 주먹밥으로 점심을 하고 있다. 점심 후에 산장에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일본의 소프트아이스크림(일본말로 ソフトクリーム라 한다.)은 원래 맛있기도 하지만 해발 2,900M 지점에서 먹는 맛은 매우 훌륭하다.

여기서부터 中岳Nakadake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여기를 지나 다음 봉우리가 애초 목표했던 최고봉 駒ヶ岳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많이 지쳤고 더 이상 힘든 코스를 같이 가기에는 무리이다. 中岳까지는 왕복 30분이면 가능하고 시야가 탁 트여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산장 주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아내와 나만 中岳까지 다녀오기로 하였다. 비록 中岳이 최고봉은 아니었지만, 가장 높이 올라온 높이이다. 2,925M 사실 일반인이 올라오기는 쉽지 않은 높이이다.

<  宝剣岳Hokendake를 배경으로, 바위의 뾰족함이 예사롭지 않다.  >
<  다른 각도에서 본  宝剣岳 ,  함부로 오르려 하면 안되는 고급 등산 코스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japanesealps.net/ >
<  中岳Nakadake 정상에서. 2,925M 표기와 함께 인증 샷 >
<  中岳에서 산장 쪽을 바라 본 모습, 황량한 모습의 능선이다. 바람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날씨가 나쁘면 조심해야 한다.>
<  中岳에서 최고봉  駒ヶ岳을 바라 본 모습, 다시 아래로 내려 가면 산장과 텐트 구역이 있고 정상으로 올라 간다. 가는데 40분은 잡아야 하는 쉽지만은 않은 코스이다.>
<  정상의 모습과 신사, 출처 : www.yamagirl.net/guide/721/>

 올라왔던 길을 다시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千畳敷カール를 돌며 다시 한번 위쪽 절경을 감상한다. 이 코스에는 조그만 ヶ池 연못이 있다. 짧은 산행이었지만, 상당히 고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고산식물에 대한 감흥이 적다. 역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이 역 건물에는 호텔이 있고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다. 이 호텔에 머물며 하룻밤 묶는다면 칠흑 같은 어둠 속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쉽다.

< 둘째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
<  아래 산책 코스에서 위를 올려다 본 모습 >
<  剣ヶ池 연못과 뒤 고봉들을 배경으로 >

 

 오랜 시간의 산행 뒤엔 시원한 맥주가 최고인 법, 카페에 가보니 생맥주는 없고 캔맥주만 있다. 일반 마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래 기린맥주였다. 해발 2,612M에서 엄청난 경치를 배경으로 수 시간의 산행 후에 마시는 맥주의 맛이란 그곳, 그 시점이 아니면 재현 불가능한 맛이다.

<  千畳敷カール 호텔에서 파는 그랜드기린JPL 캔맥주 >
<  맥주 잔에 선명히 새겨진 2,612M, 아직도 가끔 이 잔에 맥주를 마시며 그 때를 생각해 본다.>

 

 원래 이 곳은 729일에 오기로 계획이 잡혀 있었다. 날씨가 나쁘면 Ropeway 타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날씨가 좋기 만을 바랐으나 태풍 소식이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한국에서 728일 토요일에 출발하려던 비행편이 취소되어 어쩔 수 없이 여러 숙박편을 급히 조정한 후 29일에 나고야에 도착했다. 이 곳은 30일에 오는 것으로 조정되었다. 만약 비행편이 조정되지 않았다면 이처럼 좋은 날씨에 이 곳을 올 수 없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전화위복, 새옹지마였다.

 사실 이 곳은 매우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아래 기사는 다녀오고 나서 찾게 되었지만, 아래 20137월 30일 자 한겨레 기사를 보면 한국인 등산객이 근처에서 조난당한 적이 있는 곳이다. 이렇게 높은 곳은 날씨가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일찍 올라가 오후 세 시 전에는 역으로 무조건 내려오는 일정을 잡아야 한다. 사람이 많아 붐빌 때는 내려가는 Ropeway의 대기 시간을 길어질 때가 있다고 하니 일정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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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알프스 조난 한국인 3명 사망

등록 :2013-07-30 08:06수정 :2013-07-30 10:29

일본 혼슈 산악지역인 ‘중앙 알프스’에서 조난된 한국인 단체 등산객 5명 중 박문수(78)씨 등 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 3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니가타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현재 박씨는 신원이 확인됐고, 나머지 사망자 1명은 시신 100m 옆에서 발견된 배낭에서 이모(72)씨의 여권이 나와 이씨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1명은 신원을 확인중이다.

