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산책 코스, 八幡平山頂[Hachimantai Mount Top] 하치만타이 정상

< 하치만타이 정상 주위의 모습, 2006년 촬영 >

 산책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훌륭한 활동이지만, 휴가철인 한 여름에는 무더위 때문에 고역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해발 1,500M 이상 올라가면 무더위는 사라지고 색다른 풍경과 시원한 바람이 산책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기도 한다. 최고의 산책 코스란 어떤 것일까? 앞서 말한대로 우선 기온이 적당하여야 하는데 이는 계절이 해결해 주기도 한다. 적당한 거리이면서 산책 거리와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여러 갈래길이 있으면 좋다. 걷기 편하도록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야 땅만 보고 걷는 일이 없다.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지 않아 걷는 내내 편한 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단조롭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 모기나 등에 같은 벌레가 귀찮게 한다면 어린 아이들은 괴로움을 느낄 수도 있으니 이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으면 좋고, 만일에 대비하여 대피소 같은 시설이 있으면 안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귀를 즐겁게 해주는 아름다운 소리가 더해진다면 최고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 남한에도 1,500M가 넘는 산이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10 곳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높이까지 등산으로 올라가야 하고 높은 고도에 평탄한 산책 코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남한에서는 한 여름 시원한 산책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일본은 높은 산이 많고, 습지가 잘 발달되어 있는 곳이 많아 한여름 좋은 산책코스가 많다. 내가 꼽은 최고는 八幡平山頂이다. 2006년 처음 가보고 그 매력에 반하여 2015, 2017년에 이어 올해 네번째 산책을 즐겼다.

 八幡平Hachimantai 자체가 산의 이름이다. 아래 쪽에 온천으로 유명한 岩手県[Iwate Ken] 八幡平市가 있다. 八幡는 일본 신도의 이름이다. 그래서 많은 곳의 지명으로 쓰이고 있다. 이름에 平자가 들어가는 것이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이 곳을 둘러보고 나면 平자가 맞다는 걸 알게 된다. 岩手県과 秋田県에 걸쳐 있으며 十和田八幡平立公園[ Towada-Hachimantai National Park] 속해 있다. 정상은 1,613M이지만 코스 출발점인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Hachimantai Mount Top Resthouse] 1,541M까지 차로 올라가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표고차가 72M 불과한 것을 있다. 참고할 만한 정보는 아래 site에서 찾아볼 있다.

* 일본 환경성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 http://www.env.go.jp/park/towada/index.html      : 十和田지역(十和田湖[Lake Towada], 瀬渓[Oirase Gorge]가 있는 곳)과 하나의 국립공원으로 묶여 있지만 둘은 많이 떨어져 있다.

