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기운이 도는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호수들이 나타난다. 다섯 호수는 비슷하면서도 각기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자주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혹시 곰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마음 한편에 항상 있다. 청아한 종소리가 알리는 인기척이 반갑기도 하다.

 예전에 순수 자연 知床Shiretoko - 시레토코라는 글을 남겼고 여러 명소를 언급했었다. 그 중 한 곳을 꼽는다면, 아니 일본에서 한 곳을 꼽는다면 知床五湖_Shiretokogoko [시레토코5호]이다.

< 가랑비 오는 1湖, 2017년 6월 2일 촬영 >
< 1湖, 2013년 7월 29일 촬영 >
< 오호츠크해, 2013년 7월 29일 촬영 >

 

 知床五湖는 말 그대로 知床_Shiretoko에 있는 다섯 개의 호수이다. 시레토코 반도의 끝에 있어 예전부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숨은 비경이었다. 실제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산책로를 만들기 시작하여 90년대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2006년 처음 찾아갈 때는 가기도 힘들었지만, 주차장과 작은 건물 밖에 없는 어찌 보면 초라한 곳이었다. 

 아래 지도의 왼쪽에 있는 고가목도는 2011년경에 설치되었다. 오호츠크해 쪽의 조릿대 밭 위로 산책을 하며 1湖까지 가는 편도 800M의 길인데, 곰으로부터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지상에서 수 M위로 높게 다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고압전선이 목도 아래에 있어 곰의 접근을 막는다. 턱이 없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쉽게 다닐 수 있다.

< 시레토코5호의 산책로 지도, 이미지 출처: www.goko.go.jp >
< 시레토코5호의 위치, 이미지 출처: www.goko.go.jp >
< 하늘에서 본 5호와 고가목도, 이미지 출처: www.goko.go.jp >

 

 홋카이도를 다녀온 네 번 모두 이 곳을 감상했다. 즐기다 보다는 감상했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이는 곳이다. 아내와 단 둘이 찾은 2006년 여름에는 오호츠크해 쪽의 고가목도가 없던 때라 숲 사이의 산책로로 5-4-3-2-1湖의 순서로 둘러보았다. 2013년 여름에는 두 아이와 함께 새로 만들어진 고가목도를 이용하여 편하게 1湖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2014년 여름에는 안쪽 호수들을 보기 위해 유료 강의를 듣고 다섯 호수를 모두 둘러본 후 다시 목도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를 그리고 20176월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가 역시 고가목도를 이용했다.

 

 가는 방법은 렌터카를 추천한다. 대중교통이 없진 않지만 시간 맞춰 다니기 쉽지 않을 것이다. 知床自然センター[Shiretoko National Park Nature Center]에서 셔틀버스, JR斜里에서의 노선버스 그리고 札幌中央バスターミナル[삿포로중앙버스터미널]에서의 고속버스가 있지만, 기간 한정이고 운행 횟수가 매우 적으니 미리 확실하게 확인해야 한다. 널찍한 유료 주차장에 가면 승용차를 이용한 탐방객과 함께 버스로 온 단체 여행객을 볼 수 있다. 앞 쪽에 두 개의 목조 건물이 보이는데 오른쪽이 知床五湖フィールドハウス[시레토코5호 필드하우스]이다. 안쪽 탐방로를 이용하려면 이 곳에서 유료 교육을 받고 들어가야 한다. 왼쪽 건물은 知床五湖パークサービスセンター[시레토코5호공원서비스센터]로 휴게소로 보면 된다. 이 곳에서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는데 사슴고기 카레를 먹기도 했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고가목도로 1湖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를 이용하자. 별도의 예약 없이 서비스센터 왼쪽의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왕복 40분이니 경치를 즐기고 사진을 찍고 돌아와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이 고가목도의 끝은 1湖 앞인데 제법 넓고 1湖와 뒤쪽의 知床連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어있다. 여기서 다른 호수가 있는 안쪽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지상산책로로 들어가 다른 호수를 보는 코스로 갔다면 이 곳으로 들어올 수 있는 단방향 회전문이 있다.

