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작은 고산화들이 넓게 피어 있고, 주위에는 잔설이 남아있으며 멀지 않은 곳에서는 활화산이 맹렬한 기세로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 부담 없는 산책길. 20도를 밑도는 선선한 날씨에 더위를 잊고 아이들은 눈 뭉치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경험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北海道_Hokkaido 여행을 한다 하면 대개는 札幌_Sapporo을 중심으로 小樽_Otaru, 登別_Noboribetsu, 富良野_Furano, 美瑛_Biei 지역을 주로 둘러본다. 대부분 이 여행에서도 다른 일본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홋카이도만의 매력의 반해 돌아오곤 한다. 누군가 나에게 홋카이도 여행에서 좋은 곳을 추천하라 하면 道東_Doutou 지역을 하고 싶지만, 일정 상 무리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최고의 국립공원이 있으니 大雪山国立公園 [Daisetsuzan National Park]이다. 삿포로에서는 3시간, 旭川_Asahikawa에서는 1시간, 많이 찾는 비에이에서는 4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에 케이블카 역이 있다. 아래 지도에서 보면 왼쪽의 아사히카와(한 때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했었던 홋카이도 제 2의 도시)나 비에이(후라노와 더불어 홋카이도의 꽃 농원 등의 관광 코스)에서 大雪山旭岳ロープウェイ[다이세츠잔 아사이다케 로프웨이]가 꽤 가까운 걸 볼 수 있다.
지난번 지인의 홋카이도 여행에 이 곳을 추천하여 매우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6월 여행이었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완전 눈밭이었고, 아래 동네에서는 물파초를 만나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한다. – 물파초는 이 블로그 글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데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은 아니다.
마름모꼴 모양의 홋카이도 가운데 높은 봉우리들이 모여 있고 이를 통칭하여 大雪山_Diasetsuzan이라 한다. 2,300M를 넘지 않아 本州_Honshu 알프스의 3,000M에 달하는 고산에 비하면 한참 낮지만, 홋카이도의 높은 위도 때문에 그 식생은 비슷하다. 그 중에서 홋카이도 최고봉인 旭岳_Asahidake(2,291M)와 黒岳_Kurodake 정도만 언급한다. 특히 이 두 봉오리를 향하는 Ropeway가 있어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다이세츠잔국립공원은 워낙 방대하여 여러 봉우리와 온천 마을 등이 유명하지만 등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외국 관광객에게는 로프웨이(=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산 중턱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는 앞에 언급한 두 곳 정도와 몇몇 전망 스폿 정도만 알아보면 되겠다.
2013년 7월 말 여름에 도동 지역을 둘러보고 北見_Kitami에서 숙박한 후에 다이세츠잔국립공원 오른쪽인 層雲峡_Sounkyo를 둘러보고 이튿날 大雪山旭岳ロープウェイ를 타고 올라가 姿見_Sugatami 산책코스를 즐겼다.
大雪山旭岳ロープウェイ를 타기 위해서 역을 찾아간다. Map code “796 861 007*30”로 찾아가는 것이 펀하다. 이 역은 해발 약 1,100M이고 이름은 山麓駅이다. 티켓은 왕복 기준 현재 3,200엔이다. 로프웨이 요금은 어디나 만만치 않다. 편도로도 파는데 등산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위쪽에 있는 역인 姿見駅_Sugatamiike는 약 1,600M 높이이며 약 10분 정도에 올라간다. 이 역에서 등산이나 산책코스를 걷게 되는데, 나가기 전에 교육을 해준다. 산책을 하려다 잘못하여 등산코스로 올라가게 되면 조난을 당할 수 있으니, 교육을 듣고 지도를 꼭 챙겨 가도록 하자.
역에서 나와 왼쪽으로 산책을 시작한다. 1,2,3 전망대를전망대를 지나면 두 개의 연못이 나온다. 각각의 이름은 摺鉢池, 鏡池이고 이 둘을 합쳐 夫婦池라 한다고 한다. 주위에는 작은 고산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작은 골들이 파여 있고 눈 녹은 물들이 졸졸졸 흐르는 소리가 경치에 감성을 더해준다. 시선을 조금 더 멀리하면 여러 곳에서 활화산이 수증기를 내뿜고 있다. 곳곳에 하얗게 남아있는 잔설들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산책로 가장 높은 곳에는 姿見の池_Sugataminoike가 있다. 나무 벤치도 마련되어 있어 휴식을 취하며 앞쪽의 고봉과 걸어온 꽃밭을 감상한다. 기온이 낮아 아주 시원하다. 바로 옆에는 돌로 지어진 대피소가 있다. 일본 산 높은 곳에는 이런 대피소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지난 번 자오산 글에서와 같이 급변하는 날씨에는 매우 요긴하며 중요한 시설이다.