박씨는 이날 오전 5시께 호켄타케(2931m)산 남쪽 해발 2850m 지점에서, 이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오전 6시께 히노키오다케산과 호켄타케산 사이 해발 2800m 지점 등산로에서 각각 발견됐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약 500m였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나가노현 고마가네시 경찰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들 2명이 “심폐 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다른 일행 18명과 함께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일본을 찾은 두 사람은 28일 나가노현 고마가네시의 이케야마에서 등반을 시작, 산장에서 1박한 후 29일 아침 몇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호켄타케(2931m)로 향하던 중 연락이 두절됐다. 이들 외에도 2명이 현재까지 연락 두절 상태이며, 경찰이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조난당할 당시 호켄타케 정상 부근에는 비바람이 강했고 기온은 10℃ 정도였다고 동행한 등산자들은 전했다. 더욱이 일본인 등반 가이드를 동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70대의 고령자들이 일행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등반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께 등산에 나선 20명은 남성 14명에 여성 6명으로, 부산 지역의 한 여행사를 통해 단체여행에 나섰다. 연령대는 48~78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뉴스팀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97651.html#csidx40a1191180f4ee5962e3e59e7d07f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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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위 고봉들을 등산하는 지도. 고급 코스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출처 :  http://www.kankou-komagane.com/  >

 

 “일본에 왠 알프스?” 재팬알프스로 여행 간다고 하면 흔히 듣는 반응이다. 크게 北アルプス, 中央アルプス, 南アルプス 세 부분으로 나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北アルプス 최고의 명소가 立山黒部アルペンルート[Tateyama Kurobe Alpine Route]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근대에 서양인이 지어준 이름이라 한다. 자세한 것은 검색해 알아보면 된다. 이 지역에 국립공원도 있고, 절경도 많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 등산은 어렵고 가벼운 트래킹 정도로 하고 있다. 일본은 산이 많고 등산의 역사가 깊어 등산가들에게는 최고가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는 유명한 산들은 사람이 너무 붐벼 등산이 제한되기도 하지만, 일본은 그럴 일은 별로 없을 듯하다. 앞으로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진짜 등산이나 본격적인 트래킹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냥 한 번 알아보는 일본의 ロープウェイROPEWAY

 - 일본의 산을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의 케이블카에 해당하는 ロープウェイ를 많이 볼 수 있다. 대부분 매우 오래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것들이 없다면 갈 수 없는 곳들이 상당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논쟁이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좋은 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본다. 참고로 일본에서 ケブルカ라고 불리는 것은 레일 위로 다니는 열차를 케이블로 당겨 운행하는 차를 말하며 立山黒部アルペンルート에 가면 볼 수 있다.

** 최고의 산책 코스, 八幡平山頂[Hachimantai Mount Top] 하치만타이 정상

< 하치만타이 정상 주위의 모습, 2006년 촬영 >

 산책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훌륭한 활동이지만, 휴가철인 한 여름에는 무더위 때문에 고역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해발 1,500M 이상 올라가면 무더위는 사라지고 색다른 풍경과 시원한 바람이 산책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기도 한다. 최고의 산책 코스란 어떤 것일까? 앞서 말한대로 우선 기온이 적당하여야 하는데 이는 계절이 해결해 주기도 한다. 적당한 거리이면서 산책 거리와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여러 갈래길이 있으면 좋다. 걷기 편하도록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야 땅만 보고 걷는 일이 없다.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지 않아 걷는 내내 편한 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단조롭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 모기나 등에 같은 벌레가 귀찮게 한다면 어린 아이들은 괴로움을 느낄 수도 있으니 이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으면 좋고, 만일에 대비하여 대피소 같은 시설이 있으면 안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귀를 즐겁게 해주는 아름다운 소리가 더해진다면 최고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 남한에도 1,500M가 넘는 산이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10 곳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높이까지 등산으로 올라가야 하고 높은 고도에 평탄한 산책 코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남한에서는 한 여름 시원한 산책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일본은 높은 산이 많고, 습지가 잘 발달되어 있는 곳이 많아 한여름 좋은 산책코스가 많다. 내가 꼽은 최고는 八幡平山頂이다. 2006년 처음 가보고 그 매력에 반하여 2015, 2017년에 이어 올해 네번째 산책을 즐겼다.