 고가목도 입구부터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며 느린 걸음으로 간다. 아래쪽 습지에 물파초가 있는지도 살펴보는 게 좋다. 눈 앞에 보이는 바다는 오호츠크해[Sea of Okhotsk, オホツク海]이다. 조릿대 밭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준다.1湖 앞 전망대에서 호수와 뒤쪽의 산들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산 중턱에는 7월 말임에도 아직 녹지 않은 잔설이 희끗하다.

< 고가목도 입구, 2013년 촬영 >
< 목도에서 파노라마 촬영한 오호츠크해, 2013년 >
< 6 월 초의 조릿대 밭, 2017년 촬영 >
< 1湖, 2013년 >

 

 다섯 호수를 모두 감상하려면 지상산책로로 가야 한다. 地上遊(지상유보도)라 이름 붙여진 이 길은 흙길과 목도로 되어 있는데 숲길을 걷다 보면 호수가 하나씩 나온다. 모기가 많으니 긴 바지를 입거나 약을 뿌리고 가는 게 좋다. 곰이 나올 수 있어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2005년 처음에 갔을 때는 별다른 절차 없이 들어갈 수 있었고, 고가목도가 없어 1湖까지 갔다 되돌아오는 코스였었다. 2014년에는 유료 교육을 받고 들어가야만 했는데 다섯 호수를 보고 고가목도로 되돌아오는 코스였다. 이 교육에는 인원 제한이 있지만 못 받을 걱정은 크지 않다. 이 지상산책로는 기간에 따라 운영 방식이 달라진다. 특히 큰곰활동기로 분류되는 봄과 여름의 일부 시기에는 가이드투어만이 허용되는데 예약이 필요하고 그 비용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곳을 찾기 전에 아래 site에서 미리 꼭 확인하고 가야 한다.

https://www.goko.go.jp/ground_pathway.html

 2014년 아이들과 같이 들어갔을 때, 비가 꽤 왔다. 매점에서 비옷을 사 입고 우는 아이를 달래 가며 다섯 호수를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울창한 숲길을 걷고 예쁜 호수들을 보는 이 길은 말 그대로 최고의 산책로이다.

 1湖 쪽으로 나와 고가목도로 돌아올 때는 비가 잦아들었다. 신고 갔었기 때문에 발은 흙 투성이었다.아이들과 함께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목도를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다.

< 강의는 비디오를 시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본어에 영어 자막. 2014년 촬영 >
< 5湖, 비가 와 둘째가 힘들어 하고 있다. 2014년 8월 5일 촬영 >
< 3湖, 2014년 >
< 2湖, 2014년 >
< 안쪽에서 본 1湖, 2005년 7월 18일 촬영 >
< 안쪽에서 본 1湖, 2005년 >
< 안쪽에서 본 비오는 1湖, 2014년 >
< 안쪽에서 본 비 오는 1湖, 2014년 >
< 비오는 목도를 맨발로, 2014년 >

 2017년에는 6월 초에 찾았고 어머니를 모시고 갔다. 7, 8월과는 다른 풍경도 좋았다. 어머니도 색다른 경치와 고가목도의 훌륭한 산책로를 매우 좋아하셨다. 어머니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린 뜻깊은 여행이었다.

< 손녀들과 함께 한 여행을 만족해하셨던 어머니, 2017년 촬영 >

 

참고할 만한 정보는 아래 site에서 찾아볼 있다.

 

 北海道_Hokkaido 여행에서 道東_Doutou 지역을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札幌_Sapporo 주위보다는 이 지역이 홋카이도의 정수이다. 특히 知床_Shiretoko는 꼭 한 번은 찾아가 보길 추천한다. 가서 직접 보고 느끼기 전에는 그 감동을 알 수 없다. 나에게 누군가에게 한 곳의 여행지를 추천하라면 知床 그 중에서도 知床五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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