  * 八幡平市 관광협회 홈페이지 https://www.hachimantai.or.jp/area/area01.html

 우선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로 가야 한다. 岩手県 쪽에서 올라가는 갈래길은 八幡平アスピテライ[Hachimantai Aspite line], 樹海ライン이라고 이름이 붙어 있다. 겨울에는 당연히 통행이 금지되고, 4월 중순이 되어야 길이 열린다. 이 때 양쪽 설벽이 남아 있어 雪の回廊라 이름 붙이고 홍보하는데, 立山部アルペンルト의 설벽만큼 웅장하진 않은 듯하다. 秋田県 쪽에서 올라 가는 길도 같은 23 도로이다. 이번에는 秋田県 쪽에서 올라갔기 때문에 八幡平ビジタセンタ[Hachimantai Visitor Center] 들렸다. Visitor Center 960M 고도임에도 더위가 남아 있다. 앞에는 大沼라는 연못이 있는데 그리 특별하진 않다. 그리고 곰이 나올 있으니 너무 안쪽으로 들어가지는 말자. 곳에서 정상까지의 드라이브는 멋지다. 고도가 올라가며 바람은 시원해지고 주위 풍경은 계속 바뀌게 된다.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 주차장에 들어가며 500엔의 요금을 내면 안내문을 준다. 八幡平山頂에서 꽃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인데 일본어로만 되어 있다. 휴게소에서는 간단한 식사도 있고, 여러 안내 등을 살펴보고 산책을 시작할 준비를 있다. 물론 자체로 전망대 역할도 한다. 이번에 갔을 때는 완전 구름 속이었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 아이와 함께 산책을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사실 포기하고 내려가다가 谷地湿原을 둘러보고 다시 올라왔다. 구름은 걷히지 않았지만 산책을 시작했고 휴게소에서의 바람은 산정 산책 코스에서는 사라져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  雪の回廊,  이미지 출처 :  八幡平市 관광협회 홈페이지  >
< 八幡平ビジターセンター[Hachimantai Visitor Center] 2017년 촬영 >
<  八幡平ビジタ ー センタ ー   앞의   大沼 ,  2017 년 촬영  >
< Hachimantai Visitor Center – 식물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있는 큰 아이 >  
<  산책로 지도, 대피소 역할을 하는 陵雲 荘  앞에 있는 안내판을 찍었다 >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에서 차도를 건너면 산책로 입구이다. 돌로 포장된 약간의 오르막길을 오른다. 때는 그냥 평범한 등산로 입구라 생각된다. 조금 올라가면 왼쪽으로 갈래길이 나온다. 아래 지점이다. 우리는 보통 왼쪽으로 鏡沼Kagami-Numa, メガネ沼Megane-Numa 연못을 둘러본다. 짧은 코스를 원한다면 그냥 똑바로 올라가 정상을 거치지 않고 八幡沼Hachiman-Numa 향해도 되지만 왼쪽 길을 통해 정상으로 향하길 추천한다. 길은 그냥 산길처럼 보인다. 하지만 화산 활동의 흔적인 구덩이와 연못 등을 있고 7 중순까지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을 있다. 여기는 나무가 많아 그늘을 준다. 높은 거센 바람 때문에 키는 작지만 강인함을 느낄 있다. 짧은 산행으로 정상에 도착하게 되는데 중간에 등산로로 가는 갈림길이 있어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의 모습은 여느 산과는 다르다. 1,613M 정상 표지목이 없다면 정상이라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바로 전망대로 올라가 보자. 3M 정도의 그리 높지 않은 전망대이지만 올라가면 정상임을 실감할 있다. 예전 전망대가 노후되어 2012 해체되고 2014 하반기에 새로 지은 전망대이다. 아이가 함께 점프 스냅샷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휴식을 보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  鏡沼, 거울 연못이라는 이름은 일본에 매우 많다. 2017년 촬영 >
<  정상 표시목, 1,613M라고 적혀 있다. 바로 옆에 전망대가 있다. >
<  산정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주위 모습, 2017년 촬영 >

 정상에서 5 정도 가면 오른쪽에 ガマ沼Gama-Numa 보이고 넓은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올라 ガマ沼와 八幡沼Hachiman-Numa 내려 보자. 날이 맑고 화창하다면 불어 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멋진 광경에 가슴이 시원해지고, 날이 흐리다면 구름 속의 신비한 모습에 선계에 있는듯 기분이 든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八幡沼, 왼쪽에 陵雲 荘 이 보인다. 2015년 촬영 >
<  전망대에서 바라본 八幡沼, 2017년 촬영 >

 전망대에서 내리막길로 陵雲Ryounso를 향해 내려간다. 때가 여름이면 양쪽에 고산화가 피어 있을 것이다. 특히 호수 쪽 경사면에도 꽃들이 모여 피어 있다. 이 꽃들의 이름은 주차장에서 받은 확인할 수 있긴 하다. 언젠가는 꽃 해설가가 일본인 단체 관광객에게 설명을 해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陵雲는 대피소 역할을 하는 작은 집이다. 높은 지대이니 만큼 날씨가 변화 무쌍하고 언제라도 비가 올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부터 八幡沼 옆으로 따라 가는 길은 전형적인 고산 습지의 모습이다. 목도를 따라 가다 보면 좌우에 작은 웅덩이가 있고, 안에는 물풀이 자라고 있다. 쪽의 나무들과 함께 최고의 경치를 만들어 낸다.