 八幡平Hachimantai 자체가 산의 이름이다. 아래 쪽에 온천으로 유명한 岩手県[Iwate Ken] 八幡平市가 있다. 八幡는 일본 신도의 이름이다. 그래서 많은 곳의 지명으로 쓰이고 있다. 이름에 平자가 들어가는 것이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이 곳을 둘러보고 나면 平자가 맞다는 걸 알게 된다. 岩手県과 秋田県에 걸쳐 있으며 十和田八幡平立公園[ Towada-Hachimantai National Park] 속해 있다. 정상은 1,613M이지만 코스 출발점인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Hachimantai Mount Top Resthouse] 1,541M까지 차로 올라가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표고차가 72M 불과한 것을 있다. 참고할 만한 정보는 아래 site에서 찾아볼 있다.

* 일본 환경성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 http://www.env.go.jp/park/towada/index.html      : 十和田지역(十和田湖[Lake Towada], 瀬渓[Oirase Gorge]가 있는 곳)과 하나의 국립공원으로 묶여 있지만 둘은 많이 떨어져 있다.

  * 八幡平市 관광협회 홈페이지 https://www.hachimantai.or.jp/area/area01.html

 우선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로 가야 한다. 岩手県 쪽에서 올라가는 갈래길은 八幡平アスピテライ[Hachimantai Aspite line], 樹海ライン이라고 이름이 붙어 있다. 겨울에는 당연히 통행이 금지되고, 4월 중순이 되어야 길이 열린다. 이 때 양쪽 설벽이 남아 있어 雪の回廊라 이름 붙이고 홍보하는데, 立山部アルペンルト의 설벽만큼 웅장하진 않은 듯하다. 秋田県 쪽에서 올라 가는 길도 같은 23 도로이다. 이번에는 秋田県 쪽에서 올라갔기 때문에 八幡平ビジタセンタ[Hachimantai Visitor Center] 들렸다. Visitor Center 960M 고도임에도 더위가 남아 있다. 앞에는 大沼라는 연못이 있는데 그리 특별하진 않다. 그리고 곰이 나올 있으니 너무 안쪽으로 들어가지는 말자. 곳에서 정상까지의 드라이브는 멋지다. 고도가 올라가며 바람은 시원해지고 주위 풍경은 계속 바뀌게 된다.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 주차장에 들어가며 500엔의 요금을 내면 안내문을 준다. 八幡平山頂에서 꽃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인데 일본어로만 되어 있다. 휴게소에서는 간단한 식사도 있고, 여러 안내 등을 살펴보고 산책을 시작할 준비를 있다. 물론 자체로 전망대 역할도 한다. 이번에 갔을 때는 완전 구름 속이었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 아이와 함께 산책을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사실 포기하고 내려가다가 谷地湿原을 둘러보고 다시 올라왔다. 구름은 걷히지 않았지만 산책을 시작했고 휴게소에서의 바람은 산정 산책 코스에서는 사라져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  雪の回廊,  이미지 출처 :  八幡平市 관광협회 홈페이지  >
< 八幡平ビジターセンター[Hachimantai Visitor Center] 2017년 촬영 >
<  八幡平ビジタ ー センタ ー   앞의   大沼 ,  2017 년 촬영  >
< Hachimantai Visitor Center – 식물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있는 큰 아이 >  
<  산책로 지도, 대피소 역할을 하는 陵雲 荘  앞에 있는 안내판을 찍었다 >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에서 차도를 건너면 산책로 입구이다. 돌로 포장된 약간의 오르막길을 오른다. 때는 그냥 평범한 등산로 입구라 생각된다. 조금 올라가면 왼쪽으로 갈래길이 나온다. 아래 지점이다. 우리는 보통 왼쪽으로 鏡沼Kagami-Numa, メガネ沼Megane-Numa 연못을 둘러본다. 짧은 코스를 원한다면 그냥 똑바로 올라가 정상을 거치지 않고 八幡沼Hachiman-Numa 향해도 되지만 왼쪽 길을 통해 정상으로 향하길 추천한다. 길은 그냥 산길처럼 보인다. 하지만 화산 활동의 흔적인 구덩이와 연못 등을 있고 7 중순까지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을 있다. 여기는 나무가 많아 그늘을 준다. 높은 거센 바람 때문에 키는 작지만 강인함을 느낄 있다. 짧은 산행으로 정상에 도착하게 되는데 중간에 등산로로 가는 갈림길이 있어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의 모습은 여느 산과는 다르다. 1,613M 정상 표지목이 없다면 정상이라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바로 전망대로 올라가 보자. 3M 정도의 그리 높지 않은 전망대이지만 올라가면 정상임을 실감할 있다. 예전 전망대가 노후되어 2012 해체되고 2014 하반기에 새로 지은 전망대이다. 아이가 함께 점프 스냅샷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휴식을 보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  鏡沼, 거울 연못이라는 이름은 일본에 매우 많다. 2017년 촬영 >
<  정상 표시목, 1,613M라고 적혀 있다. 바로 옆에 전망대가 있다. >
<  산정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주위 모습, 2017년 촬영 >