역으로 되돌아 가는 길 주위에 눈이 남아 있어 아이들이 눈 뭉치를 만들어 본다. 오래된 눈이라 부드럽진 않지만, 한 여름에 눈 장난을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이 산책로를 한 바퀴 도는 데는 1.7KM로 1시간이면 돌 수 있지만 천천히 1시간 반 정도 걸려 역으로 돌아왔다.
다이세츠잔국립공원의 또 다른 명소인 層雲峡_Sounkyo는 그 전날 돌아보았다. 삿포로 쪽에서는 다소 멀 수 있다. 소운쿄는 공원의 북쪽 부분에 있는 石狩川_Ishikari-gawa [이시카리강] 옆에 있는 길이 24KM의 협곡이다. 주상절리와 폭포들이 감상 포인트이다. 北見_Kitami에서 39번 국도를 타고 먼저 大函_Oboko로 갔다. 위치는 Map code “743 692 523*55”로 찾아 가는 게 좋다. 주차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멋지고 거대한 주상절리가 있다. 당시에 두 한국인 부부가 한 차로 여행하여 한국말로 인사한 기억이 있다. 근처에 小函_Kobako도 있는데 찾아가기 쉽지 않다. 이는 길이 3.4KM의 銀河トンネル(Ginga터널) 때문이다. 이 터널은 1995년에 완공되었다 하는데 그 전에는 사고로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이 터널을 지나면 곧 소운쿄를 감상하는 포인트가 있다. 국도에서 빠져나가야 보이기 때문에 Map code “623 177 892*47”로 찾아가면 휴게소와 넓은 주차장이 있다. 오래되고 낡아 휑한 분위기지만 앞 쪽에 소운쿄가 쭉 펼쳐져 있다. 주차장 옆에 있는 구도로(위 터널이 생기기 전에 통행하던)를 따라가면서 폭포를 찾아보고 협곡을 구경한다. 그 중에서 銀河の滝_Gingano-Taki와 流星の滝_Ryuseino-Taki가 유명한다. 이 길을 따라 좀 더 올라가면 小函_Kobako까지 갈 수 있는데 폐쇄되어 있었다.
이 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소운쿄 온천마을이다. 많은 온천호텔이 있고 비지터센터도 있다. 그리고 黒岳_Kurodake를 오를 수 있는 大雪山層雲峡・黒岳ロープウェイ가 있다. 하지만 이 곳은 찾지 않았었다.
참고할 만한 정보는 아래 site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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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환경성 국립공원 페이지 http://www.env.go.jp/park/daisetsu/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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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雪山旭岳ロープウェイ 홈페이지 http://asahidake.hokkaido.jp/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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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雪山層雲峡・黒岳ロープウェイ 홈페이지 https://www.rinyu.co.jp/kurod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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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운쿄 관광협회 https://sounkyo.net/
北海道_Hokkaido 여행에서 주로 찾는 삿포로 주위도 훌륭하다. 노보리베츠의 활화산과 온천, 오타루에서의 근대 문물의 흔적, 후라노/비에이 지역의 꽃밭과 쭉 펼쳐진 구릉지대의 아름다운 곡선, 삿포로 시내의 명소들과 한 여름밤의 맥주 축제. 하지만 조금만 더 수고를 하면 이런 좋은 곳도 찾아볼 수 있다. 나의 추천으로 여길 다녀온 지인은 부모님과 함께 정말 훌륭한 여행을 했다며 여러 번 감사 인사를 전했을 정도이다. 올해 초에 홋카이도 북쪽 끝에 있는 利尻島_Rishiri섬, 礼文島_Rebun섬 여행을 계획했었다. 수포가 되었지만 다시 여행길이 열리면 다음 일본 여행지는 이 두 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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