<  습지, 2006년 촬영 >
< 습지, 2019년 촬영 >
<  습지, 2017년 촬영 >
<  호숫가에서 파노라마로 찍은 八幡沼, 2017년 촬영 >

 내가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고산 습지(濕地)이다. 일본에서는 습원(湿)이라 한다. 한국에는 고산 습지가 드물며 접근성이 좋지 않아 접하기 쉽지 않지만 일본에는 쉽게 갈 수 있는 고산 습지가 많다. 높은 산이 많고 강수량이 풍부한 특성 때문인 듯하다. 1,000M 이상에 있는 고산 습지들은 한 여름에 예쁜 꽃들, 고산목, 호수와 함께 최고의 경치를 선사한다. 아래는 八幡平山頂 주위에서 찍은 야생화들이다

 八幡沼의 끝부분에 오면 갈래길이 나온다. 앞으로 계속 가면 源太森Gentamori 향하게 되고, 오른쪽은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源太森은 가봤다. 조금 높은 봉우리 정도로 보면 되고 八幡沼를 다른 각도에서 있다.

<  源太森에서 바라본 八幡沼, 2015년 촬영 >

 源太森에서 계속 나아가면 谷地湿[Kuroyachi습원] 더 나아가 茶臼岳[Mt. Chausudake]까지 갈 수 있는 코스가 있다. 이 두 곳은 차로 23번 국도로 내려 가다가 들러 볼 수도 있다. 2019년에 谷地湿原에 가 보았다. 괜찮은 짧은 산책 코스이니 시간이 여유 있다면 들러 보는 것도 좋겠다.

 분기점에서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길도 비슷하지만 숲이 우거진다. 곳에서는 귀를 열어보자. 호수가 멀어지며 나무가 우거진 둔덕이 나오는데 다양한 소리가 반겨준다.

<  八幡沼, 2006년 촬영 >
<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가   보인다 , 2006 년 촬영 >

 아래로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로 보며 걷다 보면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이 크다. 다음에 또 와봐야 하겠다 하는 생각에 벌써 네 번 왔지만, 다시 또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1911월은 한일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정치에는 관심이 없지만 일본인의 정치 의식이 나아져 정권교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번에 왔을 때 날씨가 매우 좋지 않아 구름이 조금 걷히길 기다리며 八幡平山頂レストハウス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일본인 노인들이 단체로 와 같이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그 중 한 할머니가 영어를 매우 잘하셨는데 처음 와보는 귀한 기회인데 날씨가 좋지 않아 매우 아쉽다고 했다. 생전에 다시 올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우리 가족은 네 번째로 와서 괜찮다고 하자 매우 놀라셨다. 일본에서 영어를 잘 하는 할머니를 만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인데 짧지만 의미 있는 대화를 가졌다. 옆의 할머니는 오이에 소금을 뿌려가며 간식을 드시고 있었다. 그 때 나도 오이를 먹고 있었는데 소금을 뿌려 먹는 걸 희한하게 쳐다보자 나에게 소금을 건네 주었다. 맛은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일본인의 생활 양식을 하나 더 배웠다. 사실 우리 가족이 일본의 자연 여행을 다니면 젊은 일본인은 매우 드물고 주로 노인들을 만나게 된다. 도심이 아닌 시골의 자연을 돌아다니기 때문이지만 고성장기를 지낸 노년층과 저성장기 청장년층의 다른 삶이 느껴지는 듯 하다. 우리 한국도 비슷한 사회 문제가 생기고 있지만.

 八幡平山頂 근처에는 매우 유명한 藤七Toshichionsen이 있다. 藤七泉彩雲 [Toshichi Onsen SAIUNSO, homepage http://www.toshichi.com/]1,400M 높이에 위치하여 한 여름에도 상쾌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처음 갔었던 2006년에 들렀었는데 저녁 시간이라 실내 노천탕(내탕에 붙어 있는 노천탕)만 이용했었다. 이 온천은 야외 노천탕이 유명한 곳이니 기회를 만들어 가봐야겠다. 야외 노천탕은 원천을 그대로 이용한다 하고 남탕, 여탕을 따로 두지 않는 혼욕 공간이다. 일본에는 이런 야외 노천탕의 경우 사정에 따라 혼욕을 하는 곳들이 간혹 있는데 이상한 광경은 없다. 여자들은 모두 대형 타올로 몸을 가린다.   

<  藤七温泉 ,  이미지 출처: http://www.toshichi.com >

 

<  藤七温泉 ,  이미지 출처: http://www.toshichi.com >

 

 일본 本主Honshu의 맨 위쪽인 東北Tohoku는 시골 느낌이 강하고 훌륭한 자연 경관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찾는 한국인들이 많아졌지만, 일본 여행지로 추천할 만한 곳이 많은 보석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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