 정상에서 5 정도 가면 오른쪽에 ガマ沼Gama-Numa 보이고 넓은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올라 ガマ沼와 八幡沼Hachiman-Numa 내려 보자. 날이 맑고 화창하다면 불어 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멋진 광경에 가슴이 시원해지고, 날이 흐리다면 구름 속의 신비한 모습에 선계에 있는듯 기분이 든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八幡沼, 왼쪽에 陵雲 荘 이 보인다. 2015년 촬영 >
<  전망대에서 바라본 八幡沼, 2017년 촬영 >

 전망대에서 내리막길로 陵雲Ryounso를 향해 내려간다. 때가 여름이면 양쪽에 고산화가 피어 있을 것이다. 특히 호수 쪽 경사면에도 꽃들이 모여 피어 있다. 이 꽃들의 이름은 주차장에서 받은 확인할 수 있긴 하다. 언젠가는 꽃 해설가가 일본인 단체 관광객에게 설명을 해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陵雲는 대피소 역할을 하는 작은 집이다. 높은 지대이니 만큼 날씨가 변화 무쌍하고 언제라도 비가 올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부터 八幡沼 옆으로 따라 가는 길은 전형적인 고산 습지의 모습이다. 목도를 따라 가다 보면 좌우에 작은 웅덩이가 있고, 안에는 물풀이 자라고 있다. 쪽의 나무들과 함께 최고의 경치를 만들어 낸다.

<  습지, 2006년 촬영 >
< 습지, 2019년 촬영 >
<  습지, 2017년 촬영 >
<  호숫가에서 파노라마로 찍은 八幡沼, 2017년 촬영 >

 내가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고산 습지(濕地)이다. 일본에서는 습원(湿)이라 한다. 한국에는 고산 습지가 드물며 접근성이 좋지 않아 접하기 쉽지 않지만 일본에는 쉽게 갈 수 있는 고산 습지가 많다. 높은 산이 많고 강수량이 풍부한 특성 때문인 듯하다. 1,000M 이상에 있는 고산 습지들은 한 여름에 예쁜 꽃들, 고산목, 호수와 함께 최고의 경치를 선사한다. 아래는 八幡平山頂 주위에서 찍은 야생화들이다

 八幡沼의 끝부분에 오면 갈래길이 나온다. 앞으로 계속 가면 源太森Gentamori 향하게 되고, 오른쪽은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源太森은 가봤다. 조금 높은 봉우리 정도로 보면 되고 八幡沼를 다른 각도에서 있다.

<  源太森에서 바라본 八幡沼, 2015년 촬영 >

 源太森에서 계속 나아가면 谷地湿[Kuroyachi습원] 더 나아가 茶臼岳[Mt. Chausudake]까지 갈 수 있는 코스가 있다. 이 두 곳은 차로 23번 국도로 내려 가다가 들러 볼 수도 있다. 2019년에 谷地湿原에 가 보았다. 괜찮은 짧은 산책 코스이니 시간이 여유 있다면 들러 보는 것도 좋겠다.

 분기점에서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길도 비슷하지만 숲이 우거진다. 곳에서는 귀를 열어보자. 호수가 멀어지며 나무가 우거진 둔덕이 나오는데 다양한 소리가 반겨준다.

<  八幡沼, 2006년 촬영 >
<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가   보인다 , 2006 년 촬영 >

 아래로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로 보며 걷다 보면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이 크다. 다음에 또 와봐야 하겠다 하는 생각에 벌써 네 번 왔지만, 다시 또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1911월은 한일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정치에는 관심이 없지만 일본인의 정치 의식이 나아져 정권교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번에 왔을 때 날씨가 매우 좋지 않아 구름이 조금 걷히길 기다리며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일본인 노인들이 단체로 와 같이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그 중 한 할머니가 영어를 매우 잘하셨는데 처음 와보는 귀한 기회인데 날씨가 좋지 않아 매우 아쉽다고 했다. 생전에 다시 올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우리 가족은 네 번째로 와서 괜찮다고 하자 매우 놀라셨다. 일본에서 영어를 잘 하는 할머니를 만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인데 짧지만 의미 있는 대화를 가졌다. 옆의 할머니는 오이에 소금을 뿌려가며 간식을 드시고 있었다. 그 때 나도 오이를 먹고 있었는데 소금을 뿌려 먹는 걸 희한하게 쳐다보자 나에게 소금을 건네 주었다. 맛은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일본인의 생활 양식을 하나 더 배웠다. 사실 우리 가족이 일본의 자연 여행을 다니면 젊은 일본인은 매우 드물고 주로 노인들을 만나게 된다. 도심이 아닌 시골의 자연을 돌아다니기 때문이지만 고성장기를 지낸 노년층과 저성장기 청장년층의 다른 삶이 느껴지는 듯 하다. 우리 한국도 비슷한 사회 문제가 생기고 있지만.

