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東北Tohoku를 여행하며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가벼운 산행 코스를 찾던 중 발견한 秋田駒ヶ岳. 十和田八幡平国立公園에 속해 있으며 秋田Akita와 盛岡Morioka 사이에 있는 큰 호수 田沢湖Tazawako 근처에 있는 높이 1,637M의 활화산이다. 2017년 7월 하순 찾아가 보았다.
망아지 구, 駒가 이름에 들어갔으니 그 모양이 말과 비슷하여 유래한 이름일 것이다. 지난 센조지키카르 글에서 최고봉으로 木曽駒ヶ岳KisoKomagatake를 얘기했지만 일본에 약 20 곳의 駒ヶ岳가 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지역명을 붙여 秋田駒ヶ岳라 부른다. 특히 산행 중에 田沢湖(다자와호)를 전망할 수 있는 훌륭하고 짧아 부담 없는 트레킹 코스이다. 최근인 1970년에도 분화가 있었던 상시 관측 활화산이지만, 증기가 나오거나 하는 화산 활동을 직접 볼 수는 없었다. 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고산식물의 보고라 알려져 있고 특히 자갈밭에서 자라는 고산식물의 여왕 こまくさKomakusa를 볼 수 있어 유명하다 한다.
산행의 시작은 8부 능선, 일본식으로 八合目이다. 駒ケ岳八合目小屋라는 조그만 나무집과 옆에 꽤 넓은 주차장이 있다. 6월 1일부터 산이 열리는데 이 곳까지 직접 차로 오기는 어렵고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アルパこまくさ[Alpa Komakusa]라는 곳에서 노선버스를 620엔 주고 타면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 30분 안 걸려 온다. 이 곳은 약 1,300M 높이이다. 정상까지 표고 차 약 330M를 올라가는 코스이다. 정상은 男女岳Onamedake(1,637m, 女目岳이라고도 한다)이고 주위에 男岳Odake(1,623m), 横岳Yokodake 등의 봉우리가 있다. 코마가타케는 이를 아우르는 산 이름이다. 아래 코스 안내도에서 왼쪽으로 도는 片倉岳展望台(Katakuratake전망대)를 지나는 코스(新道コース)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하여 이를 따랐다. 내려올 때는 다르게 横岳Yokodake와 焼森Yakemori를 거쳐 내려올 수도 있었지만(焼森コース) 아이들과 함께해 같은 코스로 내려왔다.
입구에는 역시 곰(クマ) 주의 표시가 있다. 일본 산악 지역에는 곰이 많다고 한다. 일본에서 야생 곰은 딱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다행히 산행 중에 마주친 것은 아니었고 숙소 주위에 나타난 새끼 곰이었다. 처음 등산로는 키 작은 관목 사이로 가는 길이다. 두 딸 아이는 거리낌 없이 올라간다. 정상 밑 阿弥陀池Amidaike까지 1시간 안쪽이니 큰 불평 없이 올라갈 것이다. 곧 片倉岳展望台(Katakuratake전망대) 표시가 나온다. 片倉岳Katakuratake를 잘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여기서부터는 나무의 키는 더 작아지고 바닥은 거친 화산석이라 천천히 걸어야 한다.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쪽에 거대한 호수 田沢湖Tazawako가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에 핀 노란 고산화와 함께 멋진 그림을 만들고 있다. 햇살은 따갑지만 그리 덥지는 않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햇무리가 생겨 예쁘다.
조금 더 올라가면 목도가 나오기 시작하고 드디어 연못이 보인다. 阿弥陀池Amidaike 불교식 이름이 붙은 걸 보면 무언가 전설이 있을 듯하다. 이 주위의 봉우리 이름도 특이하다. 男岳, 女岳, 그리고 男女岳.
목도는 연못 주위로 빙 둘러 있다. 저 끝에 피난 대피처인 阿弥陀池避難小屋이 있다. 이 오두막 주위의 목도에 걸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오두막 안에는 비상시에 대비한 물품들이 있고 그 옆에는 화장실 건물도 있다. 꽤 많은 사람들이 휴식하고 있고 몇몇은 정상으로 올라간다. 20분이면 올라가겠지만 어린 아이들과 무리하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기로 했다. 봉우리에는 높은 나무는 없고 관목과 풀뿐이다.딸아이와 연못 주위를 돌며 사방을 둘러본다. 연못의 물은 따뜻한 듯하다. 다른 봉우리로 향하는 등산로도 목도로 잘 되어 있다.
이제 돌아간다. 올라올 때와 같은 코스로 내려가기로 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옆쪽으로 샛길이 나 있는데 이는 오래된 코스로 지름길이지만 위험하다고 되어 있다. 연못을 스르륵 지나가는 뱀 한 마리도 마주쳤다. 내려갈 때는 고산화도 다시 보고 멀리 보이는 8합목 주차장도 다시 본다. 한참을 내려오면 민둥산인 곳이 있다. 화산 때문에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곳으로 보인다.
다시 8합목소옥으로 돌아왔다. 등산화를 씻는 곳이 보인다. 그런데 이 곳은 내려와 씻는 곳이 아니라 올라가기 전에 등산화를 씻는 곳이다. 외부의 생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이며 아래와 같이 소옥에 안내가 자세히 붙어있다. 다음부터는 이런 세세한 부분도 챙겨야겠다.
사실 여기 코마가타케는 7월 24일에 올라가려 했다. 버스를 타는 アルパこまくさ[Alpa Komakusa]에서 버스표를 사려하니 버스 운행이 중단되었다고 했다. 큰 비가 왔기 때문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 시설을 둘러본 뒤 다른 곳으로 향했다. アルパこまくさ[Alpa Komakusa, 아루파코마쿠사]는 영어 Alpine, Spa를 합친 말에 Komakusa를 붙인 이름으로 自然ふれあい温泉館 [Shizen Fureai Hot Spring Center]、秋田駒ヶ岳情報センター[Akita Komagatake Information Center]、秋田駒ヶ岳火山防災ステーション [Akita Komagatake Volcanic Disaster-Prevention Center] 이 세 개의 시설이 같이 있다. 이 곳에서 코마가타케 지역의 일반적인 정보 및 화산에 대비하는 활동 등에 대해 볼 수 있었다. 이름에도 들어있는 고산화 こまくさKomakusa의 사진도 볼 수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24일에는 돌아섰지만, 다른 일정을 보내고 25일 저녁에 당시 숙소 직원의 도움을 받아 버스가 다시 운행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26일에 다시 이 곳을 찾았었다. 자연을 찾는 여행은 내 맘대로 할 수만은 없다. 날씨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렌터카를 이용한 자유여행이었기에 유연하게 일정을 조정하며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참고할 만한 정보는 아래 site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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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환경성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 https://www.env.go.jp/park/towada/hachimantai/course/course_006/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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仙北市 홈페이지 https://www.city.semboku.akita.jp/sightseeing/spot/03_komagatake.html
위에서 얘기한 田沢湖Tazawako는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 유명하다. 수심 423M라고 하는데, 예전 2006년에 찾았었고 별 기억이 없다. 예전에 한국 드라마 아이리스의 배경이 되어 유명해졌다는데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와 たつこ像(다츠코상)이라는 금빛 동상을 찾는다.
일본 東北Tohoku는 숨은 보석과 같은 곳이 많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북적임이 덜해 좋다. 앞으로도 새로운 곳을 찾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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