 八幡平山頂 근처에는 매우 유명한 藤七Toshichionsen이 있다. 藤七泉彩雲 [Toshichi Onsen SAIUNSO, homepage http://www.toshichi.com/]1,400M 높이에 위치하여 한 여름에도 상쾌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처음 갔었던 2006년에 들렀었는데 저녁 시간이라 실내 노천탕(내탕에 붙어 있는 노천탕)만 이용했었다. 이 온천은 야외 노천탕이 유명한 곳이니 기회를 만들어 가봐야겠다. 야외 노천탕은 원천을 그대로 이용한다 하고 남탕, 여탕을 따로 두지 않는 혼욕 공간이다. 일본에는 이런 야외 노천탕의 경우 사정에 따라 혼욕을 하는 곳들이 간혹 있는데 이상한 광경은 없다. 여자들은 모두 대형 타올로 몸을 가린다.   

<  藤七温泉 ,  이미지 출처: http://www.toshichi.com >

 

<  藤七温泉 ,  이미지 출처: http://www.toshichi.com >

 

 일본 本主Honshu의 맨 위쪽인 東北Tohoku는 시골 느낌이 강하고 훌륭한 자연 경관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찾는 한국인들이 많아졌지만, 일본 여행지로 추천할 만한 곳이 많은 보석같은 곳이다.

 

 

大台ヶ原Odaigahara

 6월 연휴 和歌山Wakayama 가족 여행을 준비하면서 산책이나 가벼운 트레킹 할 만한 곳을 찾던 중, 大台ヶ原Odaigahara가 눈에 들어왔다. 우선 이름이 맘에 든다 - () 탁자 모양의() 언덕(). 奈良県Nara-ken에 위치하고 있어 Wakayama에서 가 볼만한 거리이다. 1,600M 높이라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멋진 풍경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吉野熊野立公園[Yoshino Kumano National Park] 안에 있고, 일본 백대 명산에 뽑힌 적이 있는 산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이미지 검색에서는 주로 大蛇嵓Daijagura의 모습이 나오지만 다양한 모습을 가진 곳이었다. 이 곳에 대한 정보는 아래 Web Site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일본 환경성 YoshinoKumano국립공원 http://kinki.env.go.jp/nature/odaigahara/odai_top.htm 

  上北山村 공식 홈페이지 http://vill.kamikitayama.nara.jp/

 Odaigahara는 크게 東大台와 西大台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東大台를 둘러본다. 西大台는 사전 신청을 통해 허가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東大台는 大台ヶ原ビジタセンタ[Odaigahara Visitor Center]에서 출발하여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코스가 보통이며 4시간 정도의 산행을 계획했다.

<  이미지 출처 :  일본 환경성 YoshinoKumano국립공원 웹페이지  >

 Odaigahara Visitor Center1,570M 고도에 있고, 꽤 넓은 주차장이 있어 자동차로 접근하기 좋다. 이 곳에는 숙소 시설도 있어 멋진 일출을 볼 수도 있다. 국도 169번에서 大台ヶ原ドライブウェイ[Odaigahara Driveway]를 통해 올라오는데, 이 길은 2차로가 확보되지 않은 좁은 산길이다. 19km나 되기 때문에 조심해서 올라가야 하고 성수기에 차량이 많으면 복잡할 듯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大和上市에서 버스를 이용해 오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11월 하순에서 4월 하순은 이 길 자체가 폐쇄된다.

 201966 Wakayama 시내 숙소에서 출발하여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 점심을 준비하고 Odaigahara 주차장에 도착했다. 출발하기 앞서 大台ヶ原ビジタセンタ를 둘러본다. 일본의 국립공원이나 기관에서 관리하는 자연 유산에 가면 Visitor Center나 자연Center 등을 볼 수 있다. 무척 부러운 시설이다. 공원의 자연을 자세히 안내하는 것은 물론 간단한 체험도 해 볼 수 있다. 가령 동식물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거나, 화산 폭발 같을 것을 시뮬레이션 해 본다거나, 망원경으로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초등학생인 우리 두 아이들이 여러 시설에서 간단한 체험을 해보며 자연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었다.

< Odaigahara Visitor Center - 나무와 새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망원경을 준비해 놓았다 >
< Odaigahara Visitor Center –  공원의 나뭇잎을 연필로 본을 떠볼 수 있다 >

 “大台ヶ原駐車場 - 日出ヶ岳 - 正木ヶ原 - 尾鷲辻 - 牛石ヶ原 - 大蛇嵓 - シオカラ谷 - 大台ヶ原駐車場의 중급자 東大台 순환 코스를 약 4시간 계획으로 출발한다. Visitor Center 왼쪽의 입구를 들어서면 평범한 모습의 산길이다. 유월 초의 약간은 뜨거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상쾌하다. 벌레 소리가 유난히 크다. 우거진 숲 속 그늘진 흙 길은 시작하는 마음을 가볍게 한다. 조금 지나면 조릿대가 나타나면서 돌계단 길이다.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www.visitnara.jp >

 계단길을 오르면 전당대가 하나 나온다. 여기서 왼쪽으로 더 오르면 Odaigahara의 최고봉 日出ヶ岳Hidegatake (1,695M)이다. 봉우리 정상에도 전망대가 있다. 우리는 굳이 정상에 오르지 않고 순환로인 오른쪽으로 향한다.

<  최고봉 Hidegatake의 전망대, 이미지 출처 : www.visitnara.jp >

 正木峠Masakitoge로 올라 正木ヶ原Masakigahara을 향해 가는 길이다. 올라가는 길은 나무 계단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고, シロヤシオのトンネル[Shiroyashio터널]이라고 불리기도 하나 보다. 키가 크지 않은 꽃나무(시로야시오라는 봄에 하얀 꽃이 피는 나무)가 터널처럼 나무 계단 양쪽으로 있다. 正木峠에 가까워 지면 나무가 점점 없어지고 양쪽으로 조릿대 밭이다. 고목들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한다. 목도와 나무 계단이 잘 마련되어 있고 경사도 급하지 않아 훌륭한 산행을 즐기면서 조금 올라가면 Masakitoge이다. 올라온 길을 돌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正木峠에서 日出ヶ岳을 바라본 모습, 日出ヶ岳 정상의 전망대가 보인다. >

 正木峠Masakitoge에는 나무 데크와 벤치가 준비되어 있어 휴식하기 좋다. 나무 그늘이 없어 유월 초의 햇살은 따갑지만 시원한 바람에 가슴이 상쾌하다. 여기서부터는 내리막이고 正木ヶ原Masakigahara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멀쩡한 나무는 거의 없고 조릿대와 듬성듬성 고목 뿐이다. 정말 멋진 풍경이 잘 갖춰진 나무 계단과 함께 어우러진다. 이 나무들은 가문비나무라고 한다. 다녀오고 나니 Odaigahara 최고의 절경은 正木ヶ原가 아닌가 싶다.

<  파노라마로 찍은 正木ヶ原 >
<  正木峠에서 내려가는 나무 계단이 있는 正木ヶ原 >

 자료에 의하면 이 모습이 나타난 것은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다. 1959년에 큰 태풍에 숲이 파괴되어 이끼류가 쇠퇴하고 조릿대가 번성하게 되면서라고 한다. 조릿대를 좋아하는 사슴이 늘어 숲의 파괴가 가속화되자 사슴이 어린 나무와 나무 껍질을 먹는 것을 막기 위한 철조망을 볼 수 있다. 본래 모습에서 파괴되어 더 멋진 풍경이 되었다는 것이 자연의 위대함이라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자연이라는 글자 그대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게 그대로 둬야만 자연을 지켜주는 것일까?

<  사슴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철조망을 볼 수 있다 >

 正木ヶ原을 지나면 거의 평지와 같은 길을 지나게 되는데 神武天皇像[Emperor Jimmu Statue]이 나타나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본인들에게는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겠지만. 牛石ヶ原Ushiishigahara을 지나면서 조릿대 밭은 계속되지만 나무는 점점 울창해져 숲의 모습을 갖춰 간다. 牛石ヶ原을 지나 조금 더 가면 大蛇嵓Daijagura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大蛇嵓Daijagura, 큰 뱀 바위라는 이름인데, 내 생각에는 능선에서 바깥쪽으로 큰 뱀이 머리를 내민 모습에서 유래한 듯하다. 순환길에서 Daijagura를 향해 조금은 험한 길을 가다 보면 바위 무더기들이 나오고 마지막에 깊은 계곡을 향해 쑥 머리를 내민 Daijagura가 있다. 양 쪽에도 깊은 계곡이고 특히 앞쪽은 밑을 보기 어려운 깊은 계곡이다. 앞에 펼쳐진 깊은 산세는 매우 수려하여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검색에서 본 가을철 사진처럼 단풍이 든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황홀한 풍경이 펼쳐질 듯 하다-특히 가을 풍경이 멋지다고 소개되고 있다. 미끄러지면 낭떠러지이기 때문에 쇠사슬로 울타리가 쳐져 있다. 사실 좁고 평탄하지 않은 바위 위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오금이 저릴 수도 있다. 여기서 본 산세와 산행을 마친 후 新宮市Shingu를 향해 가는 주변의 산세가 매우 깊다. 예전 四國Shikoku에서 본 V자형 계곡의 깊은 산세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직접 봐야만 그 위엄을 느낄 수 있지만 이미지 검색으로 다양한 모습을 먼저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  大蛇嵓Daijagura : 앉아 절경을 즐기는 아내  >

 이제 東大台의 반 이상을 돌았다. シオカラ谷[Shiokara valley]를 지나 출발지 주차장으로 가면 된다. 계곡까지 내려가는 길은 제법 가파른 내리막에 돌길이라 조심해야 한다. 중간에 シャクナゲ[石南花]군락이 있다. 5월 중순에서 6월 상순이 꽃을 보는 시기로 되어 있는데, 66일인 그 날에 이미 땅에 떨어진 꽃봉오리들만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올 봄의 이상 고온때문에 꽃이 일찍 진 것이 아닌가 싶다. シオカラ吊橋[Shiokara적교]를 지나면 가파른 오르막이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게 산이니까. 제법 힘든 오르막을 지나 주차장에 가까워지면 다시 조릿대 밭이 나타나고 숙박 시설인 大台山の家가 보인다. 그러고 나면 주차장이고 순환코스 산행을 마쳤다.

<  シャクナゲ[석남화] ,  이미지 출처 :  일본 환경성 YoshinoKumano국립공원 웹페이지  >
<  シオカラ吊橋 >

 아래 코스맵에서 B코스로 이번에 한 바퀴 돌았다. Shiokara계곡을 내려갔다 올라오는 부분이 좀 힘들기 때문에 大蛇嵓에서 계곡 쪽으로 가지 않고, 중간의 中道를 이용하거나 다시 正木ヶ原으로 되돌아 오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  코스 지도 ,  이미지 출처 :  上北山村 공식 홈페이지  >

 아래 고도 변화 그래프를 보면 계곡을 내려 갔다 올라오는 부분이 제법 가파르고 길이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  계획한 코스의 고도 변화,  이미지 출처 :  上北山村 공식 홈페이지  >

 이번 大台ヶ原는 예상 밖으로 매우 훌륭한 곳이었다. 멋지고도 다양한 경치, 어렵지 않고 적당한 시간에 마칠 수 있는 코스, 뛰어난 접근성까지. 특히 正木ヶ原은 흔히 접하기 어려운 절경을 보여 준다. 이번엔 날씨가 좋았지만,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그 자태를 뽐낼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을에 다시 한 번 와보고 싶다. 가을에는 훨씬 많은 사람이 붐빌 것이다. 그런데 가을에는 어딜 가도 좋아서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 탈이다.

 

 知床Shiretoko 지명은 Hokkaido 원주민 아누이족이 부른던 지명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땅의 끝이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지도를 보거나 가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知床半島에 知床立公園이 있고, 이 반도의 끝에 知床岬이 있는데 이 곳은 육지로 갈 수 없다.

 Shiretoko까지 가기가 쉽지 않다. 2005년에는 Sapporo에서 야간 열차를 타고 網走[Abashiri Station]까지 온 다음, 렌터카를 이용하여 Shiretoko로 향했다. 그 다음 여행에서는 新千空港[New Chitose Airport]에서 직접 차를 이용하여 이 곳까지 왔다. 한 번에 오긴 쉽지 않고, 중간에 일정과 숙박이 있었다. 행정구역으로 斜里町[Shari Chou]로 보면 된다. 열차로 오면 知床斜里[Shiretokoshari Station]까지 올 수 있다. 여기서 334번 도로를 타고 ウトロUtoro를 지나 知床自然センタ[Shiretoko National Park Nature Center]까지 간다. 해변 도로를 따라 Shiretoko로 향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숙소는 北見Kitami(동계올림픽 일본 컬링 국가대표팀의 후지사와때문에 유명해진 도시)에 잡았을 땐 멀어서 좀 힘들었고 斜里町, ウトロ에 잡았을 땐 편했다. ウトロ는 Shiretoko 가기 전 마지막 동네이며 온천 마을이다. 이 곳에 있는 7-Eleven 斜里ウトロ店 매번 이용했던 기억이 난다.

 Shiretoko에서 꼭 봐야하는 곳을 적어 보자면, 知床五湖[Shiretoko Five Lakes], フレペのFurepeNoTaki, 床峠展望台[Shiretoko Observatory], オシンコシンのOshinkoshinNoTaki, 岩尾別[Iwaobetsu Hot Spring], 羅臼湖[Rausu Lake], 熊の湯[Kumanoyu Onsen], カムイワッカ湯の[Kamuiwakka Hot Falls]을 꼽고 싶다. 모두 그 수고가 아깝지 않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羅臼町Rausu-Chou으로 넘어가 87번 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보고 싶고 ウトロ에서 Boat Tour를 이용하여 フレペの와 カムイワッカの을 바다 쪽에서 바라보고 싶다

< 이미지 출처 : Shiretoko Shari-cho Tourist Association>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일본, 일본인들도 꼭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곳. 전 세계인들이 찾는 곳이지만 이 큰 섬을 제대로 알긴 쉽지 않다. 北海道Hokkaido 2005, 2013, 2014, 2017년 네 번을 다녀왔고, 모두 합쳐 26일을 머물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札幌Sapporo을 중심으로 小樽Otaru, 登別Noboribetsu, 富良野Furano/美瑛Biei 지역(道央Douou 지역)을 주로 둘러본다. 그러나 北海道의 정수는 道東Doutou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知床Shiretoko는 북해도 섬 동북쪽 맨 끝이라 찾아 가기 힘들지만, 네 번 모두 기어코 갈 정도로 훌륭하다.

 北海道Hokkaido는 매우 큰 섬이다. 면적이 남한의 약 80% 수준이다. 모양은 대체로 마름모 모양이긴 하지만, 꼬리나 뿔처럼 길게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 섬 전체를 한 번에 둘러보긴 쉽지 않다. 섬 중앙에는 매우 높은 산이 있고, 전체적으로 산이 험해 고속도로가 사방으로 뚫린 것도 아니다. 그래도 고속도로가 계속 길어지고 있어, 札幌Sapporo에서 도동으로 가기가 과거에 비해 좀 나아진 편이다.

 렌터카를 타고 道東 지역을 다니면 그 자체로 훌륭한 드라이브이기도 하다. 다니다 보면 모터사이클을 타고 홋카이도 섬 전체를 유람하는 라이더 들을 만날 수 있다. 숙소도 미리 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일정으로 다니는 듯 보이는데, 언젠가 나도 한 번은 홀로 자유롭게 北海道를 떠돌아다녀 보고싶기도 하다.

 얼마전 북해도의 도가 한자로 왜 島가 아니고 道인지 궁금해진 적이 있다. 北海島라고 하면 안된다고 한다. 北海道는 과거 일본 행정구역명이 지역명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한다. 현재 일본의 행정구역은 도도부현(都道府県 (東京都, 1, 北海道 1, 大阪府와 京都府 2, 43)이니 홋카이도만 유일한 道로서 과거의 행정구역을 따르고 있다. 일본의 다른 지역과 다르게 道가 있고 그 밑에 市가 있어 한국의 행정구역과 비슷하기도 하다. 섬의 이름으로도 北海道이어야 한다고 한다. 북해라는 섬이 아닌 北海道라고 하는 섬이다.

 흔히들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는 곳, 우리를 36년 동안 식민 통치했던 나라. 그래서 조심스럽기도 하고, 선입관을 갖게 되기도 한다. 왜 일본 여행을 자주 하느냐고 사람들이 물어 보면 그 이유를 스스로에게 물어 보기도 했다. 굳이 거창한 이유를 대지 말고 이 블로그를 통해 지난 여행들을 정리해 가다 보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지난 2005년 여름 휴가로 北海道Hokkaido를 여행한 이후 매해 일본을 찾지만, 자연을 찾아 다니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일본 여행과는 많이 다른 듯하다. 일본 여행에 대해 이야기할 때, 도시 여행을 즐기는 사람과는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다. 멋진 자연을 찾아 다니다 보니, 오지에 가까운 시골도 많이 다녔고, 일본의 국립공원도 많이 찾아 다녔다.

 2019 6월까지 총 16번, 106일 간의 일본 여행을 기억과 남아 있는 기록을 통해 그리고 앞으로의 여행도 여기에서 정리해 보자.

 

< 東北Tohoku  八幡平山頂[Hachimantai Mount Top]의 목도를 걷고 있는 모습,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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